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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에 뒤통수까지…'위기의 트럼프' 돌파구는 민주당?



미국/중남미

    공화당에 뒤통수까지…'위기의 트럼프' 돌파구는 민주당?

    • 2017-03-28 12:57

    공화당 강경파 프리덤 코커스 반대로 1호 공약 좌초...민주당 온건파와 연대 모색 중

    지지자들에게 연설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미국 의회 제도에는 ‘코커스’라는 독특한 시스템이 있다. 코커스는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연방 상하원 의원들의 모임을 일반적으로 일컫는 말인데, 이번에 ‘프리덤 코커스’가 트럼프 정권까지 흔들며 미국 보수 정가의 뜨거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24일, 공화당 소속 폴 라이언 미 하원 의장은 오바마 케어 폐지 법안을 철회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앞으로도 당분간은 오바마 케어와 함께 살아가게 될 것”이라며 패배를 인정해야 했다.

    라이언 의장은 미국의 건강보험개혁법(ACA), 이른바 ‘오바마 케어’를 대체할 미국건강보험법안(AHCA)를 주도한 장본인이다. 이는 오바마 케어를 폐지하겠다던 트럼프 대통령의 1호 공약이기도 했다.

    오바마 케어를 폐지하고 이를 대체하기 위한 법안, 이른바 ‘트럼프 케어’는 당초 공화당이 미 하원의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공화당이 과반이 넘는 의석을 갖고도 트럼프 케어가 좌절되는 참담한 결과를 만든 집단이 바로 ‘프리덤 코커스’다.

    가입 멤버가 비공개로 운영되는 프리덤 코커스는 대략 30여명의 공화당 하원 의원들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미국의 보수주의 운동의 한 부류인 ‘티 파티’와 연계돼 있으며, 오바마 케어와 관련해서는 완전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즉, 오바마 케어에 찬성해서 트럼프 케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트럼프 케어 또한 오바마 케어를 약간 수정한 것일 뿐이어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들이 캐스팅 보드를 쥔 채 완전 폐지가 아니면 찬성표를 던질 수 없다는 완강한 입장을 굽히지 않자, 결국 과반 찬성표를 확보하기 힘들어진 공화당은 표결 자체를 포기해버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표결 전날 프리덤 코커스 지도부를 백악관으로 불러 설득에 나섰지만, 협상의 달인이라는 트럼프조차 이들의 고집을 꺾지 못했다.

    트럼프의 적은 민주당이 아니라 공화당 안에 있었던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럼프 케어 표결이 좌절된지 이틀 뒤인 지난 26일 프리덤 코커스를 콕 집어 비판에 나섰다. 그는 “프리덤 코커스가 오바마 케어를 살렸다. 민주당원들이 워싱턴 DC에서 웃고 있다”고 트위터에 불만을 토로했다.

    오마바 케어를 폐지하겠다던 그의 공약이 좌초하면서, 트럼프 정권에 대한 지지도도 급락하고 있다. 미국 갤럽이 현지시간으로 27일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지지율은 36%에 그치며 사상 최저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열흘 전 지지율은 37%였다.

    취임 전부터 발목을 잡아 온 러시아와의 연루 의혹이 점점 불거지는데다 반(反) 이민 행정명령이 법원에 제동이 걸리고, 믿었던 오바마 케어 폐지 법안마저 내부의 적 때문에 좌초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리더십은 만신창이가 되어가는 형국이다.

    프리덤 코커스의 고집불통에 공화당 내부에 분열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프리덤 코커스의 일원이던 테드 포 공화당 의원이 지난 26일 코커스를 탈퇴했고, 공화당 내 온건 우파들도 “강경파가 우리 당의 진짜 문제”라며 프리덤 코커스를 비난하고 나섰다.

    과반 이상을 점유한 여당인 공화당도 믿을 수 없게 된 상황에서 트럼프는 자신이 그토록 비판해마지 않았던 민주당의 온건파와 손을 잡을 수도 있다는 제스처까지 취하고 있다.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부 중도 민주당원도 잠재적으로 받아들일 시기”라고 발언한데 이어,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도 앞으로 트럼프 정부가 제시할 세제개혁이나 인프라 투자 등과 관련해 “(민주당과의 협력을) 전적으로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이념은 공화당 또는 민주당으로 명확히 규정되지 않는다. 공화당이 그를 전적으로 밀어주지 않는다는 것은 이번 ‘트럼프 케어’ 좌초로 분명히 드러났다. 보수당인 공화당의 내분이 일어나고,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온건파와도 일부 연대 움직임을 보이면서, 미 정가의 공식처럼 자리 잡은 공화-민주 양당구도 또한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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