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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격 높인 120분 토론 배틀…민주당 후보토론 '성황'



국회/정당

    품격 높인 120분 토론 배틀…민주당 후보토론 '성황'

    송곳 질문공세에 때론 언성 높였지만 배려 분위기 속 '모두가 승자'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안희정 충남지사(왼쪽부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최성 고양시장, 이재명 성남시장이 3일 오후 서울 목동 CBS사옥에서 시사프로그램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에 출연해 합동토론회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들은 3일 오후 CBS 주관으로 열린 첫 합동 방송토론회에서 때로는 날카로운 질문으로 격렬하게 맞붙었지만 서로를 배려하며 생산성 있는 정책토론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문재인 전 당 대표와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가나다순)은 이날 오후 6시부터 서울 목동 CBS사옥에서 진행된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약 120분동안 열띤 토론을 벌였다.

    ◇ 농담과 여유로 훈훈하게 시작

    4명의 후보는 토론 시작 30분 전에 CBS 사옥에 도착해 여유롭게 토론 준비에 임했다.

    후보들은 발언 순서를 정하기 위한 방식으로 제작진이 내민 '사다리 타기' 그림판 앞에서 즐거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재명 시장과 문재인 전 대표, 최성 시장, 안희정 지사의 순으로 순번이 부여됐다.

    문 전 대표는 이 시장 등을 향해 "두 사람은 살 판 나신 것 같아요"라고 농담을 던지며 여유를 보였다. 지지도 1위인 자신에게 공세를 가할 기회의 장이 마련된 것 아니냐는 너스레였다.

    지지도 면에선 '최약체'로 분류되는 최 시장은 "4명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잘 해보시지요"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성남시장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목동 CBS사옥에서 시사프로그램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합동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 대연정·캠프구성·법인세 등 놓고 격렬해진 토론

    토론 시작과 함께 각 후보들은 '자신이 왜 민주당 대선 후보가 돼야 하는지', '개헌에 대한 계획' 등에 묻는 공통 질문에 차분하게 준비해온 답변을 내놨다.

    하지만 17분간 각 후보가 상대 후보를 향해 질문을 할 수 있는 상호토론(주도권 토론) 시간이 주어지자 각 이슈를 놓고 치열하게 맞붙었다.

    대세론을 의식한 듯 후보들의 질문은 문 전 대표에게 집중됐다.

    가장 먼저 질문권을 받은 안 지사는 문 전 대표의 비대해진 캠프와 협치불가 입장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안 지사는 "문재인 정부가 아니라 민주당 정부가 돼야한다", "대통령이 되면 그를 도왔던 분들이 당과 청와대를 접수한다", "대선공약집은 당의 이름으로 나와야한다"며 문 전 대표의 매머드급 캠프 구성을 맹비난했다.

    문 전 대표는 "대선 후보 정책을 당에 맡겨야한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후보들이 활발하게 정책개발해야 당의 정책지평이 넓어진다"고 맞받았지만 두 사람 간에 긴장감 도는 설전은 계속됐다.

    이 시장 역시 자신에게 질문권이 주어지자 준비한 차트까지 내보이며 문 전 대표의 법인세 정책 등 재벌해체 의지 부족을 집중적으로 파고 들었다.

    이 시장은 "문 전 대표가 재벌들 준조세 16조4000억원을 없애주겠다고 공약했다", "'10년의 힘'이라는 조직을 만들었던데 삼성을 포함해 재벌출신들이 상당수 포함됐다", "삼성에 대한 X파일 특검에 반대의견을 냈다"고 몰아붙였다.

    문 전 대표는 이 시장의 거듭된 추궁을 중간에 적극적으로 끊어가며 "법에 근거하지 않는 정경유착 수단으로 오가는 검은 돈을 없애자고 한 것", "노동자 포럼도 결성했는데 균형있게 말해야지 한 대목만 떼서 이야기하면 곤란하다"고 맞대응하는 등 긴장감은 계속됐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목동 CBS사옥에서 시사프로그램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합동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문 전 대표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안 지사에 대해서는 대연정 발언과 공공부문 일자리 중요성 간과, 이 시장에 대해서는 일자리 고민 없는 기본소득의 한계 등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맞받았다.

    문 전 대표는 "안 지사가 통합과 포용에만 꽂혀있다. 협치와 대화 다 좋지만 탄핵반대를 외치는 자유한국당까지 함께하는 대연정을 말하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공격했다.

    또 "안 지사가 제 정책인 공공부문 일자리에 대해 '민간에 맡겨야 한다'고 비판했는데 정작 안 지사 정책 홈페이지에는 공공부문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고 엇갈린 입장을 취했다"고 파고들었다.

    이 시장에 대해서는 "기본소득 28조원에 토지배당 15조원도 좋지만 일자리를 먼저 만들면 국민소득은 저절로 늘어난다"며 근본적인 해결책을 요구하기도 했다.

    최 시장은 안 시장을 향해 "박근혜 국정농단 세력과의 연정은 민주주의 정당정치를 정면으로 위배한다", "김대중 적자라고 칭하면서 박 대통령이 사고친 사드배치에 대해 잘못했다고 인정하지 않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공세를 이어갔다.

    직접 상대방에게 질문을 던지는 주도권 토론에서 후보들은 자신들의 강점을 내세우면서 검증되지 않은 상대편의 주장을 논의의 테이블로 끌어올려 공격했다.

    이 과정에서 질문을 받은 후보들은 질문자의 질문을 끊어가며 적극 방어했고, 때로는 말싸움 직전까지 가는 아슬아슬한 장면도 연출됐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최성 고양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가 3일 오후 서울 목동 CBS사옥에서 시사프로그램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합동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 배려와 덕담 오가는 정책토론의 장

    격렬한 토론이 이어졌지만 후보자들 모두 민주당이라는 한 배를 타고 있다는 점은 간과하지 않았다.

    할 말은 다 쏟아냈지만 긴장감이 서릴 때마다 서로 농담을 주고 받으며 분위기를 누그러뜨려 사회자가 개입할 부분이 거의 없었다.

    이 시장이 문 전 대표에게 "친재벌 후보라는 말씀은 안들었으면 좋겠다"고 뼈있는 지적을 하자, 문 전 대표는 "재계에서는 좋아하겠네요"라고 응수하며 여유를 보였다.

    질문이 '빅3'에게만 집중되자 문 전 대표는 자신의 주도권 토론 첫 상대로 최성 시장을 지목해 충분한 답변 시간을 주는 배려도 보여줬다.

    후보들은 자신에게 질문이 주어지지 않았을 때도 답변하는 상대방과 눈을 마주치며 고개를 끄덕이는 등 품격높은 토론의 진수를 선보였다.

    최 시장은 안 지사에게 "대연정 관련 10개 질의를 보냈는데 못봤냐? 서면으로 제출해달라"고 말해 웃음바다를 만들었다.

    덕담도 잊지 않았다.

    문 전 대표는 이 시장을 향해 "촛불집회에서 세게 말씀하셔서 우리 민주당의 지지도를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하셨다. 감사하다"고 했다.

    최 시장은 "문 전 대표의 진정성 있는 정책과 내공, 이 시장의 시원시원한 정책 제안, 그리고 안 지사의 안정감을 높이 산다"고 평가했다.

    안 지사는 "후배들과 경쟁할 수 있어서 영광이라고 말씀하신 문 전 대표께 정말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 민주당 후보 총출동…첫 합동토론회에 뜨거운 관심

    민주당 최종 후보의 본선 경쟁력이 높아 '여자양궁 국가대표 선발전'에 비견된 민주당 예비후보 첫 합동 토론회에 국민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CBS라디오와 노컷뉴스 페이스북, 보이는 라디오 '레인보우' 등으로 동시 생중계된 만큼 후보들의 발언 하나하나에 시청자들은 실시간 질문과 댓글을 달며 동참했다.

    후보들의 발언 모습이 생중계된 페이스북 동시접속자 수는 1만명을 넘어섰고, 시청자수는 25만8000뷰에 달했다.

    페이스북 생중계는 2800회가 공유됐고 댓글만 4만8000개가 달리는 등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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