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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분사 '탈'울산 아닌 경영개선에 그치길



울산

    현대重 분사 '탈'울산 아닌 경영개선에 그치길

    울산CBS 시사팩토리 100.3_권명호 울산동구청장 "현대중공업 45년 지역과 함께 성장"

    - 6개 사업분야 분사, 전체 인력 20%인 4천여 명 유출
    - 울산 동구지역 인구감소로 미래성장동력 약화 우려
    - 회사 운영 계획 · 인력유입 관련 주민들 안심시켜야
    - 45년 울산과 함께한 현대중공업…살던 집도 내주기도
    - 지역경제 돌아보는 계기, 해양관광도시 자립계획 마련
    - 염포산터널 통행료 인상 반대 뜻, 울산시장에 전달해
    - 교육연수원 문제, 화장장 대지만 아니면 백번 양보할 터

    ■ 방 송 : 울산CBS FM 100.3 (오후 5시 5분~5시 55분)
    ■ 방송일 : 2017년 3월 28일(화) 오후 5시 5분~5시 25분
    ■ 진 행 : 이은정 PD
    ■ 출 연 : 권명호 울산동구청장

    ◇ 이은정> 울산 동구에 본사를 둔 현대중공업 그룹이 분사 분할을 통한 4개 법인의 경영체제를 다음달 3일부터 시작합니다. 지난해 12월 서비스와 그린에너지 등 2개 사업이 먼저 분리가 되었고요. 6개 독립 법인 체제로 이제 운영이 됩니다. 문제는 조선해양 사업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들이 울산을 빠져 나간다는 겁니다. 지역에서는 현대중공업의 탈 울산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권명호 울산동구청장과 얘기 나눠 보겠습니다. 청장님 나와계세요?

    ◆ 권명호> 네에, 안녕하세요. 동구청장 권명호입니다.

    ◇ 이은정> 앞서 말씀 드렸습니다. 이제 울산에서 현대중공업이 조선 해양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 분야의 회사들이 울산을 빠져 나가잖아요.

    ◆ 권명호> 네에, 그렇습니다.

    ◇ 이은정> 어디로 얼마나 빠져 나갑니까?

    ◆ 권명호> 로봇분야를 담당하는 현대로보틱스는 대구로 옮기고 전기전자 분야인 현대일렉트릭 앤 에너지 시스템과 건설장비 분야의 현대건설기계는 본사를 서울로 이전할 거라고 합니다. 지난해 부산으로 옮긴 서비스 분야의 현대글로벌서비스와 충북 음성으로 옮긴 현대그린에너지까지 합하면 2만3천여 명에 달하는 현대중공업 인력 가운데 약 20%인 4천여 명이 분사되는 회사로 소속을 옮깁니다. 즉, 현대중공업이 4천여 명을 구조조정 한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 이은정> 이번 분사 분할이 울산 동구에 본사를 둔 현대중공업의 탈 울산 신호탄이라고 보시는지요? 아니면 다른 측면으로 보시는 부분이 있나요?

    ◆ 권명호> 회사는 경영합리화를 위한 조치일 뿐이라는 입장을 수차례 밝혀 왔는데요. 그 말대로 경영개선에 그치고 탈울산의 신호는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구민들은 현대중공업이 사업부 분할을 계기로 울산을 떠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에 부산으로 이전한 서비스 분야 사업장인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처음에는 190여명의 직원이 이전해 갔는데, 오는 2020년까지 1천여명 규모로 인원을 늘릴거라고 합니다. 우리로서는 그만큼의 고용창출 기회를 놓친 셈입니다. 또 현대중공업의 미래 신산업 창출과 신기술 확보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통합R&D센터를 경기도 성남에 추진중입니다. 회사에서는 울산에는 우수 인재 유치가 어렵고 다양한 인프라가 부족하다고 말하지만 인터넷과 통신, 교통수단의 발달로 '지리적인 거리'는 기업 활동에 큰 저해요소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왜 굳이 이 시점에 울산을 떠나야 하는지 회사 측에 묻고 싶습니다.

    ◇ 이은정> 지난번에 동구에서 가계를 하시는 주민 분과 인터뷰를 했는데 걱정이 많으시더라고요. 울산 동구민을 대표하는 동구청장님께서 현대중공업의 분사를 반대하고 최소화 해야 한다고 밝히셨는데요. 사실, 삭발까지 하면서 강력하게 어필하셨어요.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 어떤 걸까요?

    ◆ 권명호> 무엇보다 인구감소가 가장 걱정됩니다. 인구가 줄어들면 상권이 침체되고 부동산 가격도 내려갑니다. 도시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또 로봇사업부나 통합R&D센터처럼 향후 발전 가능성이 큰 첨단사업 분야가 울산을 빠져 나가면서 지역의 미래 성장동력이 약화되는 것도 큰 걱정거리입니다. 지방세 수입도 크게 감소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현대중공업 본사 직원 1명의 평균 연봉을 8천만 원으로 가정하면 직원 한사람이 울산시에 내는 지방소득세는 연간 87만 원, 우리 동구에 내는 주민세는 연간 42만 원입니다. 약 4천5백 명이 다른 지역으로 이전한다고 가정할 때 연간 58억 원의 세수가 감소합니다. 우리 동구 뿐만 아니라 울산시 전체로서도 큰 고민입니다.

    ◇ 이은정> 그렇군요. 그러나 현대중공업 입장은 분사가 되더라도 울산에서 인력유출이나 타격이 크지 않다고 말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 권명호> 실제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울산을 떠나고 있습니다. 이번 분사결정으로 4월까지 우선 다른 지역으로 가게 되는 현대중공업 직원은 5~6백 명으로 예상되지만 계속해서 구조조정이나 인력 역외 유출이 우려되고 있고 더구나 협력업체에 미치는 파장은 더 큽니다. 조선업 불황이 깊었던 지난 2년사이 약 100여 개의 협력업체가 사라졌고 협력업체 직원 1만3천여명이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회사에서는 해양 및 플랜트 엔지니어링센터 인력과 군산조선소의 근로자가 울산으로 이전할 것이므로 오히려 울산의 인구가 더 늘어난다고는 하는데요. 현대중공업이 앞으로의 회사 운영 계획과 인력 유입에 대해 우리 주민들이 신뢰할 수 있도록 명확하고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해 지역주민들을 안심시켜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이은정> 조선업 불황을 극복하고 경영효율화를 위해 회사가 추진하고 있는 분사에 대해 지자체가 경영간섭을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있어요. 이 부분에 대해 청장님께서는 뭐라고 말씀하시겠어요.

    ◆ 권명호> 네에, 그런 시각도 있을 수 있습니다. 현대중공업은 어느 한 개인의 회사가 아닙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기업이고 우리 동구와 함께 성장해 온 회사입니다. 45년 전, 동구에 현대중공업이 들어섰을 때 우리 주민들의 전하만 앞바다의 풍족한 어장과 문전옥답, 심지어는 자기들이 살던 집까지 내어 주었습니다. 세계적인 조선업 불황으로 현대중공업이 힘들 때는 우리 동구 주민은 묵묵히 회사를 응원하며 불황 극복에 적극 힘을 보탰습니다. 그런데 회사를 6개 사업부문으로 나누고 조선해양을 제외한 나머지 5개 사업장이 다른 지역으로 이전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큰 충격이었습니다.

    권명호 울산동구청장를 비롯해 박학천 울산시의원, 김수종 · 홍유준 · 박은심 · 박경옥 동구의원 등 6명은 지난 2월 20일 동구청 광장에서 현대중공업 분사를 반대하는 삭발식을 가졌다.(사진 = 울산동구청 제공)

     


    ◇ 이은정> 아무래도 40여 년을 함께 해 온 동구 주민들이 허탈하고 섭섭한 마음을 감출 수 없을 것 같은데, 현대중공업이 지역에서 갖는 의미가 특별하죠?

    ◆ 권명호> 우리 동구와 현대중공업은 지난 45년간 생사고락을 함께 해 온 동반자입니다. 구청에서 사업을 수립하거나 정책방향을 결정할 때도 늘 회사와 지역사회가 공동 발전할 수 있도록 추진해 왔습니다. 오는 7월에 동구 서부동에 문을 여는 퇴직자지원센터의 경우, 우리 구가 부지를 마련하지 못해 고심할 때 현대중공업이 바로 옆의 땅을 선뜻 내어주어 처음보다 더 크게 건립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리고 오는 5월에 개관예정인 울산동구육아종합지원센터의 경우, 현대중공업이 부지 확보에 적극 협조해 준 덕에 다른 구군과의 치열한 유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었습니다. 현대중공업이 우리 지역사회에 기여한 바는 다들 공감하고 그 뜻을 높이 사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 동구도 현대중공업의 기업 활동에 물심양면으로 적극 지원해 왔습니다. 현대중공업이 있었기에 동구가 세계적인 조선산업도시로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또 동구 주민들의 헌신적인 지지가 있었기에 지금의 현대중공업이 존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 이은정> 현대중공업도 이런 부분을 잘 알고 있을 거라 생각이 듭니다. 현대중공업은 그래도 여러 사업들 중 규모가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는 조선해양이 울산에 남아 있지 않느냐, 앞으로 조선업 경기가 회복되면 지역경제도 나아질 것이다 라고 말합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권명호> 현재로는 조선 수주 잔량이 줄면서 조선소의 도크 가동을 줄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해 6월에 4도크의 신조를 중단한데 이어 이달 중순에는 5도크가 가동을 멈췄다고 합니다. 하반기쯤 되면 현대중공업의 전체 11개 도크 가운데 4개가 가동을 멈출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경제계에서는 노후 선박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인 황산화물 처리에 대한 국제적인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오는 2018년부터 신규선박 발주가 늘고 특히, 세계적인 기술력을 가진 현대중공업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이 나오기는 합니다. 회사 경영은 회사의 몫이기는 하지만 그 결과는 지역사회에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빨리 회사가 예전의 모습을 회복하기를 바랍니다.

    ◇ 이은정> 지금으로서는 현대중공업이 계획한대로 사업 분할이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당장 어떤 대책을 마련한다는 게 쉽지 않아 보이지만 그래도 어떤 대비를 하고 계신지요?

    ◆ 권명호> 우리 동구는 사실, 수년전부터 동구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많은 사업들을 추진해 왔습니다. 지난해 슬도의 소리체험관을 건립했습니다. 대왕암공원의 오토캠핑장, 미로원을 조성했고 울산조선해양축제와 여름철 상설무대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일산해수욕장을 사계절 휴양공간으로 육성하기 위해 올해 경관개선사업에 착수합니다. 또 근대문화유산이 깃든 방어진항 일대에서는 방어진 옛 거리 복원 등 도시재생을 겸한 관광자원 육성사업이 추진중입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조선업에 치중된 동구의 경제 구조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됐습니다. 조선산업도시 동구를 조선해양관광도시로 육성해서 특정 산업의 경기변화에도 흔들림 없는 탄탄한 경제 구조를 만들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 이은정> 동구가 아름다운 관광지로 나아가기 위한 계획들 갖고 계신데요. 현대중공업 분사 분할과 관련해 얘기 나눠 봤습니다. 오늘 청장님께서 나와 주셨으니깐 동구지역 현안 하나 여쭤보겠습니다. 일부 동구 의원들이 울산대교와 염포산터널 통행료 인상과 관련해 권명호 동구청장께 분명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하고 있어요. 여기에 대한 청장님의 입장은요?

    ◆ 권명호> 네에, 저도 분명한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당연히 통행료 인상에 반대합니다. 염포산터널은 우리 동구의 대문입니다. 자기집 대문을 드나드는데 통행료는 내는 것은 합당하지 않습니다. 울산의 다른 지역에서도 터널 통행료를 내는 경우는 없습니다. 우리 구민들이 통행료 무료화는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울산시가 사업시행자인 울산하버브릿지와 체결한 계약 내용이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지역 시의원 세분과 김기현 시장님을 만나 뵙고 통행료 인상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을 전달하고 최대한 지역 여론을 반영해 최종 결정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동구지역의 어려움을 감안해 최선의 결정을 내려 주시리라 생각합니다.

    ◇ 이은정> 한가지 더 질문을 드릴께요. 울산교육연수원 이전 문제 입니다. 동구청과 울산시교육청이 이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데, 지금까지 과정을 다 설명하기는 힘들고요.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짧게 말씀해주시죠.

    ◆ 권명호> 네에, 그렇습니다. 울산시의회 교육위원회에서 적합하지 않다고 두 차례나 부결한 울산화장장 부지를 시교육청이 뒤늦게 고집하고 있으니 저도 정말 답답한 심정입니다. 다른 곳은 백번 다 양보하더라도 40년 이상 혐오시설로 사용된 화장장 부지는 우리 주민들에게 돌려줘야 합니다. 최소한의 예의이죠. 그러나 지역사회 통합을 위해 대화와 설득으로 끈기를 가지고 이 문제를 풀어나가겠습니다. 구민 여러분들의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 이은정> 여기까지 이야기 듣겠습니다. 오늘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 권명호> 네에, 감사합니다.

    ◇ 이은정> 지금까지 권명호 울산동구청장 이었습니다.
    권명호 울산동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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