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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인양비 정산 '고무줄 협상'…중국 눈치보며 '쉬쉬'



경제정책

    세월호 인양비 정산 '고무줄 협상'…중국 눈치보며 '쉬쉬'

    당초 계약조건 공개하지 않고 최대 300억 추가 지급 예정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세월호 선체 인양이 모두 마무리되면서 인양비 정산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는 사업비가 당초 예상보다 2배 이상 많이 들어갔다며 추가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우리 정부도 작업과정에서 불가피하게 기간이 늘어나 추가비용이 발생한 점을 인정하고 어느 정도는 보전해 줘야 한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해양수산부는 구체적인 지급 사유와 액수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다. 막연하게 '지급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애매한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렇기 때문에 적게는 300억 원에서 많게는 1000억 원 이상 추가 지급할 것이라는 추론이 난무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의 사드보복 조치와 맞물려 우리 정부가 상하이샐비지에 끌려 다니고 있다는 날선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정확한 계약조건과 추가지급 사유를 공개하지 않으면 정치적 논란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 버티는 상하이샐비지…인양비 지급신청서 제출 거부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해수부와 중국의 상하이샐비지는 지난 2015년 8월 7일 세월호 선체인양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공개된 사업비는 851억 원이었다.

    이는 상하이샐비지가 국제입찰에 참여하면서 써낸 가격으로 이 정도 규모면 사업적으로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급 조건은 상하이샐비지가 세월호의 잔존유를 회수한 시점에 사업비의 25%를 지급하고, 선체가 목포신항에 도착하면 55%, 육상 거치까지 모두 마무리되면 나머지 20%를 지급한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세월호 선체 인양 과정에서 유실 방지를 위한 수중펜스 설치비용 60억 원이 추가됐다.

    여기에, 국회가 선체 인양을 시도하기 전에 정확한 실태조사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해, 잠수 작업이 2~3일 늦어지면서 5억 원의 비용이 추가 반영됐다. 결국, 세월호 선체 인양을 위한 용역사업비는 모두 916억 원으로 늘어났다.

    해수부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이 같은 계약조건에 따라 당초 계약금 가운데 1차 사업비 20%인 170억2000만 원과 펜스설치비 60억 원, 국회 추가 과업비 5억원 등 235억 2000만 원은 이미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나머지 680억8000만 원은 상하이샐비지가 아직까지 지급신청서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 추가 보상을 요구하며 버티고 있는 것이다.

    ◇ 해수부와 상하이샐비지, 인양비 추가보상 입 맞추나?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이와 관련해 상하이샐비지는 이번 선체 인양에 모두 2800억 원이 들어갔다는 입장을 흘리고 있다.

    세월호 선체조사위 관계자는 "상하이샐비지 입장에서는 계약을 잘못했다"면서 "지금까지 2800억을 썼는데 정부한테 받을 돈은 1000억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상하이샐비지 홍총 사장은 기자회견에서 "계산을 해봐야 한다"며 답을 하지 않았지만 "확실히 적자이고 은행에 1억불(1100억 원 가량) 대출을 받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는 상하이샐비지가 당초 계약금액과 추가 과업비 등 916억 원 이외에 별도의 사업비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상하이샐비지는 세월호 선체가 반잠수식 선박에 거치되고 목포신항 이동을 앞둔 상황에서 실력행사에 들어갔던 사실이 해수부 관계자를 통해 전해지기도 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상하이샐비지 측이 추가 비용을 주지 않으면 목포로 가지 않겠다고 했다"며 "해수부 장관의 서명이 담긴 비용 관련 서류를 요구해 이철조 단장 등 해수부 고위 관료들이 직접 나서 설득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추가 비용과 관련해 서면으로 보증하지는 않았지만 구두로 합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해수부와 상하이샐비지는 세월호 선미(배 뒷부분)에 리프팅 빔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공기가 5개월 정도 지연된 것에 대해 보상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하이샐비지는 해저 바닥이 콘크리트처럼 단단하게 굳어져 굴착작업이 늦어졌고, 결국 리프팅빔 설치 방식을 변경하게 된 것도 우리 정부에 귀책사유가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수부 고위 관계자는 "상하이샐비지는 해저바닥을 폭파시키는 방법을 주장했지만 (해수부는) 선체 훼손 가능성을 우려해서 굴착방식을 고수했던 게 사실"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 부풀리는 의혹…해수부, 계약조건 공개하지 않고 300억 추가지급 방침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그런데 해수부는 이처럼 언론을 통해 추가지급의 당위성은 슬쩍슬쩍 흘리면서도 당초 지난 2015년 8월 계약을 체결하면서 지급조건 외에 별도의 계약조건에 대해서는 공개를 꺼리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개인기업과의 계약내용은 정보공개 사항도 아니고 신뢰의 문제"라며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반 건설공사의 경우 설계변경을 통해 합법적으로 추가 공사비를 지급하고, 모든 내용을 공개하고 있다는 점에 비추어 해수부의 이 같은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해수부가 이처럼 선체 인양 계약서를 비밀에 부치고 오히려 상하이샐비지의 입장만 두둔하면서 각종 의혹만 부채질하고 있다.

    심지어는 중국의 사드보복과 관련해 정치적으로 눈치를 살피면서 추가 보상비로 300억 원에서 많게는 1000억 원까지 지급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이에 대해 해수부 고위 관계자는 "500억 이상 지급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최대 300억 원 정도를 예비비에서 추가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교수(토목)는 "세월호 선체 인양 용역은 국가간 계약으로 봐야하고, 예산이 집행되는 만큼 정확한 지출 내역을 공개하는 게 당연하다"며 "계약조건에도 없는 것을 만들어서 돈을 준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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