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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북한군 창건기념일, 中 북핵실험 저지에 총력전



아시아/호주

    다가오는 북한군 창건기념일, 中 북핵실험 저지에 총력전

    • 2017-04-22 05:00

    美는 뒤로 빠지고 中이 나서 북핵실험 봉쇄, 북의 도박 가능성은 배제 못해

     

    미국이 북한 핵시설을 선제타격하면서 남·북간 전면전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4월 위기설’이 어느 정도 진정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오는 25일이 한반도 무력충돌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마지막 고비가 될 전망이다.

    미국이 일단 북핵 문제 해법에서 군사적 옵션을 배제한 채, 중국에게 북한 핵실험 중단이라는 과제를 넘긴 상태다.

    중국은 북한군 창건기념일인 오는 25일을 전후해 북한의 제6차핵실험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이를 막기 위한 총력전에 돌입한 상태다.

    ◇ 선제타격 외치던 美, 군사 옵션 뒤로 숨기고 中에 북핵 주도권 넘겨

    ‘4월 위기설’의 진원지였던 미국은 이달 초 미·중 정상회담 직후부터 군사적 옵션은 더 이상 고려치 않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1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것을 포함해 북한 정권에 압박을 가할 수 있는 다른 방법들을 모두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도 무력 옵션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은 평화를 원한다”면서 “관건은 김정은 위원장이 얼마나 평화를 원하는지가 결정적 요소”라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정부의 대외정책을 앞장서서 대변하고 있는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도 북한이 미국에 싸움의 명분만 주지 않는다면 싸울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모두 북핵 해법에서 선제타격에 의한 무력 해법을 빠놓지 않고 언급하던 이들이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무적함대를 (한반도로) 보냈고, 그보다 더 강력한 잠수함도 갖고 있다"고 말하면서 기정사실화 됐던 칼빈슨 항공모함의 한반도 배치는 거짓 혹은 허풍이었던 것으로 결론이 났다.

    미 국무부는 북한 문제와 관련해 군사적 옵션보다는 중국을 통한 경제적 압박과 국제사회의 공조, 이른바 '최고의 압박(Maximum Pressure)'을 통해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도록 하겠다는 전략을 공식화 했다.

    “지금은 아니다”고 전제했지만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포기하는 일종의 신호(signal)를 보낸다면 대화도 고려할 수 있다며 이전과 비교해 한층 탄력적인 입장을 보여줬다.

    ◇ 美 중국에 북 핵실험 저지 과제 남겨…중 25일 북한군 창건일 주목

    하지만 미국은 군사적 옵션을 배제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북한의 핵실험 저지라는 과제를 중국에게 넘겼다.

    미국이 군사적 옵션을 뒤로 배제한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북한이 현상황을 유지한다는 전제를 깔고서야 가능한 것이다.

    북한이 다시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미국으로서는 피해를 감수하고서라도 다시 북한 핵시설에 대한 선제타격 필요성을 밀고 나올 것이 분명하다.

    누구보다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중국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자원과 채널을 총 동원해 북한 핵실험 저지에 나서고 있다.

    중국은 일단 가장 핵실험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받고 있는 오는 25일 전후에 핵실험이 벌어지지 않는다면 북한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시각을 반영하듯 25일이 다가오면서 중국의 대북 압박 수위는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선 중국 고위급 외교라인들의 발언들이 심상치 않다.

    양제츠(楊潔篪)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 우리는 어떤 대립과 긴장을 가속하는 언행에 반대하며 유관 각국이 정세를 완화하는데 절실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한반도 이웃 나라로서 중국은 계속해서 전면적이고 엄격하게 안보리 결의를 집행할 것"이라며 추가 제재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앞서 루캉(陸慷) 외교부 대변인은 "강조하고 싶은 것은 현재 한반도 정세가 고도로 복잡하고 민감하므로 중국 측은 그 어떠한 정세를 긴장 및 고조시키는 언행에 반대한다"고 지적했다.

    모두 “매주, 매월, 매년 미사일 발사를 할 것”이라는 한성렬 북한 외무성 부상 등의 도발 발언을 직접 겨냥한 것으로 이전에는 찾아보기 힘든 광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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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이 외교부장은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김인룡 차석대사가 중국이 한반도 문제 해결책으로 제시한 쌍궤병행(雙軌竝行·비핵화 프로세스와 북한과의 평화협정 협상)에 대해 정면으로 반대 입장을 밝히자 한반도 문제는 외교적 수단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며 반박하기도 했다.

    서해안에서 계속되고 있는 군사 시위도 의미심장하다.

    중국의 대표적 관영매체인 중국 CCTV와 인민일보(人民日報)의 인터넷 판인 인민망(人民網)은 최근 들어 서해 상에서 실탄훈련을 하고 있는 이지스함과 초음속 공격기의 타격훈련 모습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특히 이지스함 시닝호 병사들은 방사선 방호복을 입고 화학·방사능 방어 훈련에 나서 북한 핵시설 파괴에 대비한 훈련을 하고 있다는 암시를 보내기도 했다.

    조·중우의(朝·中友誼)를 외치면 한결같이 북한에 호의적인 모습을 보이던 관영매체들의 시각도 차가워졌다.

    극우성향의 환구시보(環求時報)는 오히려 북한이 6차핵실험에 나설 경우 대북 원유공급 중단이라는 극약처방을 사용할 밖에 없다며 중국 사회에서 금기시 되던 ‘원유공급 중단’ 카드를 공론화 시켰다.

    다수의 매체들과 관변학자들은 일제히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한다면 중국은 조중상호원조조약에 따라 김정은 북한 정권의 안전을 보장해줄 수 있다며 북한을 유혹하고 있다.

    ◇ 北 25일 핵실험 초강경 수 택할 수 있을까?

    일단 북한이 지난 15일인 태양절에 6차 핵실험을 하지 않고 최고인민회의 산하에 외교위원회를 복원하는 등 대화채널 복구 움직임을 보인 것은 희망적이다.

    비록 다음날 미사일을 발사했다 실패한 ‘미완의 도발’을 감행했지만 핵실험이 아니라는 점에서 국내 과시용이라는 해석에 설득력이 더해지고 있다.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가 급거 평향으로 귀국하는 등 양국간의 치열한 물밑 교섭도 이미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사실상 ‘레드라인’으로 설정한 6차핵실험을 감행하지는 않을 것이라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예상 밖의 엄청난 도박을 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진징이(金景一) 베이징대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도 6차핵실험이 어떤 의미인줄 알고 있겠지만 그래도 엄청난 도박을 감행할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진 교수는 다만 “김 위원장이 설사 6차핵실험을 감행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말과는 달리 무력사용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확신을 깔고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만약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했는데도 미국이 군사적 옵션을 사용하지 못한다면 김정은 위원장은 대미관계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는 큰 성과를 얻을 수 있지만, 미국이 군사 행동에 나서면 정권이 무너질 수 있는 '모 아니면 도'식의 도박인 셈이다.

    중국이 비장의 무기로 꼽고 있는 ‘원유공급 중단’ 카드가 북한의 원유 공급선 다변화 정책 등으로 인해 예전만큼 효력이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불안요소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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