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면 21일 만에 뇌물 등의 혐의로 구속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31일 새벽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31일 구속되면서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올림머리'도 결국 흐트러졌다.
이날 오전 4시 30분 경찰의 호각소리와 함께 서초동 중앙지검 철문이 열렸다. 검찰이 제공한 검정색 K7 차량 뒷좌석 여성수사관 2명 사이에 박 전 대통령이 타고 있었다.
◇ 박 전 대통령의 흐트러진 올림머리…"현실을 직시하게 될 것"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31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서울구치소로 호송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박 전 대통령의 올림머리는 이전과는 달리 헝클어진 상태였다.
박 전 대통령은 매일 올림머리와 화장을 한다. 올림머리는 머리를 위로 올려붙여 모양을 내는 헤어스타일이다. 1974년 고(故) 육영수 여사 작고 이후 이 머리 스타일은 시작됐다.
주변에서는 어려서부터 공식적인 자리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고 평가되는 '공적인 자아(public ego)'가 강하게 습관화 되어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파면된 이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전속 미용사의 출장 관리를 받으며 올림머리와 화장을 고수했다.
전담 미용사 정송주·매주씨 자매가 매일 아침 삼성동 집을 방문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박 전대통령은 그러나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됨에 따라 앞으로 올림머리를 하지 못하게 됐다.
혼자서는 올림머리를 하기 힘든데다 실핀 등 올림머리를 위해 꼭 필요한 미용용품 반입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은 3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박 전 대통령이 구속돼서 올림머리를 푸는 순간 그리고 아침에 일어났을 때 다시 올림머리를 할 수 없는 순간 현실을 직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朴 앞에 펼쳐진 '험난한 앞길'
파면 21일 만에 뇌물 등의 혐의로 구속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31일 새벽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그의 흐트러진 올림머리는 상징적으로 험난한 앞길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검찰 주장대로 433억 원대 뇌물을 받은 사실이 재판에서 인정될 경우 무거운 실형 선고는 불가피하다.
박 전 대통령의 혐의 중 법정형이 가장 높은 범죄는 뇌물수수 혐의이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에 따르면 뇌물수수 가액이 1억 원 이상인 경우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돼있다. 뇌물액이 5억 원을 넘어가면 기본 형량은 9년에서 12년이다.
그렇다고 해서 조기 사면에 대한 전망이 밝은 것도 아니다.
특별사면은 국가원수인 대통령이 국회 동의절차 없이 특권으로 형을 소멸시키는 제도다. 박 전 대통령이 사면을 받는다면 특별사면 쪽이 가능성이 높다.{RELNEWS:right}
하지만, 유력 대선주자들은 한결같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법처리와 관련해 "법과 원칙대로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한 발 더 나아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금지를 선거공약으로 내걸었다.
상식과 원칙에 기반한 민주주의가 지배하는 나라를 꿈꿨던 촛불 민심의 분노도 정치권이 쉽게 무시할 수 없다.
박 전 대통령을 둘러싼 '최악의 시나리오'는 여전히 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