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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역대급' 수상 번복의 황당한 전말



영화

    아카데미 '역대급' 수상 번복의 황당한 전말

    (사진=아카데미 시상식 홈페이지 캡처)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은…"

    시상자로 무대에 오른 원로 배우 워렌 비티의 얼굴에 미묘하게 물음표가 뜬다. 말을 하려다 한숨을 내쉬고, 뜸을 들이는 행동에 결국 보다 못한 배우 페이 더너웨이가 봉투를 가져가 최우수 작품상 수상자를 발표한다.

    "라라랜드!"

    당초 '문라이트'와 '라라랜드'의 치열한 접전을 예상한 작품상이었다. 기쁨에 찬 '라라랜드' 제작진과 배우들은 단체로 무대 위에 올라와 수상 소감을 전했다.

    세 명의 제작자들이 수상 소감을 마쳐가는 와중에 갑자기 뒤가 웅성거린다. 시상자 워렌 비티가 마이크 앞에서 서자 수상 소감을 말하던 제작자는 뭔가 잘못된 것을 알아차린다.

    그는 워렌 비티가 말하기 전에 먼저 "작품상은 '문라이트'다. 농담이 아니다. 이 상은 '문라이트'의 것"이라고 말하며 그의 손에 들린 봉투를 가져가 공개했다.

    박수로 '라라랜드'를 축하하던 '문라이트' 제작진과 배우들은 영화 같은 반전에 얼떨떨한 표정을 짓는다. 뒤늦게 그들 사이에서 감격에 찬 환호가 터져 나온다. 한 흑인의 성장기를 다룬 영화로 아카데미 최고상인 작품상을 품에 안게 됐기 때문이다.

    '라라랜드'와 '문라이트'가 섞여 혼잡한 무대 위로 사회자인 지미 키엘이 올라와서 유머섞인 농담으로 사태를 수습해보지만 분위기는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워렌 비티는 "아까 계속 수상작을 발표하길 망설였는데 그 이유가 '라라랜드' 엠마 스톤 이름이 적힌 여우주연상 수상자 봉투가 내게 있었기 때문"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문라이트' 제작진이 소감을 마치자 지미 키엘은 특유의 유머를 섞어 "이런 일이 일어나게 돼서 죄송하다"고 사과를 전했다.

    권위있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이렇게 최악의 해프닝이 벌어진 것은 다름아닌 시상자에게 잘못 전달된 한 장의 종이봉투 때문이었다. 워렌 비티가 수상 발표를 미룬 행동은 긴장감을 위해서가 아니라, 무언가 잘못됐다는 생각에서 그랬던 것이다.

    두 시상자 중 어느 누구도 수상작 오류를 의심하지 않았고, 이것이 결국 B급 영화의 촌극같은 반전을 만들어 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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