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나 괜찮을 줄 알았는데...' 전자랜드 김지완은 삼성과 6강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지만 위기의 팀을 구해낸 영웅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한순간의 실수로 중징계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자료사진=KBL)
6강 플레이오프(PO)의 영웅이 한순간의 실수로 범법 행위를 저지르게 됐다. 투혼의 농구로 박수를 받았던 인천 전자랜드의 봄 농구를 이끈 가드 김지완(27 · 190cm)이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0일 김지완을 음주 운전 사고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지완은 9일 오전 8시쯤 강남구 논현동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자신의 차를 몰다가 상가 건물 벽을 들이받는 사고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김지완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인 0.126%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지완은 8일 서울 삼성과 6강 PO 5차전에서 져 4강 진출이 무산된 뒤 지인들과 술을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완은 6강 PO에서 전자랜드의 기둥이었다. 당초 정규리그 6위인 전자랜드는 3위 삼성에 절대 열세가 예상됐지만 2, 3차전에서 김지완의 맹활약으로 1패 뒤 2연승을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PO 5경기에서 김지완은 평균 32분 가까이 뛰며 12점 6.2도움 1가로채기를 기록했다. 특히 강력한 압박 수비로 삼성의 가드진을 괴롭혀 반격의 발판을 놨다. 그러면서도 빠른 몸놀림으로 정확한 외곽포와 어시스트를 선보이며 전자랜드의 끈끈한 농구를 이끌었다는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한순간 잘못된 판단을 하면서 팬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게 됐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김지완이 술을 마신 뒤 한숨 자고 일어나서 괜찮을 줄 알고 운전을 했다고 하더라"면서 "본인도 '왜 그랬는지 정말 후회된다'고 뉘우치고 있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징계를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이 관계자는 "구단 내규에 따라 자체 징계를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농구연맹(KBL) 이성훈 사무총장도 "그냥 넘길 사안이 아니다"면서 "재정위원회에 회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김지완의 상무 입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올 시즌 뒤 김지완은 상무에 지원해 군 복무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다음 주 합격자를 발표한다고 하는데 이번 사건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