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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컷으로 되돌아 본 朴대통령 탄핵심판



법조

    5컷으로 되돌아 본 朴대통령 탄핵심판

    • 2017-03-10 04:00

    3.13 마지노선, 최순실의 모르쇠, 막말 퍼포먼스, 사이다 발언, 최후진술까지

    석 달 동안 20차례 심판정 전투가 펼쳐졌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인상적 장면 5컷을 CBS노컷뉴스가 꼽았다.

    8인 재판관 체제 선고 의지, 최순실씨의 말말말, 박 대통령 측의 막말, 재판부의 사이다 발언 등을 되돌아봤다.

    헌재는 지난달 27일 3번의 준비절차를 포함해 20번째 열린 탄핵심판 최종변론을 끝으로 56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박한철 전 헌법재판소장.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 박한철 소장의 마지막 당부는 '3.13 마지노선'…朴대통령 측 "중대결심" 반발

    박한철 전 헌법재판소장은 지난 1월 말 퇴임을 목전에 둔 9차 변론에서 이정미 재판관의 퇴임 전 '8인 재판관 체제'에서 선고돼야 한다며 '3월 13일 마지노선'을 제시했다.

    7인 재판관 체제에선 "심판결과를 왜곡시킬 수 있다"며 "심리와 판단에 막대한 지장을 줄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이유였다.

    박 대통령 측 이중환 변호사는 즉각 자리에서 일어나 "만에 하나 저희가 신청한 증인들이 대부분 불채택돼 방어권 행사가 불가능하다면 심판 절차를 의심할 수밖에 없어 중대한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반발했다.

    대리인단 전원 사퇴를 언급한 것이었지만, 이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 변호사는 최종변론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그땐 상당히 쇼크를 받았다"며 "항의표시로 전원사퇴를 생각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인 최순실씨.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증인 최순실의 말·말·말…오만했고, 오락가락했다

    비선실세 국정농단의 장본인 최순실씨는 탄핵심판 증언대에 서기 위해 지난 1월 16일 헌재에 출석했다.

    최씨가 기자들에게 받은 질문은 "박 대통령이 탄핵 당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였다.

    최씨는 당시 5차 변론 내내 모르쇠로 일관했다. 증인신문 도중 비아냥대거나 도리어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심판정 곳곳에서 분노와 실소가 터져 나왔다.

    재단 운영 관여는 "선의", 청와대 문건 수정은 "표현만", 세월호 7시간에 대해선 "어제 일도 기억 안 난다", 샤넬백 뇌물 의혹은 "명절 선물"이라고 진술했다.

    태도는 오만했고, 진술은 오락가락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 대리인 김평우(72·사법시험 8회) 변호사가 8일 오전 헌법재판소 앞 '장외 시위'를 하며 선고일 지정을 앞둔 헌재를 압박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 김평우 변호사의 막말 퍼레이드, 서석구 변호사의 태극기 퍼포먼스

    대한변호사협회장을 지낸 김평우 변호사는 지난달 22일 16차 변론 도중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가 정면으로 충돌해서 우리나라 아스팔트길들은 전부 피와 눈물로 덮여요"라고 협박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주심 강일원 재판관을 겨냥해 "국회 측 수석대변인"이라는 원색적 비난을 이어갔다.

    이정미 권한대행이 주의를 주자 "아이, 이거 참. 죄송하게 됐네"라면서도 이 대행을 향해 "이정미 재판관께도 한 말씀 드려야겠네. 퇴임날짜에 맞춰 재판이 과속으로 진행되는 것 아니냐"고 도발했다.

    앞서, 김 변호사는 직전 변론에서 종결이 선언되려던 찰나 발언권을 요구하더니 당뇨를 이유로 점심 식사 후에 계속 진행하자고 주장했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그럴 거면 왜 헌법재판관씩이나 하냐"고 고성을 질렀다.

    서석구 변호사가 김 변호사의 소맷자락을 붙잡으며 만류했지만 허사였다.

    박 대통령 측 대리인단의 기행(奇行)은 서 변호사가 '원조'다.

    서 변호사는 지난달 14일 13차 변론 전 대심판정 안에서 미소를 머금은 표정으로 태극기를 펼쳐 들었다가 헌재 직원에게 곧바로 제지당했다.

    도심 집회 때마다 태극기를 두르고 참석한 것으로 알려진 그가, 탄핵심판정마저 집회장소로 여기는 듯했다.

    강일원 재판관 (사진공동취재단)

     

    ◇ 재판부의 사이다 발언…주심 강일원 "헌법재판 많이 안 해보셨죠?"

    부글부글 끓었을 재판부는 침착함을 유지했지만, 가만히 앉아만 있지도 않았다.

    김평우 변호사의 막말 물의에 주심 강 재판관은 단단히 뿔이 난 모습이었다.

    강 재판관은 "김평우 어르신께서는 헌법재판을 많이 안 해보셔서 그런 것 같다"며 재판 진행의 편향성 주장을 일축했다.

    "이 사건은 형사재판이 아니다. 탄핵심판이다"라는 게 '교통정리형 주심' 강 재판관의 레퍼토리다.

    박 대통령 측의 무더기 증인신청 때는 "오히려 불리한 진술을 할 것 같은데, 왜 신청했는지 모르겠다. 증인들이 나오면 뭐가 달라지느냐"고 지연 의도를 꼬집기도 했다.

    권한대행 전 이 재판관은 증인 이영선 행정관을 향해 "위증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경고장을 날린 적도 있다. "증인은 본인 말이 납득이 되느냐"고도 했다.

    송곳형 질문, 돌직구 같은 반문을 증인들에게 던지거나 "진실을 이야기해야 한다"며 달랜 것도 8인의 재판관들이었다.

    권성동 법사위원장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 최후진술…'울컥한' 권성동 VS '뻣뻣한' 박 대통령

    소추위원 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지난달 27일 최종변론에서 "국민"을 언급하던 중 또렷하던 목소리 톤이 흔들렸다.

    감정을 추스른 그가 강조한 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파면을 통해 정의를 갈망하는 국민이 승리하였음을 소리 높여 선언해 주시기 바란다"는 거였다.

    권 위원은 최종변론 뒤 기자들과 만나 "10번 정도 사전에 최후진술문을 읽어봤는데, 나라가 웃음거리가 되고 국민이 분열했다는 생각이 들어 저도 모르게 죄송해서 울컥했다"고 말했다.

    (사진=청와대 제공)

     

    끝내 심판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박 대통령은 대리인 이동흡 변호사를 통해 대독 의견서를 냈다.

    최순실씨를 "옷가지 등 소소한 것을 챙겨준 사람"이라며 인연을 설명했던 박 대통령은 연설문 표현 수정은 일부 인정하면서도 탄핵소추 사유는 전면 부인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에 대해 "너무나 가슴이 아팠다"고 했는데,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는 건 정작 본인이었다. 여전한 '유체이탈 화법'이었다.

    박 대통령은 다만, "어떤 상황이 오든 소중한 대한민국 국민들을 위해 혼란을 조속히 극복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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