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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특검 "우병우 검찰수사 부실했다…시나리오 의심"



법조

    [단독]특검 "우병우 검찰수사 부실했다…시나리오 의심"

    • 2017-03-06 04:00

    禹, 이석수 의혹 보도한 MBC 기자와 수시로 통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 수석비서관에 대한 애초 검찰 특별수사팀의 수사가 부실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는 우 전 수석과 사시 동기인 윤갑근 대구고검장이 수사팀장을 맡으면서 제기된 우려가 그대로 현실화한 셈이다.

     


    복수의 특검 관계자는 5일 "우 전 수석에 대한 검찰 특수팀의 수사는 전체적으로 제대로 한게 없다"고 말했다.

    검찰이 대대적으로 꾸린 특별수사팀은 우 전 수석 가족회사인 (주)정강의 횡령 뿐아니라 아들 병역 특혜나 다른 개인비리 의혹에 대해 뚜렷한 혐의를 밝혀내지 못하고 해산했다.

    윤 고검장은 이에 대해 "나중에 수사기록을 보면 알 것이다. 우리는 최선을 다했고 나름의 성과도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특검이 판단은 이와 정반대다.

    특검은 정강의 미술품을 통한 횡령·탈세 의혹을 파헤치기 위해 우찬규 학고재 대표를 부르고, 정강 계좌에서 수상한 뭉칫돈이 들락거린 정황을 잡는 등 나름의 진척을 보였다. 이는 검찰에서는 손도 대지 않았던 부분이다.

    특검은 수사범위가 제한돼 우 전 수석의 개인비리를 더 캐지는 못했지만, 그렇지 않았다면 상당한 성과를 냈을 것이라는 게 내부의 판단이다.

    개인 비리 수사에 대해 우 전 수석은 특검법이 규정한 수사범위를 벗어났다고 강력히 항의하기도 했다.

    특검은 특히 윤갑근 수사팀이 사실상 '맹탕 수사'에 그친 점은 검찰의 수사 방향이 틀어졌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이는 결정적인 순간 마다 이뤄진 우 전 수석과 검찰 수뇌부들 간의 통화 사실이 간접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특검에 따르면, 우선 우 전 수석은 김수남 총장과 지난해 7~10월에 20여 차례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교롭게도 MBC에서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에 대한 감찰 기밀 의혹에 대한 보도가 있었던 지난해 8월16일에도 두 사람은 통화를 했다. 우 전 수석은 또 이 전 감찰관이 자신을 검찰에 수사의뢰한 8월18일에는 김주현 대검 차장과 전화를 주고 받았다.

    윤갑근 특별수사팀이 구성된 같은 달 23일에도 우 전 수석과 김 총장은 20여분간 통화했다.

    우 전 수석은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일때는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과도 잦은 통화를 했다.

    특검이 이들 간의 통화 내용까지 밝혀내지는 못했지만, 수사와 관련된 정보가 오갔을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검은 검찰의 우 전 수석에 대한 부실수사와 이 전 감찰관에 대한 과잉수사가 우 전 수석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전 감찰관은 검찰 수사를 계기로 사표를 냈다.

    이 전 감찰관이 수사를 받게 된 원인이 된 MBC보도 직전(8월16일)에 우 전 수석은 MBC기자와 통화하기도 했다. 보도를 전후로 보면 통화 횟수는 수십통으로 늘어난다. 우 전 수석은 이날 김 총장과도 통화했다.

    이 때문에 '우병우-이석수 수사'의 방향이 우 전 수석의 개입으로 뒤틀렸을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사건 당사자가 수사에 개입했다면 적지 않은 후폭풍이 불가피하다.

    특검 관계자는 "MBC보도부터 쭉 일련의 시나리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우 전 수석과 수사를 담당한 윤 고검장이 직접 통화하지 않더라도 김 총장과 안태근 국장을 통해 우 전 수석이 얼마든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MBC보도→이석수 수사대상 포함→이석수 과잉수사·우병우 부실수사→우병우 기소 실패'가 필연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는 게 특검의 시각이다.

    윤갑근 수사팀과 국정농단 수사를 했던 특별수사본부를 거쳐 특검으로 넘어온 우 전 수석 수사는 결국 미완에 그쳤다. 다시 바통을 이어받는 검찰은 우 전 수석에 대해 세번째 수사를 하게 됐다.

    이번에도 의미있는 결실을 맺지 못할 경우 검찰은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밖에 없다.{RELNEWS: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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