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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검색광고에 멍드는 소상공인…"매출 절반이 광고비"



기업/산업

    고가 검색광고에 멍드는 소상공인…"매출 절반이 광고비"

    매출의 50%까지 광고비로, 브로커업체 판치는 파워링크, 변종 광고 성행

     

    온라인 포털 네이버가 막강한 영향력을 이용해 '포털 검색광고'를 독점해 갖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치솟는 광고비 부담에 브로커업체, 변종광고까지 이어지면서 소상공인들은 최소한의 규제라도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와 네이버는 나몰라라 하고 있다.

    ◇ 소상공인들 "매출의 20~50% 네이버 광고비로"

    부동산, 컴퓨터판매와 수리, 안경업, 의류, 음식점, 이미용업소, 꽃집 등 네이버 광고에 목을 맬수 밖에 없는 중.소상공인들은 천정부지로 오르는 광고비 부담에 한숨만 내쉬고 있다.

    가뜩이나 내수부진으로 장사가 안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상인들은 '네이버에 광고하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는데 광고가 너무 비싸 앞길이 막막하다'고 하소연한다.

    '컴퓨터 119'를 운영중인 김 모(인천시)씨는 "네이버에서 '컴퓨터 수리'같은 대표 검색 키워드는 비용이 너무 비싸고 금방 소진돼 소상공인들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 달에 적게는 60만원에서 많게는 100만원을 들여 네이버에 자신이 운영하는 컴퓨터 가게 광고를 실었는데, 월수입이 300만원에 미치지 못할 때도 손님을 끌려고 광고를 내곤 했지만 광고비 부담이 계속 올라가 결국 광고내기를 포기했다"고 말했다. 월수입의 20~33%를 광고비에 쏟아부은 셈이다.

    사정은 부동산중개업이나 음식점, 꽃집 등 다른 소상공인들도 마찬가지.

    부동산사업조합 권순종 이사장은 "네이버광고는 안하면 당장 망하니까 고사하니까 버티기 위해서 광고를 한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인터넷이 전일화되고 모바일 세상으로 바뀐 요즘 웬만한 생활정보는 대부분 네이버나 다음검색을 통해 찾는 것이 일상화됐다. 이렇다보니 두 포털업체들의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세다.

    그런데 네이버.다음의 식욕은 끝이 없다. 권 이사장은 "네이버가 부동산 중계 매물 홍보의 독점적인 수단이 된 상황에서 신종 광고 기법까지 계속 도입해, 효과를 보려면 이중, 삼중으로 광고를 해야할 판"이라며 "광고비가 많이 들어갈 수 밖에 없는 구조가 고착화됐다"고 푸념했다.

    네이버 파워링크 광고

     


    ◇ '네이버 파워링크' 브로커업체 판쳐, 변종 광고 줄줄이

    컴퓨터소프트웨어판매조합 김대준 이사장은 "네이버에서 '컴퓨터 조립, 수리' 등의 키워드를 치면 파워링크에 나오는 업체들은 실제 영업하지 않고 광고만 따서 배정해주는 브로커"라고 밝혔다.

    이어 "경매 방식의 광고비가 비싸 소상공인들이 감당을 못하자 브로커들이 파워링크를 차지하고 주문를 받아 컴퓨터 업체에 배정을 해주고 50%까지 수수료를 떼가고 있고 이러다 보니 업체들은 소비자들에게 과다 청구에 사기까지 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네이버의 검색과 포스트 기능을 활용하거나 블로그나 맛집 등을 광고에 이용하는 등 각종 변종 광고 상품이 줄줄이 등장하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네이버는 '우리는 문제가 없고 광고만 열어줬을 뿐'이라며 나몰라라 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불만이다.

    ◇ 네이버 포털 검색 광고 독점... "소상공인이 검색광고 70~80%"

    네이버의 광고상품은 검색광고, 디스플레이광고, 비즈니스서비스 등 다양하고 각종 첨단광고기법이 계속 개발되고 있다.

    오프라인 광고와 달리 온라인 광고는 광고기간에 비례해 광고비를 책정하는 '기간제 지불형' 광고와 노출수에 비례한 '노출기반 지불형' 광고, 클릭수나 방문수,가입수,구매수 등 이용자의 특정 행동에 비례해 광고비를 책정하는 '성과기반 지불형' 광고가 있다.

    또 이러한 세 가지 방식을 혼합해 광고비를 책정하는 '혼합 지불형' 광고가 있고 다양한 광고 방식이 계속 개발되면서 광고주들의 부담도 심해지고 있다.

    이용자가 검색어를 입력하면 광고주의 웹사이트 등으로 접속을 유도하는 '검색광고'만해도 싸이트 검색, 쇼핑검색광고, 컨텐츠검색광고 등 여러 종류가 있다.

    예를 들어 네이버에서 '꽃집'을 검색하면 싸이트 검색(파워링크) 광고업체가 1~10위까지 나온다.

    '파워링크' 광고의 경우 이용자의 클릭 수에 따라 클릭당 70원에서 10만원까지 광고비가 부과되며, 광고주가 클릭당 단가를 높게 책정할수록 검색 상위에 랭크된다.

    네이버의 광고 입찰이 경매방식이라 정해진 가격이 없지만 파워링크 등에 광고를 하려면 한달에 수천만원이 들어가고 클릭 수에 따라서 비용이 더 치솟는다.

    네이버의 지난해 광고 매출액은 2조 9,670억원이고 이 가운데 검색 광고의 비중은 70~80%로 알려지고 있다. 검색광고 매출이 2조 769억원에서 2조 3,736억원인 셈이다.

    네이버의 2012년 검색과 디스플레이 전체 광고액이 1조 5,532억원이고 검색광고가 1조 2,065억원을 차지한 것과 비교해 볼때 전체 광고액과 검색광고액이 비약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

    네이버 검색 광고의 80%정도는 월 50만원 이하 광고비를 부담하는 중소상공인들이다.

    인터넷 마케팅 전문업체 등에 따르면 지난해말 네이버의 검색 점유율은 75%, 다음은 1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 소상공인 "최소한의 규제라도 해야" VS 네이버·정부 "나몰라라"

    울며겨자먹기로 광고를 할 수 밖에 없는 700만 소상공인들은 '더 이상 못살겠다'며 대선 주자들에게 네이버, 카카오 등 인터넷포털 규제법을 만들고 골목상권을 보호해달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인터넷 포털 정보 대부분이 공공재 성격이라며 소상공인 보호를 위한 공공 쿼터제 도입과 정부와 포털업체, 소상공인 협의기구 구성 등을 요구하고 있다.

    포털업체의 과당 광고비 책정과 불공정거래를 감시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되야 한다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네이버 검색이 정보공유라는 차원에서 공공재인데 비싼 광고비 순으로 줄을 세운다면 불공정거래"라며 "인터넷 공간을 먼저 선점해서 검색광고비로 대부분의 수익을 올린다면 과도한 폭리이다"라고 밝혔다.

    또 "네이버가 검색광고비를 조금만 올려도 중소상인들은 아사하고 만다"며 "룰을 만들고 규제를 해야 소상인들이 길거리로 나앉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김창룡 교수는 "사실상 네이버가 돈이 되는 것이면 모두 손을 대는 식으로 업무를 확장해서 독점 구조 속에서 큰돈을 벌고 있는 상황인데 정부는 최소한의 규제도 않고 있다"고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네이버의 광고비 순대로 줄을 세우는 파워링크 광고 등이 광고라고 표시하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고 방송통신위원회는 "올해부터 구체적인 규제 방안을 연구해보겠다"고 느긋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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