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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성대 의인 "제가 구한 여성이 저를 구했어요"



사건/사고

    낙성대 의인 "제가 구한 여성이 저를 구했어요"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곽경배(낙성대 의인)

    지난주 금요일 오후 5시경 서울 지하철 2호선 낙성대역에서 난데없이 비명소리가 울려퍼집니다. 지하철역에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상으로 올라가던 한 50대 남성이 맞은편에서 내려오던 여성을 따라가서 주먹으로 마구 때린 겁니다. 이 위험천만한 상황에서 이 여성의 목소리를 듣고 달려가서 남성을 제압한 시민이 있었습니다. 심지어 그 과정에서 칼에 팔뚝을 찔려서 큰 부상을 입기도 했는데요. 낙성대 의인이라고 불리는 이 남성, 지금 병원에 입원해 있습니다. 오늘 화제 인터뷰에서 이 낙성대 의인 직접 만나보죠. 시민 곽경배 씨 연결이 돼 있습니다. 곽경배 씨, 나와 계세요?



    ◆ 곽경배> 네, 나와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도 병원에 입원해 계시는 거에요?

    ◆ 곽경배> 네. 아직까지는 병원에 있습니다.

    ◇ 김현정> 제가 듣기로는 7시간 수술을 했지만 엄지손가락을 뺀 오른쪽 손가락 4개가 다 지금 아직 감각이 돌아오지 않은 상태라고요?

    ◆ 곽경배> 네, 괜찮아질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 김현정> 얼마나 놀라셨어요, 그날. 도대체 무슨 일이 낙성대역에서 있었던 건지 조금 불편하실 수 있지만 한번 우리가 떠올려보겠습니다. 어디를 가고 계셨어요?

    ◆ 곽경배> 낙성대 쪽에 업무차 미팅이 있어서.

    ◇ 김현정> 회사원이시죠?

    ◆ 곽경배> 네. (업무 미팅이 있어서) 지하철에서 내렸습니다. 그래서 3번, 4번 출구쪽으로 개찰구를 통과해서 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비명소리가 들려서 그쪽 방향을 봤더니 웬 노숙자로 추정되는 사람이 여성분을 무자비하게 때리고 있더라고요.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때린다는 게 어떤 식으로 무자비하게요?

    ◆ 곽경배> 일단 주먹으로 얼굴을 한 대 가격을 했고요. 그리고 배를 찼고 그분이 도와달라고 살려달라고 하면서 뒤로 도는 순간 뒤통수를 가격을 하더라고요.

    ◇ 김현정> 세상에.

    ◆ 곽경배> 그래서 이거 말려야 되겠다 싶어서 가니까 저를 보고 역 밖으로 나가더라고요.

    ◇ 김현정> 일단은 그 남성이 도망을 간 거예요?

    ◆ 곽경배> 네, 도망을 간 거죠. 그래서 일단 제가 가니까 그 여성분께서 저 사람이 할머니를 먼저 이렇게 때리고 지금 저를 보자마자 나를 때리고 있다, 도와달라고 해서 저도 바로 경찰에 신고부터 하면서 뒤따라갔던 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 할머니도 폭행했고 지금 이 여성도 폭행했는데 나가면 또 이런 일을 저지르겠구나 싶어서 신고를 하면서 따라가신 거예요?

    ◆ 곽경배> 네, 맞습니다. 어쨌든 경찰이 오기 전까지 신병을 확보해 두는 것이 좋겠다 싶어서 불렀죠. '아저씨' 하면서. 그러니까 뒤를 돌아보더라고요. 그러고 나서 '너 뭐하는 XX야' 하면서 묻길래 '아니, 사람을 왜 때립니까'라고 제가 다시 반문을 하니까 '너도 죽을래'라고 하고 이제. '죽고 싶어' 그런 얘기를 하면서 칼을 갖다 꺼내서 잡더라고요.

    ◇ 김현정> 칼을 꺼내자마자 바로 휘두른 겁니까?

    ◆ 곽경배> 칼집을 빼고 칼로 휘두르기 시작했던 거죠. 그 당시에는 제가 좀 피했고요. 그러니 칼을 고쳐 잡더라고요, 내려찍기 좋게. 그래서 이거 진짜 큰일나겠다 싶었던 겁니다.

    ◇ 김현정> 이대로 이 사람 두면 안 되겠구나. 사람들 사이로 더 진입하면 안 되겠구나 이 생각을 하신 거에요?

    ◆ 곽경배> 네, 누구라도 여기서는 다칠 수 있겠다 싶어서, 좀 위험하겠다 싶은 생각이 들기는 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다가 공개된 CCTV에 나오는 것처럼 화단에서 이 폭행범을 제압하면서 같이 뒹굴게 된, 그런 상황이 벌어진 거군요?

    ◆ 곽경배> 그렇죠. 저를 찌르려고 했는데 운이 좋게 그걸 피했고 그러면서 서로 뒤엉켰고. 제가 화단에서 다시 위로 올라가서 힘으로 누를 수 있게 된 상황이 됐던 거죠.

    ◇ 김현정> 그 과정에서 팔을 찔리고 만 상황.

    묻지마 폭행을 당하던 피해자를 구하다 흉기에 찔려 치료를 받고 있는 '낙성대 의인' 곽경배 씨 (사진=인벤 유튜브 화면 캡처)

     

    ◆ 곽경배> 그때 알게 됐죠. 오른팔에 힘이 안 들어가서 봤더니만 피가 나고 있었던 거고요.

    ◇ 김현정> 아니, 사실은 여성이 폭행 당한 후에. 어쨌든 이 사람이 도망가는 거 보면 그래도 위험한 건 모면했구나라도 경찰에 신고하고 내 할 일은 다했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심지어 경찰에 신고도 안 하고 자기 갈 길 가는 사람이 많을 수도 있는데 경찰에 신고하고 그 아저씨를 따라갈 용기를 냈다는 저는 그 자체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 곽경배> 제가 좀 놀랐던 게, 할머니를 폭행을 했다는 얘기를 듣는 순간 이 사람이 다른 약자에게 더 큰 폭행을 할 수도 있겠다, (싶었고) 힘 없으신 분들에게 그렇게 하면 피해가 커질 수도 있지 않습니까.

    ◇ 김현정> 그러니까 이것을 이렇게 하면 내가 어떻게 되겠구나, 다치겠구나 이런 생각 할 겨를 없이 어떻게든 도망가는 거는 막아야겠다는 생각을 하신 거예요.

    ◆ 곽경배> 그렇죠.

    ◇ 김현정> 제가 듣기로는 재활기간 2년쯤 걸린다면서요?

    ◆ 곽경배> 당길 수 있도록 열심히 해 봐야죠.

    ◇ 김현정> 아이고, 치료비도 꽤 들 텐데 보상은 국가에서 뭐 해 준답니까?

    ◆ 곽경배> 글쎄요. 치료비야 피의자가 노숙인이고 가족이 없어서 그쪽에서 보상을 받기에는 힘들 것 같고요. 정부에서 시행하는 여러 절차들이 있다고 하던데 지금 제 소식이 알려지면서 거기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의견들이 나오고 있는 모양이에요.

    ◇ 김현정> 의상자로 빨리 지정해야 한다 이런 얘기도 나오던데요.

    ◆ 곽경배> 네네. 저야 많은 분들이 목격도 하고 보도도 돼서 그런 혜택을 어쨌든 받을 수 있게 된 것 같은데. 주변에 좋은 일을 하시고도 이렇게 보도가 안 되거나 해서 피해를 입으신 분들이 없지 않아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들거든요. 그런 차원에서 생각을 해 보면 정부 차원에서 어쨌든 이런 좋은 일을 하다가 부상을 입거나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뭔가 대안을 마련하는 게 필요치 않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그 여성분, 도움을 드린 여성분하고는 혹시 후에 좀 만나 얘기를 나눠보셨어요?

    ◆ 곽경배> 솔직히 아직이고요.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게, 인터넷이나 이런 내용을 보니까 그분이 그 자리를 이탈한 걸 두고 좀 비난여론이 일고 있더라고요.

    낙성대 의인 곽경배 씨 (사진=본인 제공)

     

    ◇ 김현정> 그렇더라고요. 온라인에 보니까 그 여성은 그대로 집에 가버렸다, 좀 너무한 거 아니냐 이런 비판여론이 있어요.

    ◆ 곽경배> 아,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엄밀하게 (그 여성 분도) 정말 피해를 많이 입은 피해자고요. 그리고 그날 저녁에 경찰에 다시 신고를 하셔가지고 자기가 묻지마 폭행을 당했던 사람이라고 해서 많은 분들이 걱정하시는 것처럼 제가 쌍방과실로 몰리는 거 아니냐, 이런 일 없게끔 잘 됐습니다.

    ◇ 김현정> '이분 쌍방폭행 아니고 이러이러해서 피해당한 겁니다'라는 증언을 그분이 하셨군요, 여성이. {RELNEWS:right}

    ◆ 곽경배> 네. 그럼요. 그러니까 그분에 대한 혹시나 오해나 이런 걸로 인한 비난은 안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그러네요. 참 남의 일에 무관심한 요즘 같은 때에 용기를 내준 부분 제가 다시 한 번 대표로 감사드리고요. 얼른 쾌차하셔야 합니다.

    ◆ 곽경배> 고맙습니다.

    ◇ 김현정> 대단하십니다. 오늘 어려운 상황에서 인터뷰 고맙습니다.

    ◆ 곽경배>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낙성대 의인이라고 지금 불리고 있죠. 시민 곽경배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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