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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논평] 김정남 피살사건, 국내정치 활용 경계해야



칼럼

    [오늘의 논평] 김정남 피살사건, 국내정치 활용 경계해야

    15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北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의 피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의 이복형이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이 독극물에 피살됐다는 소식은 우리를 큰 충격에 빠뜨리고 있다.

    이른바 '백두혈통'인 그가 백주에, 그것도 사람들이 붐비는 국제공항에서 암살됐다는 사실은 북한 정권이 얼마나 잔혹한지를 국제사회에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물론 이번 사건이 권력기반을 다지기 위한 김정은의 소행인지, 측근들의 충성경쟁에 따른 결과인지, 아니면 권력암투에 따른 것인지 등 배경은 명확히 밝혀진 게 없다.

    사건 용의자인 여성 2명의 신병이 확보돼 현지 수사기관이 배후를 수사해 봐야 하기 때문에 윤곽이 잡히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012년에도 그에 대한 본격적인 암살 시도가 있었고 그가 김정은에게 살려달라는 서신을 보냈다는 국가정보원의 국회 보고 등 여러 정황에 비춰볼 때 현재로선 김정은 소행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측근들의 충성경쟁이라 해도 백두혈통 암살은 최고 권력자의 승인이 없으면 불가능하다는게 북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유가 무엇이든 김정은의 소행이 맞다면 2013년 말 고모부인 장성택의 공개처형에 이어 북한 정권의 패륜성을 다시 한번 드러낸 셈이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사진=노동신문 캡처)

     

    김정은의 잔혹한 공포정치는 날이 갈수록 악명을 높이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최측근이었던 리영호 군 총참모장,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최영건 내각부총리, 김용진 내각부총리 등 2011년 집권 후 시작된 피의 숙청도 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복형 김정남의 암살로 공포정치가 끝날지도 의문이다.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이 다음 타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고, 김정남의 이복동생 김설송이 감금됐다는 확인되지 않은 얘기도 나오고 있다.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런 일들은 우리에게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그러지 않아도 국내 정국은 종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대통령 탄핵 심판과 특검 수사, 조기 대선 국면이 겹치면서 긴장의 파고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미일 정상회담을 겨냥한 미사일 발사와 다음날 김정남 피살 등 북한발 변수가 한반도 정세의 불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만에 하나 북한에서 돌발 상황이라도 발생한다면 모든 것은 일거에 바뀔 수도 있다.

    때문에 정부는 말레이시아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이 번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파악하고 국민들에게 소상히 알려야 할 의무가 있다. 동시에 북한 정세를 면밀히 주시하면서 주변국들과의 공조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

    그러나 지나치게 안보 불안심리를 자극하는 것은 경계해야 할 일이다. 벌써부터 일각에선 이번 사건을 대선에서의 주도권 장악 등 국내 정치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런 시도가 국민들의 불안감만 가중시킬 뿐 정치적 활용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이미 과거 사례에서 입증되고 있다.

    차제에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김정남이 과거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 비선이었다는 최근 보도다.

    국내 일부 언론은 김정남이 과거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 비선이었다고 보도했다. (사진=자료사진)

     

    박 대통령이 2002년 북한을 방문한 이후 2005년과 2006년 사이에 김정남을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편지를 주고 받았고, 2012년 대선 당시 국정원이 김정남을 망명시키려 했다는 보도 등이 SNS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박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 사이에 편지 교환사실이 보도됐을 당시에도 대통령측이나 통일부 모두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않아 차제에 짚고 넘어가야 할 사안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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