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이 2일 오전 국회 본관에서 정병국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최고위원회의를 가지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바른정당이 대선 전 개헌을 당론으로 정하고 ‘제 3지대 연대’의 길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제 3지대 형성 여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지지율 침체국면이 이어지는 다급한 상황 속에서 일단 개헌이라는 연결고리부터 만들어 놓은 모양새다.
◇ 불안 번지는 바른정당…"연대 없이 어려워"한 때 범보수진영 유력주자였던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에게도 '올 테면 오고, 말 테면 말라'는 식이었던 바른정당의 기세는 한풀 꺾였다. 이제는 연대 없이는 어렵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온다.
탄핵이 인용되더라도 여론이 양분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이나 자유한국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립지대에 서 있는 바른정당의 지지율이 반등하기는 어렵다는 비관적 관측도 내부에서 제기된다.
민주적 정당운영을 강조하며 좀처럼 당론을 정하지 않던 바른정당이 당내 일부 반발을 무릅쓰고 대선 전 개헌을 전면에 내세운 건 이 같은 불안기류가 넓게 번져 있음을 시사한다.
김무성 의원 등 바른정당 개헌 연대론자들은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의원을 중심으로 제 3지대에 세력이 형성되길 기대하고 있다.
김종인 의원이 민주당에서 탈당하면 자유한국당 일부가 합류해 몸집을 키우고, 바른정당과 개헌을 고리로 연대한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1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비상대책위 대표가 조찬 회동을 가졌다. 김종인 전 대표와 김무성 의원이 악수를 나누고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 지도부도 '제 3지대 물밑접촉'…내부 불만기류도
물밑작업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김무성·김종인 의원과 정의화 전 국회의장의 3자 회동에 이어 정 전 국회의장과 한국당 정진석 의원도 최근 따로 만나 정국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바른정당 정병국 대표는 두 사람의 회동 직후 정진석 의원과 통화했다며 "협치, 연대라는 방향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제 3지대 형성·한국당 내 2차 탈당 기류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민주당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고, 당내 입지도 좁은 상황에서 김종인 의원이 탈당이라는 모험을 감행하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만약 김 의원이 잔류를 택할 경우 '제 3지대 구상'은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바른정당 내부에서는 이처럼 불확실성을 감수하면서 승부수를 던지는 것에 대한 불만 기류도 읽힌다.
개헌만을 고리로 삼은 연대는 원칙에 어긋난다는 입장을 밝혀온 유승민 의원은 대선 전 개헌 추진 당론 채택에 대해 "(개헌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데 개헌을 고리로 뭔가 해보려고 하는 분들이 있으니까, 그 분들이 한번 뭐 그런 노력을 하겠다니까 해보라는 정도의 뜻으로 합의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평소 생각에는 전혀 변함이 없다"며 여전히 '반문재인 개헌 연대'에 부정적임을 시사했다. 김종인 의원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 분이 민주당에서 일단 나와야 얘기가 되는 것"이라며 "나오기 전에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은 너무 섣부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