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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눈물이 교차했던 김나현의 '삿포로 인터뷰'



스포츠일반

    웃음·눈물이 교차했던 김나현의 '삿포로 인터뷰'

    • 2017-02-25 20:03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 부상에도 완주

    '웃었는데 왜 주책없이 눈물이...' 김나현이 25일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경기를 마무리한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활짝 웃다가(왼쪽) 마지막에 '아쉽다'는 말을 하면서 살짝 눈물이 고이면서 애써 감정을 추스르고 있다.(삿포로=노컷뉴스)

     

    한국 여자 피겨스케이팅 기대주 김나현(17 · 과천고)이 부상에도 의미있게 자신의 첫 아시안게임을 마무리했다. 환하게 웃으면서 후련한 소감을 밝힌 가운데 눈가가 촉촉해지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발전을 위한 밑바탕으로 삼기로 했다.

    김나현은 25일 23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의 마코마나이 실내링크에서 열린 '2017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30.37점, 예술점수(PCS) 37.60점으로 총점 67.97점을 받았다.

    그제 쇼트트로그램 40.80점까지 합계 108.77점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쇼트프로그램 13위였던 만큼 메달을 기대하기 힘들다.

    부상 여파 때문에 기권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평가를 해야 할 상황이다. 김나현은 오른 발목에 최근 허벅지 통증까지 겹쳐 제 컨디션이 아니다. 지난 16일 강원도 강릉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선수권대회에서는 통증을 참아가며 쇼트프로그램을 마치고 울음을 터뜨렸지만 프리스케이팅은 결국 기권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포기하지 않았다. 첫 두 과제인 트리플 루프-더블 루프 점프와 트리플 토루프는 그런대로 잘 소화했지만 이후에는 발목 통증으로 점프를 제대로 뛰지 못하거나 회전수가 부족했다. 그럼에도 올 시즌 마지막 경기인 만큼 경기를 끝까지 마쳤다.

    경기 후 김나현은 "프리스케이팅이 더 길고 점프도 많아서 발목이 더 아팠다"면서 "중간에 하다가 힘이 다 풀렸다"고 경기를 힘들게 마친 소감을 밝혔다. 환한 표정으로 김나현은 "점프를 제대로 뛸 수 없어서 조금이라도 표정을 밝게 하려고 했다"면서 "표정은 아픈 게 아니니까"라고 말했다.

    '부상 투혼' 김나현이 지난 16일 강릉에서 열린 ISU 4대륙 선수권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부상에도 연기를 펼치는 모습.(사진=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

     

    김나현은 부상으로 친구인 최다빈(17 · 수리고)에게 아름다운 양보를 결심했다. 오는 3월 ISU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자격을 차순위인 최다빈에게 넘기기로 한 것. 세계선수권은 내년 평창동계올림픽 출전권이 걸려 있는 중요한 대회다. 그러나 김나현은 "정말 큰 대회여서 포기하기 어려웠지만 올림픽이 걸려 있어서 다빈이가 나가는 게 낫겠다 싶어서 기권을 했다"면서 "지금은 후회는 안 한다"고 웃었다.

    친구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김나현은 "다빈이가 부담이 정말 많이 된다고 하더라"면서 "다빈이가 '부담스러운데 왜 네가 나가지 그랬냐'고 하더라"고 귀띔했다. 이어 "올림픽이 걸린 대회지만 부담 갖지 말고 라이벌 아닌 친구로서 응원하고 있겠다"고 힘을 실어줬다.

    아픔을 견뎌냈다. 김나현은 "부상은 처음인데 진통제를 안 먹으면 걸어다닐 때도 아프고, 심할 때는 가만히 있어도 욱씬거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는 울고 싶지 않았다"면서 "마지막 시합인데 여기까지 와서 (울고 싶지 않았고) 아프지만 참고 끝났다는 생각"이라고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부모님이 '네가 나가려고 했으니 알아서 해'라고 하시더라"면서 "안쓰러워 하시겠지만 티를 안 내신다. 더 잘하고 싶었는데 앞 순서의 점프를 잘 뛰었더니 뒤의 점프를 말아먹었다"고 폭소를 터뜨렸다.

    그러나 자신에 대한 평가는 냉정했다. 이번 대회에 대해 김나현은 "10점 만점에 2점, 그냥 끝낸 것으로만 점수를 주겠다"면서 "나머지는 줄 필요가 없을 것 같아요"라고 또 웃었다. 이어 "세계선수권을 기권했지만 마지막 시합은 프리까지 하고 싶어서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다"고 의미를 뒀다.

    이번 경험이 값진 교훈이 될 전망이다. 이렇게 아픈 적이 없었다. 김나현은 "진통제를 강한 걸 계속 먹고 있었는데 조금이라도 덜 아프자 해서 오늘은 2알을 더 먹었는데 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아파서 점프를 뛸 때마다 겁 먹고 뛸 때 다른 친구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펑펑 뛰는 게 너무 부러웠다"면서 "아프지 않은 느낌을 찾아서 부족한 점프나 원래 뛰던 점프의 완성도를 높여서 훈련하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하지만 아쉬움이 없을 수 없다. 인터뷰 내내 밝게 웃으며 대답하던 김나현은 마지막에 "더 참지 못하고 시합을 이렇게 해서 자랑스럽기보다는 아쉬워요"라며 눈가가 촉촉해졌다. 울지 않겠다고 했지만 눈가에 눈물이 살짝 비치는 것까지는 어쩔 수 없었다. 김나현은 부상으로 올 시즌을 제대로 치르지 못했지만 그러기에 더 크게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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