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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법조

    '피의자' 박근혜, 오늘 조사로 운명갈린다

    검찰, 뇌물죄 적용할지 주목…朴 측 혐의 적극 부인할 듯

    박근혜 전 대통령이 피의자로 검찰에 출석하기 하루 전인 20일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 입구에 박 전 대통령이 서게 될 포토라인이 설치돼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2017년 3월 2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운명의 날'이 밝았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할 예정이다. 지난 10일 헌법재판소의 탄핵안 인용 결정으로 파면된 지 11일 만이다. 검찰에 소환된 전직 대통령으로는 전두환, 노태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네 번째다.

    이날 조사 결과에 따라 검찰이 박 전 대통령에게 뇌물죄를 적용할 지 직권남용·강요죄를 적용할지 갈린다는 점에서 박 전 대통령의 운명도 함께 결정될 전망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21일 오전 출석한 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과 출연 대가로 대기업들로부터 금전을 받아냈는지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박 전 대통령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검찰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수첩 등 확보된 증거들이 박 전 대통령의 지시 정황을 명확하게 드러내고 있다며 혐의 입증을 자신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특수본 1기 수사 당시 박 전 대통령에게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및 강요 혐의로만 적용했다.

    그러나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수사 과정에서 삼성과 비선실세 최순실 씨 측의 직접적인 금전거래 정황을 포착하고 뇌물수수 혐의를 추가 적용했다. 이를 넘겨받은 검찰도 현재 뇌물죄를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검찰은 SK와 롯데, CJ를 주요 대기업으로 지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으며, 수사 결과에 따라 뇌물혐의를 적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의 사면을 받는 대가로 미르·K스포츠재단에 111억 원을 출연하고 최순실 씨 측으로부터 80억 원 추가출연을 요구 받았는지가 수사 대상이다. 최 회장도 지난 18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돼 장시간 조사를 받았다.

    아울러 검찰은 롯데그룹이 두 재단에 45억 원을 출연하고 K스포츠재단에 70억 원을 추가 출연했다가 돌려받은 정황도 의심하고 있다.

    롯데가 시내 2015년 11월 면세점 심사에서 탈락했다가 지난해 3월 박 전 대통령-신동빈 회장 독대 후 면세점 사업자로 추가 선정된 데다 검찰 수사를 앞두고 돈을 돌려받은 정황이다.

    검찰은 18일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를 불러 조사하는 등 화력을 높이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1월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에 1조 40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한 CJ그룹 역시 이재현 회장의 특별사면을 앞두고 진행됐다는 점에서 대가 관계를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조만간 CJ로도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검찰은 지금껏 박 전 대통령에 대해 기존처럼 직권남용과 강요 등 혐의를 적용할 지, 뇌물죄를 적용할 지 밝히는 데 말을 아껴왔다. 하지만 이날 박 전 대통령 조사를 통해 검찰의 '속내'도 어느 정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비장의 '카드'를 들이밀어 유의미한 결과를 얻어낸다면 뇌물 혐의를 적용하는 데 한층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한편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박 전 대통령도 이날 검찰 소환조사에서 적극적으로 방어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전 대통령은 대국민담화와 특정 인터넷 언론 출연,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과정에서 제출한 답변서에서 시종일관 "선의였다"고 주장해왔다.

    지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당시 딸 정유라(20) 씨의 승마 경기를 관람하던 최순실 씨. (사진=자료사진)
    이에 따라 검찰 조사에서도 최대한 사적이익을 취한 최순실 씨와 '선긋기' 공략을 펴면서 대의와 선의 차원에서 재단설립과 모금을 지원했다는 취지로 진술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청와대 연설문 등 유출과 관련해서는 최순실 씨에게 도움을 받은 적 있다고 인정했기 때문에 청와대 '기밀'이 아니라는 취지로 진술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이날 밤 늦게까지 박 전 대통령을 조사한 뒤 내용을 검토해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필요할 경우 추가 조사를 진행할 수도 있지만, 대통령 조사를 수 차례 하기에는 검찰이 져야 할 정치적 부담이 너무 크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

    검찰로서는 특수본 2기가 본격적으로 수사에 나선지 얼마 되지 않아 박 전 대통령을 소환했고, 오는 5월 조기 대선이 열릴 예정인 만큼, 한달 안에 최대 성과를 내기 위해 구속수사를 택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 지지세력을 중심으로 한 역풍이 불 수 있고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두루 감안하면 검찰 수뇌부가 정치적 판단을 내려 불구속 수사 방향으로 가닥을 잡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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