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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 밟고 담 넘고…여기는 포켓몬고 몸살존"



사회 일반

    "묘 밟고 담 넘고…여기는 포켓몬고 몸살존"

    UN기념공원, 포켓몬 본사에 서비스 금지 요청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은정 (UN기념공원 홍보과장)

     


    세계 유일의 UN군 묘지인 UN기념공원, 부산에 있습니다. 그런데요. 지금 이 공원이 한 괴물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답니다. 그건 다름 아닌 포켓몬입니다. 포켓몬이라는 게임 캐릭터가 이 공원에 출몰하면서 이 공원은 아예 게임 서비스 회사에다가 서비스 금지요청을 하기 이르렀다는데요. 오늘 화제 인터뷰 부산 UN기념공원 박은정 홍보과장 직접 듣고 얘기를 나눠보죠. 과장님, 안녕하세요?

    ◆ 박은정> 안녕하세요.

    ◇ 김현정> UN기념공원? 부산 분들이 아니면 조금 생소하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떤 곳인가요?

    ◆ 박은정> UN기념 공원은 한국 전쟁에서 전사한 UN군 전몰 장병들이 안장되어 있는 UN군 묘지입니다. 현재 11국 2300명의 유해가 안장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포켓몬고라는 게임하고 UN기념공원, 그러니까 군 묘지하고 전혀 상관이 없어 보이는데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거예요?

    ◆ 박은정> 포켓몬고 게임 서비스가 출시된 이후로 여기 참배 객수가... 그러니까 방문자수가 3배까지도 증가했어요. 그러니까 겨울철 참배객수가 보통 한 일일 500~600명 정도 되거든요. 그런데 현재는 많게는 2000여 명까지, 2000명 넘게도 지금 방문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아니, 그러면 군 묘지에 많은 분들이 와주시니까 고맙습니다 해야 될 것 같은데 지금 그런 상황이 아니라는 거죠?

    ◆ 박은정> 네. 그렇죠. 방문객 수가 많아진 만큼 그에 따른 부작용도 발생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일단 찾아오는 분들은 왜 찾아오시는 거예요?

    ◆ 박은정> 게임을 하기 위해서 찾아오시는 거죠.

    ◇ 김현정> 포켓몬고가 거기서 정말 잘 출몰을 해요?

    ◆ 박은정> 네, 몬스터가 많이 출몰을 한다기보다는 몬스터를 잡을 때 쓰는 도구인 볼이라는 게 있어요. 볼을 주거나 아니면 다른 기타 아이템들을 주는 그 장소를 포켓스탑이라고 부르거든요.

     


    ◇ 김현정> 아, 그 아이템과 볼을 가져야 포켓몬이라는 괴물을 잘 잡을 수 있는 거군요?

    ◆ 박은정> 네.

    ◇ 김현정> 그런데 그걸 나눠주는 곳이 포켓스탑? 그런데 거기에 있어요, 묘지 안에?

    ◆ 박은정> 네, 포켓스탑이 여기가 다른 곳에 비해서 월등히 많이 있어요.

    ◇ 김현정> 몇 개나 있답니까?

    ◆ 박은정> 42곳입니다.

    ◇ 김현정> 아, 그러다 보니까 다들 그거 받으려고 거기 몰려오는 거예요?

    ◆ 박은정> 네.


    ◇ 김현정> 처음에는 이게 무슨 일인가 싶으셨겠어요, 공원 분들이?

    ◆ 박은정> 처음에는 포켓몬고가 출시가 됐다는 거 저희도 뉴스를 통해서 들었는데 저희하고 관련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웃음)

    ◇ 김현정> 상상도 못하셨겠죠.

    ◆ 박은정> 네. 그런데 참배객들이 그러니까 학생들이 핸드폰을 막 보고 다니면서 소리를 지르고 뛰어다니고 어떤 친구는 묘역에도 막 들어가고 그러니까 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해서 저희가 그 친구들이 뭘 하는지 물어봤어요. 그래서 저희도 ‘아, 이 게임이 여기서 되는구나.’를 인지를 하고 저희가 그 인지한 게 설날 바로 전이었거든요.

    ◇ 김현정> 묘 위에도 막 올라가요? 묘 위도 막 밟고?

    ◆ 박은정> 네. 포켓스탑이 묘역 안에 위치하고 있는, 기념비가 포켓스탑으로 지정되어 있는 게 몇 개가 있더라고요.

    ◇ 김현정> 세상에.

    ◆ 박은정> 그러니까 그 포켓스탑에 가려면 묘역을 가로질러야지만 갈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묘를 밟고 막 가는 거죠. 그래서 그런 것들을 보고 저희가 ‘아, 이거는 좀 아니지 않나.’ 문제를 좀 인지를 하고 결국은 서비스 차단을 하자는 결론이 난 거죠.

    ◇ 김현정> 제일 당황스러웠던 경우는 어떤 겁니까?

    ◆ 박은정> 저희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오픈을 하거든요, 개방을. 그런데 야간에 그 이외 시간에 게임을 하기 위해서 월담을 하는 사례가 좀 많이 발생을 했어요.

    ◇ 김현정> 잠깐만요, 잠깐만요. 공원 문이 닫혀 있는데 담을 넘어서 들어가요, 포켓몬 잡으러?

    ◆ 박은정> 네.

    ◇ 김현정> 와, 정성이네요. 대단한 정성이네요.

    ◆ 박은정> 그렇죠. (웃음) 그것도 새벽 2시 막 이럴 때 들어와서 잡거든요.

    ◇ 김현정> 세상에, 세상에. 그래서 이거는 안 되겠다 싶으셨던거네요. 그 게임회사에 문의는 해 보셨어요? 아니, 이거 굉장히 성스러운 곳이고 정숙해야 하는 곳인데 어떻게 여기에 이렇게 이런 포켓스탑이 많이 설치가 됐습니까, 물어보시죠.

    ◆ 박은정> 나이언틱 USA 본사에 문의를 넣었습니다. 그랬더니 나이언틱 재팬에서 연락이 왔어요, 지난주에. 그래서 담당자 하시는 말씀이, 그러니까 이 UN기념공원이 일본에 있는 히로시마 평화공원하고 비슷한 성격의 장소라고 생각을 하고 일부러 포켓스탑을 설치를 했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알고 설치했다, 일부러?

    ◆ 박은정> 네.

    부산 유엔기념공원 (사진=송호재 기자)

     


    ◇ 김현정> 아니, 히로시마 평화공원은 어떻길래요?

    ◆ 박은정> 히로시마 평화공원은 이런 원폭 피해를 알리고 사람들이 이곳을 많이 찾아서 원폭이 문제가 있다, 이런 걸 알리기 위한 곳이잖아요. 그러니까 추모와 홍보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곳이니까 게임 유저가 많이 와서 이걸 좀 알았으면 좋겠다라는 취지로 여기에 많이 설치를 했다고 하더라고요, 이 포켓스탑을.

    ◇ 김현정> 아니, 거기도 듣고 보면 원폭 피해 위령탑도 있고 이럴 텐데 거기도 그렇게 적절한 장소 같지는 않은데 어쨌든 일본인들은 거기를 오케이 한 거고.

    ◆ 박은정> 네. 거기는 문화적으로나 이게 받아들여지나 봐요, 그런 부분이. 그런데 저희는 좀 다른 곳이니까. 그 부분을 몰랐다고 하더라고요, 그분은. 그래서 나이안틱 재팬 입장에서는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곳이기 때문에 사실 좀 비중있게 다뤘다. 굉장히 신경 써서 만든 곳이다.’ 하더라고요.

    ◇ 김현정> 오히려 신경 써서 우리가 포켓스탑을 많이 설치해 준 거다?

    ◆ 박은정> 네, 그런데 저희는 좀 다른 곳이니까요. 그래서 묘지에서 게임을 하는 건 맞지 않으니까 게임을 좀 게임 서비스를 차단해 달라라고 하니까, 긍정적으로 검토를 하고 연락을 주겠다는 답변을 받은 상태입니다.

    ◇ 김현정> 그러면 UN기념공원뿐 아니라 이런 식으로 포켓스탑이 너무 많아서 포켓몬 찾으러 온 분 때문에 몸살을 앓는 다른 곳들도 또 있어요?

    ◆ 박은정> 그렇겠죠. 사실은 제가 오늘 또 전화를 하나 받았는데요.

    ◇ 김현정> 뭐요?

    ◆ 박은정> 마포경찰서에서 전화를 받았거든요.

    ◇ 김현정> 마포경찰서에서 부산에 왜요?

    ◆ 박은정> 강변북로가 자동차 전용도로인데 거기에 포켓몬이 출현을 한답니다. 그래서 이걸 좀 서비스를 차단해 달라고, 그쪽 지역은 그런 걸 요청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냐고 문의를 하더라고요.

    ◇ 김현정> 아이고.

    ◆ 박은정> 저희가 서비스 차단을 요청했다는 기사를 보고 어떻게 하면 이 차단을 요청할 수 있는지 문의하기 위해서 전화를 하셨더라고요.

    ◇ 김현정> 아니, 갑자기 궁금해지는데 혹시 박 과장님도 포켓몬고 해 보신 거죠? 저걸 알기 위해서?

    ◆ 박은정> 물론 해 봤죠.

    ◇ 김현정> 재미는 있어요?

    ◆ 박은정> 네, 재미있습니다. (웃음)

    ◇ 김현정> 재미는 있어요? (웃음)

    ◆ 박은정> 가족들과 하기에도 좋고 저도 애들하고 같이 해 봤는데 재미있더라고요.

    ◇ 김현정> 게임 자체를 뭐라고 폄하하는 건 아니고.

    ◆ 박은정> 아, 그렇죠. 게임 자체에는 순기능이 굉장히 많은 것 같아요. 하지만 장소와 때를 가려야 한다는 그런 문제가 있는 거죠.

    ◇ 김현정> 가려야 한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그런 반론을 할 수도 있겠어요. 포켓몬고를 하고 싶어도, 게임을 하고 싶어도 즐길 만한 곳이 별로 없는데 UN공원 같이 넓은 곳에서 좀 허용해 주면 조금 마음 편하게 차도 안 다니는 곳에서 게임 즐길 수 있고 여가생활 즐길 수 있을 텐데 좀 허용해 주시면 어떻겠습니까, 이런 반론?

    ◆ 박은정> 아... 그럴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UN기념공원은 참배와 추모의 공간이거든요. 그래서 포켓몬고 유저분들에게는 좀 죄송한 말씀이지만 게임은 다른 곳에서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래요. 포켓몬고라는 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 지금 갖가지 부작용도 벌어지고 있다 이런 사례를 외국에서는 들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사례가 있어서 오늘 화제로 좀 다루어 봤습니다. 박은정 과장님, 오늘 고맙습니다.

    ◆ 박은정> 감사합니다.

    ◇ 김현정> 아무쪼록 포켓몬고 때문에 더 마음고생하실 일 없기를 바랍니다.

    ◆ 박은정>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UN기념공원 박은정 홍보과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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