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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의 심리 상태는?



대구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의 심리 상태는?

    [라디오 세상읽기]

    ■ 방송 : 대구 CBS <라디오 세상읽기=""> FM 대구103.1, 안동 92.3 (17:05~17:30)
    ■ 진행 : 이동유 PD
    ■ 대담 : 시사평론가 김수민 씨(전 녹색당 대변인)

    다음은 뉴스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코너
    <뉴스. 이건="" 이거다!....=""> 시간입니다.
    오늘도 도움 말씀을 주실 시사평론가 김수민 씨입니다.

    지난 1일 오후 서울 광화문사거리에서 탄핵반대 태극기 집회에 참가한 보수단체 회원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 사회자: 탄핵심판 선고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는데, 삼일절인 어제도 탄핵 찬반 집회가 동시에 열렸습니다. 탄핵을 반대하는 집회의 인파도 계속 불어나고 있는데, 이 원인을 이번 시간에 짚어주시겠다고요?

    ◆ 김수민: 일단은 박근혜 대통령 지지도가 정확하게 어느 정도인지 재점검부터 해봐야겠습니다.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의결될 무렵에, 한국갤럽이 조사한 대통령 지지도가 4%, 5% 수준이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 대통령 직무수행도는 "대통령이 잘 하고 있냐?" 이렇게 물어보는 거지 응답자가 대통령 편이냐 이걸 묻진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일단 4%, 5%. 이런 수치는 박대통령 지지도의 최소한일 뿐이다 이렇게 봐야겠구요. 참고로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10~15% 정도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탄핵에 대한 반대율은 15% 정도로 나오고 있습니다. 찬성율은 70%대 후반이구요. 이렇게 보면 대통령 지지도는 10~20% 범위 안에 있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 사회자: 10%가 넘는다 쳐도, 전체적으로 보면 소수에 불과한데… 근데 탄핵반대집회를 보면 그 인파가 찬성집회랑 엇비슷한 상태까지 불어났습니다. 탄핵반대집회 참가자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 김수민: 인간은 자기가 내려놓은 결론을 바꾸기가 어렵습니다. 여기서, 사회심리학자 '톰 길로비치'의 이론을 좀 빌려오겠습니다. 톰 길로비치는 기이한 믿음들이 형성되는 기제를 주로 연구한 학잔데요. 이 이론에 따르면 이렇습니다. 인간은 무엇을 믿고 싶을 때에는 '내가 이것을 믿어도 될까?' 이렇게 자문합니다. 그리고 허위라고 해도 증거라고 생각되는 걸 발견하면 그냥 믿어버립니다. 반면에 믿고 싶지 않을 때에는 "내가 이걸 믿어야만 하나?" 이렇게 생각을 하고, 안 믿어도 될 증거를 찾아나서고, 의심스러운 이유가 하나라도 발견되면 그냥 안 믿어버립니다. 이런 현상에 대해선 또 이런저런 실험들이 진행돼 왔고, 생활 속에서도 곧잘 발견할 수가 있죠.

    ◇ 사회자: 어떤 (실험) 사례가 있습니까?

    ◆ 김수민: 캘리포니아 대학에 재직중인 ‘피트 디토’라는 학자가 실험을 했는데요. 실험자들을 모은 다음에 종이를 주고 이 종이를 핥아봐라, 효소 결핍이 심한 상탠지 알아보는 거다 이렇게 주문을 했습니다. 그리고 피험자들중 한쪽엔 "변하면 종이가 안 좋은 거다" 이렇게 알려준 반면에 다른 쪽엔 "종이 색이 변해야 좋은 거다" 이렇게 알려줬습니다. 그 결과, 종이색이 변해야 좋은 거라고 알고 있는 피험자들은 종일 오랫동안 지켜봤습니다. 변하길 기대하면서 말이죠. 또 심지어 종이색이 변하지 않는 걸 보고 "오늘따라 입안이 말랐네요" 이렇게 코멘트한 사람까지 있었다는 겁니다.

    ◇ 사회자: 이 실험 결과와 탄핵 반대 집회에 나가는 사람들은 어떻게 적용할 수 있겠습니까?

    ◆ 김수민: 이 실험 참가자들은 바로 몇 분 전에 종이색이 변하는 게 좋다, 이렇게 들었을 뿐인데 거기에 맞게 기대를 하고 반응한 거 아니겠습니까? 심지어 바라는 대로 안 되니까 자기 탓까지 하고 말이죠. 잠깐 동안의 실험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 건데, 그럼 기나긴 시간동안 쌓여서 만들어진 성향은 어떻겠습니까? 뒤집거나 거스르기 매우 힘들죠. 친박집회에 나오는 분들 살펴보면 특히 노령이 많기도 한데요. 그동안 박대통령을 지지하기 쉬운 성향이 되는 그런 교육, 그런 언론에 노출돼 왔고, 주변에도 자신과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성향을 이제 와서 깨는 게 더 이상한 거라고 볼 수 있죠.

    ◇ 사회자: 요즘 친박 집회엔 국회의원들도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는데요. 정치인들도 이런 심리로 봐야할까요?

    ◆ 김수민: 정통 친박이었던 정치인들이야 일반 집회 참가자랑 별 차이가 없겠구요. 주목할 만한 건 탄핵 찬성모임에 있다가 요즘 탄핵 반대집회에 나가는 김문수 씨 같은 사람들이겠습니다. 일단 김문수는 왜 바른정당에 가지 않았냐. 바른정당은 지지율 한자리수로 저조한 상탠데, 여기는 또 유승민, 남경필, 김무성, 오세훈을 포함해서 차기 및 차차기 주자들이 즐비한, 그러니까 사람은 많은데 땅은 좁은, 그런 상황에 바른정당이 처해 있으니까 여기 가도 소득은 올리기 어려운 거죠. 반면에 여당 지지율은 15%에 잘하면 다시 20, 30%도 넘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도 되고, 또 여기는 친박핵심들은 앞으로 정치적 활로가 거의 닫혀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니까 김문수 씨 같은 입장에선 여기에 자리를 잡자, 이런 계산을 했다고 볼 수 있죠.

    ◇ 사회자: 오늘 이야길 들어보면 이런 박 대통령 지지층들은 앞으로도 별 변화 없이, 대부분 현재 정치성향을 유지할 것이라, 이렇게 봐야겠습니까?

    ◆ 김수민: 그렇다고 보구요. 다만 현재 나타나는 잔류 친박시민들이 어떤 존재인가, 정리가 필요할 텐데요. 오늘 자신이 내려놓은 결론을 잘 바꾸지 않는 인간 심리를 이야기했습니다만, 유별나게 그분들이 변화에 저항하는 수준이 강한 건가. 변화에 저항하는 건 누구나 갖는 심리라서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이 잔류 친박시민들은 적극적으로 고집스레 변화에 저항했다기보다는, 지난 시대의 산물이다. 시대가 책장도 아니고 확확 넘어가진 않습니다. 모든 현재는 지난 시대의 흔적을 남기기 마련인데요. 공화정 혁명의 시기에도 왕당파가 한동안 남아 있다든가, 그런 구체제세력의 저항사는 어느 시대에나 있었거든요. 한국의 경우 박정희시댈 구체제였다고 볼 수 있고, 현재 친박층은 그 시대의 마지막 세대인 건데, 박정희시대는 참 길고 강력했고, 이런 잔류 친박층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이점은 특히 친박시민들에 비판적인 분들이라면 유념해야겠구요요. 또 거꾸로 보자면, 사실 친박 지지층의 규모, 10~20%, 이것은 박정희시대 산물 치고는 그렇게 크진 않습니다. 따라서 박근혜 정권이나 여당에 반대하는 입장의 시민들은 조금 여유를 갖고 상대를 대하는 법을 익혀도 괜찮다고 저는 그렇게 봅니다.

    ◇ 사회자: 친박 집회에서 테러, 내란, 폭력을 선동하는 발언이 늘고 있습니다. 이건 어떻게 봐야할까요?

    ◆ 김수민: 만약에 진보진영집회에서 그런 발언이 나왔다면 체포되고 감옥에 가고 그랫을 겁니다.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정치적인 생각 자첸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없지만, 폭력선동은 법질서에 따라 통제되거나 처벌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사회자: 알겠습니다. 시사평론가 김수민 씨,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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