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아남기'



책/학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아남기'

    스마트폰은 쥐고 살아도 IT는 잘 모르는 당신을 위한 서바이벌 안내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아남기'에는 최신 기술인 드론과 거리가 멀어 보이는 할리우드 스타 마릴린 먼로와 레아 세이두가 등장한다. 4차 산업혁명과 IT 기술을 얘기하는 중에 다소 뜬금없게 느껴질 수 있지만 저자의 말을 찬찬히 들어보면 둘의 이야기가 그저 관심 끌기용으로 나온 것이 아님을 알게 된다.

    마릴린 먼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무인 비행기 제작, 곧 드론 회사에서 일했다고 한다. 거기서 우연히 군사 홍보용 포스터의 모델로 발탁되었고, 이것을 계기로 독보적인 할리우드 스타로 거듭나게 된다. 당시 군사 홍보를 담당했던 로널드 레이건 대위는 미국의 40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먼로와 레이건 대통령의 인연은 이때부터 시작되었던 것이다. <007 스펙터> <가장 따뜻한="" 색,="" 블루=""> 등의 영화에 출연해 주목을 받은 레아 세이두 역시 드론과 인연이 깊다. 레아 세이두의 아버지가 바로 세계 3대 드론 제작 업체 중 하나인 패롯의 CEO 앙리 세이두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아남기'는 이처럼 흥미로운 이야기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을 어렵게 느끼는 독자들의 부담을 덜어준다. 이뿐만 아니라 카이스트 컴퓨터 비전 공학 박사이자, 삼성에서 28년간 차세대 IT R&D를 담당한 저자의 경험이 책 곳곳에 녹아 있어 해박한 지식과 생생한 현장감을 그대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에 실린 '4차 산업혁명 상식퀴즈'를 풀어보며 다시 한번 4차 산업혁명 관련 내용을 되짚어볼 수 있는 것도 책의 재미 중 하나. 이 책은 4차 산업혁명 얘기만 나오면 머리가 지끈거리는 사람, IT 뉴스를 제대로 읽고 얼리 어답터가 되고 싶은 사람이라면 가장 먼저 읽어야 할 가뿐한 4차 산업혁명 안내서다.

    1장 '4차 산업혁명으로 가는 출발점, 사물인터넷'에서는 일상 전반을 연결하고 생활을 스마트하게 만들어주는 사물인터넷에 대해 다룬다. 사물인터넷의 발전은 산업의 방향을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서비스 중심으로 변화시켰다. 아마존의 대시 버튼, 한국에서도 보편화되고 있는 스마트홈이 그 실제 사례다. 나아가서는 위치기반 서비스가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사물인터넷 표준의 통일, 해킹의 위험성 등은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다.

    2장 '사용하는 기술에서 함께하는 기술로'는 얼마 전만 해도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웨어러블 기술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보행보조기기, 스마트센서, 스마트워치, 스마트반지는 기술에 대한 개념을 새롭게 쓰고 있다. 손으로 만지고 눈으로 보는 기술에서 몸에 붙이고 실시간으로 함께하는 기술로 변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각종 산업현장의 작업자, 거동이 불편한 사람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인간이 기계와 더욱 밀접해지고 뇌기능 등 인간의 많은 능력을 기계에 의존함으로써 발생하는 ‘디지털 치매’, 독해력 저하 등의 문제가 대두되기도 한다.

    3장 '스마트카 현실화를 위한 열쇠'에서는 스마트카 시장을 두고 벌이는 IT 업계와 기존 자동차 업계의 경쟁을 시작으로, 스마트카가 도로에 본격적으로 나오기 전에 선결되어야 할 과제에 대해 짚어나간다. 스마트카는 스스로 주차를 하고, 속도를 조절하며, 목적지까지 운행을 마친다. 도로 위의 스마트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안전 문제, 법과 윤리에 관한 문제가 우선 매듭지어져야 스마트카를 안심하고 타는 날이 올 수 있을 것 같다. 저자는 묻는다. 방향을 돌리면 행인 다섯 명이 죽고 그대로 직진하면 운전자가 죽는 상황에서 스마트카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4장 '로봇이 수술하고, 드론이 배달하는 시대'의 핵심 소재는 수술용 로봇과 드론이다. 전반부에서는 한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보급되고 있는 로봇 수술용 로봇에 대해 다룬다. 머지않아 로봇에게 치료를 받고 수술을 받는 일이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후반부에서는 호르디 무뇨스, 왕타오, 앙리 세이두 등 드론 시장을 이끌어가는 인물을 소개한다. 드론은 단순 배송을 담당하는 것을 넘어 우리의 눈과 다리를 대신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농작물 관리와 사진 촬영과 영상 중계 등 드론이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5장 '상상 그 이상의 현실'에서는 3D 프린팅, 가상현실, 증강현실의 흐름 전반을 이야기한다. 3D 프린팅은 패션의 패러다임을 바꾸었다. 한 땀 한 땀 따서 옷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한 층 한 층 3D 프린터로 쌓아올리며 옷을 만드는 것이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은 과학기술 트렌드 중에 가장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주인공이다. 거품 논란 속에 가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함으로써 발생하는 사회적 문제도 거론된다. 한편 이러한 우려는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세상이 그만큼 매혹적이라 사실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6장 '변화에 종착역은 없다'는 변화를 이끌어가는 주역들을 다룬다. 우버, 에어비앤비 등 산업의 지각을 흔들고 기존의 업체를 위협할 만큼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겁 없는 스타트업. IT 최후의 격전지라고 일컬어지는 인공지능에서 벌이는 구글, 페이스북, 바이두의 경쟁. 알파고 다음에 등장할 인공지능은 무엇일지 사뭇 궁금해진다. 마지막으로는 중국의 ‘대굴굴기’의 원동력이 중국의 IT 기술에 대해 다룬다. 중국은 스마트카는 물론이고 한 나라의 과학기술 수준을 보여주는 우주과학 기술에서도 수위를 달리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발 빠른 변화를 보고 있노라면, 한국은 다가올 미래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책 속으로

    기계가 정말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는지는 여전히 논란거리다. 인공지능 분야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인 페이스북의 얀 레쿤 박사는 IT 매체 『테크 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로봇은 감정을 갖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로봇에게 감정이 있는지가 아니라 사람이 사물에 감정을 이입한다는 점이다.
    - 159~160p, 「인간과 기계의 사랑?」 중에서

    증강현실은 이미 우리 생활 속에 가까이 와 있다. 그래픽 화면 앞에서 진행하는 일기예보나 선거 중계방송도 증강현실 기술을 사용한 것이다. 자동차의 앞 유리에 교통 정보를 보여주는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중요한 증강현실기기이다. 이는 아이언맨이 쓴 헬멧 안에 나타나는 화면이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톰 크루즈가 허공의 스크린을 손으로 조작하는 것과 같이 SF 영화의 단골 소품으로도 등장한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증강현실 서비스도 재미있는 것이 많다. 이케아의 AR 앱과 카탈로그를 이용하면 미리 가구를 배치해볼 수 있다. 어떤 색상과 디자인이 우리 집에 어울릴지 고민하는 소비자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서비스이다. 해외여행을 하다 보면 길거리의 안내판이나 식당의 메뉴를 읽지 못해 어려움을 겪을 때가 있다. 구글이 인수한 퀘스트 비주얼에서 개발한 워드 렌즈라는 앱은 이런 걱정을 덜어준다. 스마트폰으로 외국어 글자를 비추면 자동으로 번역해주는 AR 기능 덕분이다. 증강현실은 그 외에도 교육, 국방, 의료, 공공 서비스 분야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게임과 같이 단절된 가상공간에서 사용하는 가상현실에 비해 응용 분야가 넓어 시장 전망도 밝다.
    - 225~226p, 「증강현실, 가상현실 너머의 세계」 중에서

    김지연 지음 | 페이퍼로드 | 288쪽 | 15,800원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