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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논평] 트럼프와 시진핑에게 맡겨진 한반도 운명



칼럼

    [오늘의 논평] 트럼프와 시진핑에게 맡겨진 한반도 운명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2차 세계대전이 종전으로 치닫던 1945년 2월 미국 대통령 루스벨트는 스탈린을 만나기 위해 크림반도의 휴양도시 얄타로 향했다. 전후 한반도의 비극적 운명은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72년이 지나 우리는 지금 미국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를 초조한 시선으로 보고 있다.

    '위대한 미국'을 외쳐온 도널드 트럼프와 '중국의 꿈'(中國夢)을 선언한 시진핑. 세계 최강국 '스트롱맨' 간의 '세기의 담판'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예측할 수 없다.

    최대 의제인 북핵문제에 대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쏟아낸 일련의 발언들은 우리를 매우 불안하게 한다.

    "중국이 해결하지 않으면 우리가 할 것"이라든가 "모든 선택지가 테이블 위에 있다"고 하는가 하면 회담 직전에도 "독자적으로 행동할 준비가 돼 있다"며 군사적 옵션을 동원할 가능성까지 비췄다.

    중국이 역할을 하지 않으면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나 최후에는 북한 핵시설에 대한 선제타격까지 동원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전략적으로 북한을 버릴 수 없는 시진핑 주석으로선 대화도 병행돼야 한다는 원칙적 입장에서 물러서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북한 탄도 미사일 발사 모습. (사진=노동신문 캡처/자료사진)

     

    북핵 해법에 대한 인식차이를 좁히기가 힘드니 트럼프가 실제로 강경수단을 동원할 가능성이 우려되는 것이다. 트럼프가 화학무기 공격으로 민간인을 대량살상한 시리아에 정면 대응을 예고한지 하루만에, 그것도 시진핑을 만나는 중에 공습을 단행한 것도 북한핵에 대한 메시지로 읽혀 심상치 않다.

    트럼프의 진짜 목적은 북핵 문제가 아니라 미국의 상업적 이익이라는 분석도 있긴 하다.
    트럼프가 대선 기간 중에 극단적인 표현을 써가며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문제를 비판한 것도 사실이다.

    반면에 시진핑은 취임 이후 외교노선인 '신형 대국관계'를 인정받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냉전 이후 세계질서를 양국이 대등하게 지배하고 있다는 점을 과시하기 위한 차원이다.

    미국이 공동성명에 이를 반영해주면 대규모 투자 등을 약속하지 않겠느냐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특히 11월 제 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회의를 앞두고 외교성과도 필요하다고 한다.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북핵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스스로 퇴로를 차단한 트럼프가 이를 양보할지는 미지수다. 이미 국내 정치에서 타격을 입은 트럼프가 북핵 해법에도 실패한다면 극단적으로 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우리 시간 8일 새벽이면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얄궂은 건 우리의 운명이다.북핵 문제가 트럼프와 시진핑의 손에서 좌우되는 동안 우리는 눈뜨고 지켜보는 수 밖에 없다. 72년전 얄타의 운명이 재연되는 듯도 하다. 대통령 탄핵 사태 이전부터 이미 기능을 잃은 정부 외교안보라인을 탓하기에도 지쳤다.

    한달여 뒤면 차기 정권을 맡을 유력 대선 주자들이 한반도 정세의 엄중함을 직시하는 수 밖에 없다. 근 1년 동안이나 사드배치에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만 갖고 논란을 계속하는 수준의 단선적 접근으로는 이 난국을 헤쳐갈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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