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국민의당 '문재인 때리기' 득과 실은?



국회/정당

    국민의당 '문재인 때리기' 득과 실은?

    '문재인vs비문재인' 구도 고착화…대중들 피로감도 있어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국민의당의 '문재인 때리기'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황교안 국무총리 겸 대통령 권한대행의 특검 연장 불허를 계기로 '선총리-후탄핵'을 화두로 삼아 문 전 대표를 겨냥하는 모습이다. '문재인 vs 비(非)문재인' 구도를 선명하게 하며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모습이지만, 실익이 크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박지원 대표는 지난 며칠동안 '선총리-후탄핵'을 이슈로 꺼내며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물론 문 전 대표와 뜨거운 공방을 벌인 뒤에도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2일 TBS 라디오에 출연해 "저는 황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하면 제2의 박근혜가 될 것이기 때문에 바꿔줘야 한다고 했지만 민주당이 반대했다. 혁명적 총리가 필요하다고 했다"면서 "차선의 방법으로 김병준 총리 지명자라도 국회에서 동의해주자고 했는데 그것도 반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총리를 해줬다면 지금 이런 일이 있겠느냐. 그것을 반대했던 문 전 대표와 민주당에서는 국민 앞에 잘못했다고 하고 반성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문 전 대표가 대통령이 돼서 예측을 잘못해 국정이 잘못됐다고 하면 어떻게 하겠나. 이런 것은 그분에 대한 검증"이라고 강조했다.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박 대통령을 탄핵하거나 자진 하야를 유도해 가장 이른 시간 내 대선 치러서 대통령을 만들어가겠다는 목적 뿐이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만 되면 모든 게 해결될 것이라는 주장은 지금 와서 보면 근시안적 패권적 판단이었다"고 맹비난했다.

    이처럼 국민의당이 유독 총리 교체 문제에 대해 문 전 대표와 날을 세우는 것은 지난해 연말 탄핵 국면에서 생긴 '트라우마'와도 연관이 있다.

    당시 국민의당은 비박계 인사들을 설득하자며 탄핵안 발의를 일주일 연기하자고 했다가 민주당과 정의당의 반대로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 결국엔 국민의당의 연기가 탄핵안 가결에 도움이 됐지만 당에게 쏟아진 화살은 지도부나 의원들 개개인에게 상처로 남아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물론 비문 정서의 기저에는 노무현 정권 당시 대북송금 특검에서 시작해 18대 대선 패배와 민주당 대표 전당대회 등에서 곪은 문 전 대표와의 오랜 악연 역시 깔려있다.

    감정의 연원을 떠나 전략적으로 봤을 때 국민의당이 문재인 때기리를 통해 '문재인 대 비문재인'의 구도를 고착화시켜 야권의 대안 정당으로 자리잡으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창렬 용인대 정치학과 교수는 "이번 대선은 '보수 대 진보' 보다는 '중도 대 진보'의 프레임으로 갈 공산이 크다"며 "결국 '야 대 야'의 구도에서 문재인 전 대표를 상수로 보고, 국민의당을 중심으로 비문연대를 결집시키려는 선거용 전략"이라고 '문재인 때리기'의 이면을 분석했다.

    즉, 문 전 대표와 철저히 각을 세움으로써 대선 경선 이후 본선을 대비해 비문 정서를 국민의당 중심으로 결집시키려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있다는 것이다.

    또한, 대선이 다가올수록 커지는 야권 통합의 요구를 미리 차단하려는 포석도 있다.

    정권 교체를 위해 힘을 합치자는 야권 통합이나 후보 단일화의 논리는 국민의당 입장에서는 존립 근간을 흔들 수 있기 때문에 문 전 대표와 대척점에 서서 이같은 요구를 미리 차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대선을 대비한 전략 프레임으로써 문재인 때리기는 유효하지만 반대 급부도 만만치 않다.

    당과 후보들의 지지율이 정체인 상황에서 상대 진영을 공격하는데 당력을 쏟는 모습은 대중들의 피로감을 증폭시켜 오히려 '안티(anti) 정당'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

    최 교수는 "총리 지명 문제는 저간의 복잡한 사정이 있었고 시간이 꽤 흘렀기 때문에 유권자의 관심을 끌 만한 주된 이슈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억지로 이슈를 증폭시키는 것처럼 보여 실익이 크지는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특히 감정이 격화된 표현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것은 당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때문에 비판을 할 때에도 구체적인 쟁점으로 냉정하게 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 교수는 "개헌이나 대북 문제 등 세부 내용을 가지고 따끔한 비판을 할 때 국민들도 수긍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