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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미터 하늘감옥에서 대선후보에 외칩니다"



사회 일반

    "40미터 하늘감옥에서 대선후보에 외칩니다"

    - 촛불에도 노동자 절박한 삶 외면
    - 대선주자, 노동자 목소리도 귀담아…
    - 적폐는 1000만 하청 비정규직 문제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혜진(노동자·민중 생존권 쟁취를 위한 공동투쟁위원회 공동대표), 전영수(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 조직부장)

     

    노동절입니다. 노동자라면 이게 법정 공휴일은 아닙니다만 법정 휴일이기 때문에 마땅히 쉬어야 합니다. 하지만 휴식은 커녕 지금도 고공에 올라가서 농성 중인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서울 광화문 광장의 광고탑 위에서 또 울산의 고가도로 교각 아래에서 고공농성이 한창 진행 중이라는데요. 도대체 이분들 이번 사연을 안고 그곳에 올라가 계신 건지 두 현장을 잠깐이나마 동시에 연결을 해 보려고 합니다. 먼저 서울 광화문 광고탑 위에서 단식농성 중인 분이세요. 노동자 민중 생존권 쟁취를 위한 투쟁사업장 공동투쟁위원회 김혜진 공동대표입니다. 김혜진 씨 나와 계십니까?

    ◆ 김혜진> 네, 반갑습니다.



    ◇ 김현정> 잠깐만요. 울산 염포산 터널 입구 교각 위에서 농성 중인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 전영수 조직부장 나와계시죠?

    ◆ 전영수>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두 분도 잠깐 인사 좀 나누시겠어요?

    ◆ 김혜진> 고생 많으시죠? 함께 힘냈으면 좋겠습니다.

    ◆ 전영수> 저희도 매일매일 걱정이 됩니다. 여섯 분들 건강도 다 괜찮으셔야 될 텐데 힘냅시다.

    ◆ 김혜진>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두 분이 원래도 아는 사이세요?

    ◆ 김혜진> 잘은 모르지만 저희가 여기 오기 전에 시내투쟁 몇 번 진행했었거든요. 울산에도 들렀었고 그래서 안면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광화문에 계신 김혜진 대표님. 오늘로 며칠째 단식 중이신 거예요?

    해직·비정규직 노동자 6명이 4월 14일 세종로 세광빌딩 옥상 광고탑에 올라가 '비정규직 철폐' 등이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 (사진=황영찬 수습기자)

     

    ◆ 김혜진> 저희가 14일에 올라왔으니까 오늘로 18일째 되고 있네요.

    ◇ 김현정> 18일째?

    ◆ 김혜진> 네.

    ◇ 김현정> 그 광고탑이라는 게 우리가 광화문 지나다니며 보는 그 큰 전광판 한 높이 40m 거기 계시는 거예요?

    ◆ 김혜진>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그 광고판 위에 공간이라는 게 그렇게 크지 않을 텐데 거기 어떻게 계세요?

    ◆ 김혜진> 여기가 광고탑을 지지하기 위해서 철골구조물들로 대어져 있거든요. 거기에 보수공사들을 하기 위해서 작업대가 설치돼 있어요. 저희는 거기에 있죠.

    ◇ 김현정> 거기 텐트라도 치고 계시는 겁니까?

    ◆ 김혜진> 거기가 폭이 한 75㎝ 정도밖에 되지 않아서 텐트를 칠 만한 공간은 못되고요. 비 오면 비닐로 겨우 막고 침낭으로 버티면서 쪼그려 뜨려서 생활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거기 지금 여섯 분이 계시다면서요?

    (사진=자료사진)

     

    ◆ 김혜진> 네.

    ◇ 김현정> 그렇군요. 울산에 계시는 전영수 부장님.

    ◆ 전영수> 네.

    ◇ 김현정> 거기는 지금 며칠째세요?

    ◆ 전영수> 저희가 4월 12일부터 시작했으니까 오늘로 21일째 되는 날입니다.

    ◇ 김현정> 21일째?

    ◆ 전영수> 네네.

    ◇ 김현정> 거기도 무슨 고가도로의 교각이라면 그게 계속 옆에 차가 지나다니는 상황일 거고. 바람도 셀 거고 상황이 좋지 않잖아요?

    ◆ 전영수> 바람이 너무 강하게 불어서 좀 수시로 그런 건 있지만 그래도 소음도 심하고 그렇지만 침낭이라도 하나 저희가 펼 수 있어서 그거로 잘 버티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정도 고통은 저희 하청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고통과 서러움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거기는 지금 몇 분이나 계시는 거예요, 울산은.

    ◆ 전영수> 울산은 지금 저랑 저희 뒤에 이성호 대의원이랑 두 분이 있습니다.

    ◇ 김현정> 두 분이 교각 위에서. 광화문은 아예 단식 중이라고 하셨고 울산에서는 식사 어떻게 하십니까?

    ◆ 전영수> 저희는 지금 교각 밑에서 저희 하루 두 번 중공업 노조조합원들이 밑에서 밧줄로 음식 올려주는 도시락과 휴대폰 배터리 충전해 주셔서 그걸로 버티고 있습니다.

    ◇ 김현정> 도시락을 바구니에 담아서 줄로 올려주면 그걸로 연명하면서. 김혜진 대표님.

    ◆ 김혜진> 네.

    ◇ 김현정> 단식 중이신 거잖아요.

    ◆ 김혜진> 네네.

    ◇ 김현정> 그런데 이게 18일째 아무것도 못 먹을 수 없고 소금이나 물 같은 건 그래도 올려는 줍니까?

    ◆ 김혜진> 네, 물과 소금은 올려줘서 먹고 있습니다. 한 이틀 정도는 밑에서 경찰이 폭력적으로 진압하고 이런 과정이 있어가지고 한 이틀 정도는 올라와서 거의 물과 소금도 먹지 못하고 아사단식 수준으로 시작을 하게 됐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지금 목소리도 힘이 다 빠져 있어서 제가 질문 드리는 것도 좀 못한데. 도대체 왜 그렇게…

    ◆ 김혜진> 괜찮습니다.

    ◇ 김현정> 광고판 위에서 텐트 하나도 못 치는 그곳에서 왜 그러고 계세요?

    ◆ 김혜진> 저희가 사실은 이곳에서 6개월 넘게 시국농성을 진행을 하고 있는데요. 사실 촛불연단에서도 촛불로 얻어낸 것에서도 노동자의 절박한 삶의 문제는 계속해서 외면을 당해 왔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사실은 많은 노동자들이 노조파괴로 정리해고로 비정규직으로 거리로 쫓겨나서 죽음을 맞이하고 있고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누구도 우리 이야기를 해 주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가 스스로 함께 싸워서 노동자들도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으로 바꿔낼 수 있다 이런 희망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이 사회적인 타살, 학살의 고리를 끊어낼 수 없다고 생각을 했어요.

    저희는 목숨을 걸고 이곳에 올라와 있지만 사실 저희가 요구하는 건 아주 기본적인 거거든요. 헌법 33조도 명시하고 있는 것처럼 노동3권을 온전히 보장하라는 거예요. 그런데 현실은 사실 노동자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서 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천부인권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그런 노동기본권이 자본의 이윤 축적을 위해서 정리해고제, 기간제, 파견제 등의 온갖 악법이랑 악질적인 노조탄압으로 처참하게 유린당하고 있거든요.

    ◇ 김현정> 노동3권 얘기가 도대체 이게 언제적 얘기가 지금까지도 나와야 되나 싶어요.

    ◆ 김혜진> 그러게 말입니다. 저희가 얘기하는 건 이 헌법적 권리마저도 온전히 보장하기 위해서는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이런 노동자들의 상황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그리고 우리가 함께 싸워서 누구한테 기대는 게 아니라 우리가 스스로 우리 목소리를 내고 함께 싸워서 이 세상을 진정한 민주주의가 진행될 수 있는 그런 세상으로 바꾸자. 역설하기 위해 올라온 거죠.

    ◇ 김현정> 울산 전영수 부장님.

    (사진=민주노총 울산본부 제공)

     

    ◆ 전영수> 네.

    ◇ 김현정> 거기는 보니까 현대중공업의 자회사인 현대미포조선이 있는데 거기 하청업체 소속이셨어요. 그런데 그 업체가 지난 9일에 폐업을 하면서 갈 곳이 없어진 건데 언뜻 생각하면 아니, 어쩔 수 없이 회사가 문 닫은 거면 노동자들도 받아들여야 되는 거 아닌가. 뭘 어떻게 하라는 얘기인가 이렇게 생각하실 수 있거든요. 어떻게 된 겁니까?

    ◆ 전영수> 여태까지 보면 저희가 하청업체가 폐업을 하면 직원들이 관행상 다른 업체로 이관이 되고 다른 업체로 넘어가면 고용이 승계돼 왔었는데 이번에 저희 하청노조 저희 전 직원들이 다 개인 사정 있는 사람 빼고는 타 업체로 이관되고 고용이 승계됐습니다. 그런데 저희 하청노조 조합원들만 고용 승계가 되지 않았고 그리고 현장에서 쫓겨났습니다. 그래서 하청노조에 가입을 하면 현대미포조선이나 현대중공업에서는 블랙리스트에 오른다는 것이 이제 상식이 돼 버렸습니다. 그리고 조합에 가입하는 순간부터 원청은 어떻게든 우리 조합원들을 공장 밖으로 쫓아내려고 하청업체들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지금 압박을 하고 있는 그런 현실입니다.

    ◇ 김현정> 그런 현실에서 올라가신 거고. 어떤 게 제일 힘드세요, 지금 21일째.

    ◆ 전영수> 처음에 좀 화장실 이런 문제가 불편했었는데 바람도 수시로 많이 불고 하지만 지금 크게 그렇게 힘든 점은 많이 없습니다. 적응이 됐어요.

    ◇ 김현정> 적응이 되셨어요… 누가 제일 보고 싶으세요?

    ◆ 전영수> 제가 집이 울산이다 보니까 가족도 한 번씩 찾아오고 그리고 연락도 한 번씩 되고 하니까 아직까지는 괜찮은데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다들 걱정들 많이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당연히 해야 된다고 올라왔고 그런 걱정들 좀 접으시고 꼭 승리해서 건강하게 지상으로 내려갈 테니까 제발 걱정들 마시고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언제 내려올지 모르고 그냥 기약 없이 올라가신 거잖아요, 그런데.

    ◆ 전영수> 네.

    ◇ 김현정> 그게 문제죠. 아직까지는 웃으시는데 참 그게 걱정이고. 광고탑 위의 김혜진 대표님.

    ◆ 김혜진> 네네.

    ◇ 김현정> 거기는 뭐가 제일 힘드세요, 지금.

    (사진-노동자.민중 생존권 쟁취를 위한 투쟁사업장 공동투쟁위원회 제공)

     

    ◆ 김혜진> 저희는 원래 이야기하고 올라왔던 것처럼 함께 싸우자 이렇게 얘기하고 올라왔는데 생각한 것만큼 빠른 시간 안에 많은 동지들이 함께 싸우지 못하는 것, 그것이 가장 안타깝고 그게 제가 가장 바라고 있는 마음입니다. 동지들 다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하고요.

    ◇ 김현정> 외로우시군요, 지금?

    ◆ 김혜진> 어쨌든 잠자고 있는 양심들을 깨우고 있다고는 생각하는데 조직된 노동자들이 함께 움직이지 않는 것 그것이 가장 안타까운 상황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배고픈 것 화장실 문제 이거는 다 둘째 문제고?

    ◆ 김혜진> 네, 그렇습니다. 그거는 어쩔 수 없이 각오하고 올라온 거니까요.

    ◇ 김현정> 두 분이 이렇게 털털하게 웃으시는데 참 아프게 들리네요. 저는 아프게 들려요. 시간이 별로 안 남았습니다만 짧게 대선후보한테 한마디씩만 하세요. 김혜진 대표부터.

    ◆ 김혜진> 진정한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촛불의 힘으로 열어낸 대선이지 않습니까? 당선된다고 끝이 아니라는 것 민의를 거스르면 당신들도 그 자리에서 끌려 내려올 수 있다는 걸 명심하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 김혜진> 노동자, 민중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으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 김현정> 귀담아 들으라고. 울산의 전영수 부장님.

    ◆ 전영수> 저는 항상 이런 이야기 많이 했었는데 지금 이날 가장 먼저 청산돼야 될 적폐가 1000만 하청 비정규직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정말 깊이 고민하시고 현명한 해결책을 찾기를 바랍니다. 이 문제 해결이 돼야 서민 경제도 바로 설 거고 나라를 새롭게 바로 세우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정말 꼭 하고 싶은 말은 앞으로 누가 대통령이 되시든 후대에 두고두고 길이 남을 존경받는 그런 대통령, 지도자가 이제는 좀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꼭 그렇게 해 주리라 믿습니다.

    ◇ 김현정> 저도 믿고요. 두 분 건강하셔야 되고요. 얼른 해결돼서 빨리 지상에서 우리 만납시다.

    ◆ 전영수> 네, 알겠습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건강하세요.

    ◆ 김혜진> 고맙습니다.

    ◇ 김현정> 광화문 광고탑 위의 김혜진 씨 그리고 울산 교각 아래에 있는 전영수 씨 두 분 노동자 만났습니다.

    [김현정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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