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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용의자 8명 특정했지만···'안개 속' 걷는 말레이 수사



국방/외교

    北 용의자 8명 특정했지만···'안개 속' 걷는 말레이 수사

    흐엉 등 여성 검거자와 도주 북한 남성들의 관계 입증 쉽지 않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세팡(Sepang) 경찰서. (사진=박초롱 기자/자료사진)

     

    말레이시아 경찰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 사건에 북한 당국이 개입한 정황을 찾아내며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8명의 북한 남성과 2명의 베트남·인도네시아 국적 여성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결탁해 범행을 저질렀는지 등의 공모관계는 여전히 밝혀내지 못했다.

    말레이시아 경찰에 따르면 이 사건에 연루된 총 8명의 북한 국적자(리지현·홍성학·오종길·리재남·현광성·김욱일·리지우·리정철)들은 모두 정부기관에 소속되거나 관련된 일을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핵심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 외교관 현광성(2등 서기관)과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은 현지 북한 대사관 내에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리지현과 홍성학, 오종길, 리재남 등 4명은 이미 범행 당일 평양에 도착한 것으로 파악된다. 리지우의 경우 평양에 도착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신변을 확보하지 못했다.

    말레이시아 언론매체인 '더 스타' 온라인은 지난 18일 김정남 암살 사건의 용의자인 북한 국적의 리정철 체포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더 스타' 캡처)

     

    말레이 당국이 체포한 북한 국적자는 외국인 노동자 신분증을 갖고 있었던 리정철 한 사람 뿐이다.

    말레이시아 경찰이 당혹감을 나타낼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 있다.

    범행을 직접 실행한 여성들은 붙잡았지만 이들이 자의적 동기에 따라 김정남을 살해했을 개연성은 거의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경찰은 이들이 북한 남성들의 사주를 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지만 증거가 없다. 해당 용의자들은 모두 도주하거나 북한의 비호를 받고 있다. '머리'는 잡지 못한 채 '꼬리'만 잡고 있는 형국이다.

    두 여성과의 관계와 범행 동기, 범행 수법 등 전모를 보다 정확히 알아내는 데는 이들에 대한 수사가 우선돼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말레이 경찰은 베트남인 여성 용의자 도안 티 흐엉이 지난달 초에도 말레이시아를 다녀간 점, 한국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던 점 등을 미뤄 이들이 북한 남성들과 '어떤 계기'로 알게 돼 범행을 사주받았을 것이라 추정하고 있을 뿐이다.

    북한과 말레이시아 사이에는 범죄인 인도협정이 없는데다 악화일로의 양국관계로 볼 때 관련자들에 대한 송환 조사는 거의 불가능하다. 북한이 '모략 책동'이라며 배짱을 부릴 수 있는 믿는 구석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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