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누가 20대를 '공알못'으로 만들었는가



[쇼미더공약] 대학생들은 왜 청년공약을 알지 못할까

(사진=대선기자단)

 

CBS노컷뉴스 대학생 대선 기자단은 지난 19일 대학생들의 청년공약 선호도를 조사했다. 이에 청년들은 공약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무엇보다 '공약을 알지 못하는(공알못)' 20대가 대다수였다. 이에 대해 후보들의 청년공약 준비가 미흡했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기자단은 연세대학교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는 대학생을 만났다. 그는 안 후보의 공약 설문에 답했다. 후보 선호에 따른 왜곡 투표를 방지하기 위해 이름은 공개하지 않은 채였다. 그에게 "누구 후보의 공약인 것 같나"라고 물었다. 그는 "일단 안 후보는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설문 후 정답을 말하자 "이런 공약을 발표한 지도 몰랐다"며 당혹스러워했다.

(사진=대선기자단)

 

◇ 미흡한 청년공약…자료 요청에도 캠프는 묵묵부답

다른 설문장소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이날은 공식선거운동이 시작한 지 3일째 되는 때였다. 하지만 무당파는 물론이거니와 지지자가 있는 대학생들 중에서도 어느 후보의 청년공약인지 알아맞힌 사람은 많지 않았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만난 한 청년은 "공약에 대한 정보가 너무 부족하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후보들의 10대 공약은 이날에서 이틀 전인 17일 중앙선관위원회를 통해 발표됐다. 그마저도 청년공약은 빠져있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청년공약을 제시한 후보들도 구체적인 실천방안에 대해서는 제시하지 않았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비롯한 일부 대선 주자들은 19일 이후에야 청년공약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에 대선 기자단은 설문조사 전에 각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에 문의해 청년공약 자료를 요구했다. 하지만 즉각 자료를 제공한 곳은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선대위 한 곳에 불과했다. 그외의 선대위들은 공약 자료집이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청년공약 자료 제공을 거부했다. 일부는 수십 차례의 연락에도 수화기조차 들지 않았다.

(사진=대선기자단)

 

◇ 후보 간 중복 많아…지난 공약 재탕도

한편 홍익대학교의 한 대학생은 주거 공약에 대해 "후보들끼리 서로 비슷하다"며 "자신들만의 특색이 보이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실제로 청년 주거의 경우 공약을 내걸지 않은 홍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4명 모두 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약속했다.

이는 비단 주거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었다. 청년 일자리 공약에서는 심 후보를 제외하고 모두가 중소기업 취업 청년의 임금 인상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창업 또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모두 실패 창업가에 대한 자금 지원을 제안했다. 이외에 사병임금 인상과 입학금 폐지 공약 등에서도 후보들 간 유사성이 눈에 띄었다.

지난 제18대 대선 공약을 '재탕'하는 후보도 여럿 있었다. 문 후보는 당시 공약이었던 청년취업준비금을 올해에는 청년구직촉진수당으로 이름만 바꿔 제안했다. 또 블라인드 채용에 대해서는 문화 확산에서 의무화로 강제성만 높였다. 안 후보의 창업 재도전 자금 지원 또한 2012년에 제시된 바 있다. 심 후보의 청년의무고용할당제 등도 마찬가지였다.

(사진=대선기자단)

 

◇ 선심성 공약도 여럿…청년공약 관심은 높아

이렇다보니 청년들은 "공약의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명지전문대학교의 한 새내기는 홍 후보의 공약에 대해 "지금도 이미 시행 중인 것이 많다"며 선호 공약을 선택하지 않았다. 그는 중소기업 임금 상승 공약도 지적하며 "결국에는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만 더욱 벌어질 것"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특히 문 후보와 심 후보가 제시한 군 복무기간 단축이 선심성 공약이라는 견해가 많았다. 군 입대를 앞둔 한 남성은 "복무기간 단축이 좋긴 하다"면서도 "남북 대치 상황에서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홍 후보를 제외한 4명이 공약한 실업부조에 대해서는 "흥청망청 쓰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렇듯 대학생들은 후보들의 청년공약을 하나씩 꼼꼼히 살피며 검증했다. 신촌에서 설문에 응한 커플은 "우리 미래가 달린 문제인데 허투루 할 수 없다"며 10분 넘도록 서로 토론하기도 했다. 졸업을 앞둔 명지대학교 학생은 "정보가 부족한 탓에 지지 후보를 고르는 데 어려움이 많다"며 "후보들이 청년공약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NEWS:right}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