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삼성바이오로직스 이상한 회계 의혹…빠른 흑자전환 배경



경제정책

    삼성바이오로직스 이상한 회계 의혹…빠른 흑자전환 배경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비율 정당화 + 상장에 긍정적 효과 미쳐

     

    {IMG:1}삼성그룹 신수종 사업의 대표주자로, 특혜상장의혹을 받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회사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분식회계까지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물산으로 통합된 옛 제일모직이 최대주주로 있던 회사로, 삼성은 이를 통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논란을 잠재우고 상장의 관문을 성공적으로 넘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분식회계 의혹을 받고 있는 부분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90%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는 바이오시밀러 개발업체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2015년 회계연도 투자이익 계상과정에서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5년 감사보고서(2016.4.1공시)에서 "2015년 중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을 상실하여 이 기업을 연결대상 종속기업에서 제외하고 이 회사 주식의 공정가치 금액을 관계기업투자주식으로 분류했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해 지배력을 상실한 만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기업회계상 사실상 재무적인 투자자의 지위에 머물러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해 갖고 있는 보유 주식의 가치에 의해 막대한 투자이익이 계산돼 나온다.

    실제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연결대상 종속기업이 아닌 재무투자 회사로 처리되면서 투자이익이 4조 5436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왔다.

    이러한 투자이익이 반영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수년간의 적자행진을 멈추고 일회성이지만 2015년에 1조 9천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게 된다.

    "4조 5천억원대의 투자이익은 나름대로의 "가치평가기법(Risk-adjusted NPV)과 투입변수를 기초"하여 산출됐다"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밝혔다.

    투입변수는 영업수익성장률이 -1%~105.3%, 영업이익률이 -24.1%~57.4%로 돼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말 기준으로 91.2%의 지분을 갖고 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해 지배력을 상실했다며 갑자기 연결대상 종속기업에서 제외했다는 것은 의문이 드는 부분이다.

    이에대해 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에피스의 합작 파트너인 미국 바이오젠(Biogen)과의 합작계약에 따라 바이오젠이 보유한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잠재적 의결권이 실질적인 권리에 해당한다"고 해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2012년 합작계약 당시 바이오젠이 원하면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49.9%까지 미리 정한 가격으로 언제든 확보할 수 있다는 콜옵션 조항이 마련돼 있었는데 그 사이에 바이오에피스의 가치가 그 가격보다 뛰어올라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그렇게 회계처리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합작회사에서는 의결권 행사와 관련된 내용이 사전에 정해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50.1%를 갖고 있어도 지배력을 가질 수 없기 때문에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경우를 상정해 지배력 상실을 기정사실화할 수 밖에 없다"며 "이 경우 콜 옵션을 1조 8천억원만큼 부채로 인식해 회사로서는 삼성바이오에스피스에 대한 가치평가에서 손해를 보는 것이지만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90% 이상의 압도적인 지분을 갖고 있고 그에 따라 회사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으면서도 콜옵션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지배력을 상실했다면서 막대한 투자이익을 낸 것으로 회계처리한 것은 논란의 소지가 있다.

    콜옵션 만기가 2018년까지로 돼 있고 앞으로의 매출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이 시점을 택해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은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 점을 논외로 치더라도 삼성바이오로직스 보유주식에 대한 공정가치 측정을 통한 투자이익도 과대계상했다는 논란 여지가 있다.

    향후 영업수익성장률을 최고 100% 이상, 영업이익률을 50% 이상으로까지 잡으면서 가치평가를 했기 때문이다.

    투자이익 계상과 관련해서는 당사자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는 전혀 상반된 입장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5년 감사보고서(2016.4.1공시)에서 "2012년부터 2015년말 현재까지 발생한 미사용결손금은 모두 2234억원에 이른다"며 "향후 예상 연평균이익이 각 회계연도에 소멸되는 이월결손금과 세액공제이월액에 미달하여 이연법인세 자산의 실현가능성이 희박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앞으로 수년간 이익을 내도 과거 결손금을 넘어설 만큼의 이익을 내서 이연법인세 자산이 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에 4조5천억원 이상의 투자이익을 갖고 있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계상과는 정반대인 셈이다.

    이 점에서 일각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투자이익계상은 일종의 분식회계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공인회계사인 김경율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은 "우리나라가 채택하고 있는 국제회계기준에 의하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업가치를 평가함에 있어 기초자료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경영진이 추정한 재무자료일 수 밖에 없다는 점과 무리한 논리로 삼성바이오에스에 대한 지배력을 상실했다며 4조 5천억원대의 막대한 투자이익을 산출한 점 등으로 볼 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투자이익계상은 분식회계 의혹이 짙다"고 주장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 의혹까지 사며 2015년 결산 시점에 막대한 투자이익을 계상한 이유는 무엇일까.

    주목할 것은 계상이 이뤄진 시점이다. 막대한 투자이익이 감사보고서를 통해 공표된 것은 2016년 4월 1일이다. 이 시점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2015년 9월)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2016년 11월)의 중간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막대한 투자이익을 보게 되면 이 회사의 지분 40% 이상을 갖고 있는 제일모직의 주식가치가 올라가게 되고, 이것은 삼성물산과의 합병 때 상대적으로 제일모직의 가치를 높게 잡은 것이 정당화된다.

    이는 상대적으로 삼성물산 가치를 저평가했다고 해서 논란이 된 1 : 0.35라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비율을 정당화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막대한 투자이익을 거둔 것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할 때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가치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기 때문에 막대한 투자이익이 바로 상장가치를 부풀렸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 계속 적자였던 회사가 1회성이긴 하지만 자회사로 인해 1조 9천억원에 이르는 당기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드러난 것은 상장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하고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면서 상장을 성공시키는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이 시각 주요뉴스


    NOCUTBIZ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