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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제안 → 박근혜 행동…국정농단의 공식



법조

    최순실 제안 → 박근혜 행동…국정농단의 공식

    미르-K재단 설립·정유라 특혜·영재센터 지원 등 판박이 패턴

    (사진=자료사진)

     

    6일 최종수사결과를 발표한 박영수 특검팀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파헤치면서 발견한 국정농단의 공식이 있다.

    바로 최씨가 무언가를 먼저 제안하거나 불만을 토로하면 박 대통령이 이를 적극 수용해 참모에게 지시하고 실천하는 패턴이 반복됐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특검은 박 대통령을 최씨에게 적용된 뇌물죄의 공범으로 판단했다.

    ◇ 최순실 "재단 설립해 같이 운영하자"…박근혜 'OK'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인 미르재단·K스포츠 재단의 설립과 운영 과정에서도 이 공식은 정확히 적용됐다.

    최순실씨는 지난 2015년 5월 박 대통령에게 대기업들로부터 돈을 받아 재단법인을 설립해 함께 운영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특검은 공소장에 적시했다. 기업들은 출연만 하고 실제 운영과정에서는 배제하는 방법이었다.

    박 대통령은 이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같 은해 7월25일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을 단독면담한 자리에서 "문화·체육과 관련된 재단법인을 설립하려고 하니 적극 지원하라"면서 출연금 명목으로 돈을 요구했다.

    재단 지원이 생각보다 빨리 이뤄지지 않자 최씨는 석달후 인 10월 중국 총리의 방한을 핑계로 박 대통령에게 "중국과의 문화재단 양해각서 체결을 위해 문화재단 설립을 서둘러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에게 "재단 설립이 왜 빨리 진행되지 않느냐"고 다그쳤다.

    이 무렵 최씨는 '미르재단'의 이름과 이사장 등 임원을 내정해 박 대통령에게 전달했고, 박 대통령은 이를 그대로 안 전 수석에게 알려줬다.

    박 대통령 지시를 받은 안 전 수석은 전경련 측에 전달해 재단법인 설립에 그대로 반영하게 했다.

    ◇ 崔 '정유라 지원' 요구에 朴 "좋은 말 사줘라" 주문

    박 대통령은 최씨의 말을 듣고 최씨의 딸 정유라에 대한 특혜 지원에도 적극 개입했다.

    최씨는 딸 정씨가 2013년 4월 전국승마대회에 출전해 우승을 하지 못하자 대한승마협회 임원들과 대회 심판들에 대해 경찰이 내사에 나서게 했다.

    최씨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석달 후 박 대통령에게 문체부 공무원을 통해 승마협회 비리를 조사하도록 부탁했다. 박 대통령은 이를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에게 지시했다.

    하지만 노태강 전 문체부 국장은 최씨의 측근였던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에 대한 문제점까지 지적하는 보고서를 청와대에 제출했고 최씨는 이에 불만을 품게 됐다. 최씨가 노 전 국장의 좌천 인사를 요구하자 박 대통령은 바로 이를 공개적으로 지시했다.

    '뇌물죄 고리'의 시발점인 삼성그룹의 승마협회 회장사 수용도 최씨의 요구를 박 대통령이 실행에 옮기면서부터다.

    최씨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 작업에 박 대통령의 도움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하고 이런 제안을 했다.

    박 대통령은 2014년 9월15일 대구에서 열린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에서 이 부회장과 단독면담을 하면서 “대한 승마협회 회장사를 삼성그룹에서 맡아 주고 승마 유망주들이 올림픽에 참가할수 있도록 좋은 말도 사주는 등 적극 지원해 달라”며 정씨에 대한 승마지원을 요구했다.

    박 대통령은 이듬해 7월 최씨의 불만을 듣고 이 부회장을 질책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번에 이야기했던 승마 관련 지원이 많이 부족한 것 같다. 도대체 지금까지 무엇을 한 것이냐, 삼성이 한화보다도 못하다"면서 "승마 유망주를 해외 전지훈련도 보내고 좋은 말도 사줘야 하는데 삼성이 그걸 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최씨의 뜻대로 승마협회 특정 임원을 언급하며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 직계 직원들로 교체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하라"고 채근했다.

    ◇ 최씨 설립 영재센터에 朴 '지원 또 지원…'

    최씨가 설립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가 삼성 측으로부터 거액의 후원금을 받는 과정도 이런 공식을 벗어나지 않는다.

    최씨는 2015년 7월 14일 동계스포츠 인재를 육성한다는 명목으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설립하고 조카 장시호씨에게 운영을 맡겼다.

    최씨는 같은 달 23일 박 대통령에게 삼성에서 후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하면서 사업 계획안을 전달했다.

    박 대통령은 이틀 뒤 이재용 부회장과의 단독 면담하고 “동계스포츠 메달리스트들이 설립한 단체인 영재센터에 돈을 지원하라. 제일기획 김재열 사장에게 지원하게 하라”고 말했다.

    이듬해 이뤄진 추가 지원도 똑같은 과정을 거쳐 이뤄졌다.

    최씨는 2016년 2월 14일 박 대통령에게 삼성으로부터 추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며 9억7600여만원의 예산 액수가 적힌 사업 계획안을 넘겼다.

    박 대통령은 하루 뒤 이 부회장과 독대하고 “영재센터에 추가로 후원을 해달라”면서 최씨의 사업계획서를 그대로 전달했다.

    삼성은 같은해 3월 3일 삼성전자 자금 10억7800만원을 영재센터 계좌로 보냈다.

    미르·K재단 설립과 정유라 지원, 그리고 뇌물 수수 과정에서도 최씨와 박 대통령은 머리와 손발 역할을 하며 '한몸'처럼 움직였던 것이다.{RELNEWS: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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