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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끼 식사 비용 버는 데 1시간과 12시간의 차이



공연/전시

    한끼 식사 비용 버는 데 1시간과 12시간의 차이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선정 작가, 이완 'Proper Time'

    Lee Wan_Proper Time .도판= 문화예술위원회 제공.

     

    시간의 질은 노동의 부가가치에 의해 결정된다.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작가로 선정된 이완의 작품 'Proper Time(고유 시간)'은 시간의 이러한 속성을 잘 드러낸다. 아침 식사 한끼의 비용을 벌기 위해 일하는 시간은 각 나라마다 노동의 부가가치에 따라 다르다. 부자 나라의 고부가가치 노동에 종사하는 이는 그 비용을 버는 데 1시간이 걸린다면, 빈국의 날품날이 노동자는 12시간이 걸린다. 고부가가치 종사자는 같은 1시간이라도 업무외 시간은 천천히 흘러가는 반면, 날품팔이 노동자는 12시간이라 하더라도 빨리빨리 지나갈 것이다. 시간은 균질한 것 같아도 처한 환경에 따라 빨리 혹은 늦게 흐른다. 노동 여건에 따라, 국가의 부에 따라 시간은 달리 느껴진다.

    이완 작가는 'Proper Time' 제작 과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우선 전 세계인을 온·오프라인을 통해 인터뷰 했다. 인터뷰의 내용은 이름, 국적, 생년, 직업, 연봉, 그리고 식사에 관한 기억 등이다. 1,200명의 관련 정보를 수집했고, 이것을 토대로 주요 정부가 공개하는 통계 데이터를 이용해 각국의 한 끼 식사 평균 비용과 평균 연봉 등을 산출해 전 세계 평균값을 도출했다. 이 값을 실제 물리학의 ‘Proper Time’ 공식의 빛의 속도 자리에 대입했다. 그렇게 전 세계 GDP 대비 평균 식사값을 기준 속도 1로 잡고 알고리즘에 입력하니까 각 개인의 숫자가 1, 0.5, 2.5, 3.3, 0.2 처럼 기준값의 대비 값으로 나왔다 . 이 숫자를 전자공학 박사 , 전자회로 엔지니어 , 프로그래머 등과 함께 아날로그 쿼츠 시계의 무브먼트를 컨트롤할 수 있는 디지털 회로 장치를 개발했다 . 개인의 숫자 값을 각 무브먼트의 회로에 입력하면 시계는 그 값에 맞는 속도로 돌아간다. 전시장에 설치된 시계 650개는 모두 다른 삶의 속도처럼 각자 다른 속도로 회전한다. 또한 시계가 설치된 공간에 지향성 스피커를 설치해 전 세계인이 식사에 대해 구술하는 음성도 함께 들을 수 있다."

    이대형 예술감독이 2017년 베니스비엔날레 국제미술전 한국관 대표 작가로 참여하는 코디최, 이완 두 작가의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 올해 한국관 전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커미셔너를 맡고, 지난해 6월 선정한 이대형 예술감독(현대자동차 아트디렉터)이 전시를 총괄한다.

    2017년 미술전은 크리스틴마셀(Christine Macel) 총감독의 지휘아래, Viva Arte Viva(예술만세)를 주제로 5월 13일 공식 개막하여, 11월 26일까지 전시가 펼쳐진다.

    한국관은 'Counterbalance: The Stone and the Mountain'를 주제로 전 지구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정치, 경제, 문화의 불균형 문제가 한 개인을 넘어 한국, 그리고 아시아의 정체성의 문제에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 살필 예정이다.

    이대형 예술감독은 “작은 돌과 거대한 산은 비록 물리적인 사이즈는 다르지만 돌의 속성을 과학적, 철학적으로 분석해 보면 돌의 본질과 산의 그것이 결코 다르지 않고, 파도를 이루는 물방울 역시 파도의 높낮이에 따라 그 위치가 수시로 바뀐다. 결국 높은 것과 낮은 것, 위대한 것과 하찮은 것, 큰 것과 작은 것이란 개념은 항상 상대적이며, 유동적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평형 상태로 되돌아가려는 치유의 출렁거림이야말로 살아 있다는 증거이다. 이 같은 이미지를 기반으로 한국관 타이틀인 'Counterbalance'를 생각해 냈다”고 말하며 한국관 주제를 선정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이대형 감독은 여기에 "The Stone and the Mountain"이라는 부제를 붙여, 소수의 의견을 경청하지 못하는 다수, 약소국의 이민자를 포용하지 못하는 강대국의 신고립주의 등 작은 것과 큰 것 사이의 함수관계 속에서 '인간'에 대한 배려가 빠져 버린 21세기의 폭력성을 역설적으로 지적하고자 한다.

    한국관 전시 'Counterbalance'는 Mr. K—코디 최—이완으로 이어지는 3세대 사이의 다각적인 함수관계를 설정해 세계적 맥락 속에서의 한국과 한국인이라는 정체성, 그리고 그 정체성의 정치학에 관한 이야기를 보여줄 예정이다. 이에 코디최 작가는 라스베가스의 카지노를 결합한 네온 설치 조각 '베네치아 랩소디'를 비롯한 10점의 작품을, 이완 작가는 신작 ' Proper Time'와 'Mr. K 그리고 한국사 수집'을 비롯해 총 6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한국관은 5월 10일 오후 1시에 국내 및 외신 기자들을 대상으로 프레스오프닝을 진행하며, 오후 3시 15분 한국관 개막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아르세날레에서 열리는 베니시 비엔날레 본전시에는 올해 51개국 120명의 예술가가 초청되었는데, 한국작가로는 김성환, 이수경 두 작가가 참여하게 된다.{RELNEWS: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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