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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에 뜬' 황교안 vs '별 무소득' 반기문



국회/정당

    '설 연휴에 뜬' 황교안 vs '별 무소득' 반기문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왼쪽),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자료사진)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설 연휴 기간 동안 주요 정치인들을 만나 제3지대 연대 가능성을 모색했지만 여전히 모호한 정체성 등으로 인해 확실한 우군은 만들지 못하고 있다.

    반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이 기간에 활발한 민생행보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 등으로 언론의 조명을 독차지하듯 했다.

    따라서 보수진영의 대권후보 대표 자리를 놓고 반 전 총장과 경쟁하는 구도가 만들어질 가능성도 나오지만 여러 제약상 쉽지 않다는 전망이 아직은 우세하다.

    ◇ 설연휴 잊은 광폭행보…손에 잡히는 성과는 없어

    반기문 전 총장은 설 연휴 기간에도 쉬지 않았다. 설 당일인 28일에 고향인 충북 음성과 충주를 방문했을 뿐, 설을 전후한 휴일에는 서울에서 조기대선 정국의 핵심 변수가 되는 정치인들을 잇따라 접촉했다.

    반 전 대표가 설 전에 만난 사람은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다. 지난 26일에 1시간 가량 개헌 등을 주제로 얘기를 나눴다.

    하지만 회동에서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음은 손 의장의 말을 통해서도 확인됐다. 그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수구세력과 같이 간다면 우리는 같이 할 수 없다. 나는 같이 할 수 없다고 분명히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보수와 진보를 모두 아우르겠다는 대통합 구상이 정치현실에서 적용하기가 녹록지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30일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와의 회동도 마찬가지다. 1시간에 걸쳐서 허심탄회한 얘기를 나눴다고 했지만 박 대표의 입장은 분명했다. 반 전 총장이 귀국 이후 한 발언과 행보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우리는 설사 (반 전 총장이) 국민의당 입당을 원한다해도 지금은 받을 수 없다. 함께하기 힘들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렸다"고 잘라 말했다.

    반 전 총장은 하루 앞선 29일에는 바른정당 대주주 가운데 한 명인 김무성 의원을 만났다.

    두 사람 사이에 오간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반 전 총장은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정치교체, 개헌 등 일반적인 얘기를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김 의원은 당 없이 대선 치르는 게 힘들고, 당을 새로 만드는 것도 쉽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바른정당 입당을 권유했을 가능성이 있다.

    반 전 총장이 어느 특정 정당에 몸담지 않고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국민통합형 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을 중심으로 제 정파와 정당, 국회의원들을 끌어 당기는 구심력이 있어야 하지만 이게 부족하다.

    구심력의 크기는 대선 후보 지지율을 통해서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는데, 귀국 이후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은 점진적인 하향 추세 또는 횡보세가 뚜렷하다. 그만큼 한계가 뚜렷하다는 평가가 커지고 있다.

    반 전 총장이 어느 쪽이든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나 권영세 전 의원 등의 캠프 합류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보면 바른정당과 보폭을 맞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 떠오르는 황교안?…대통령처럼 민생행보에 트럼프와 전화까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도 설 연휴 기간동안 반 전 총장 이상으로 분주히 움직였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 골수 지지층의 관심을 받으면서 최근 여러 여론 조사에서 전체 대선 주자중 4~5위권을 유지하고 있고, 범여권 후보 가운데서는 반 전 총장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주 신년기자회견에서 대선출마 가능성에 대해 닫아놓지 않으면서 그의 일거수 일투족이 관심을 끌고 있는데, 설 연휴 기간 동안 행보는 대통령 권한대행이 아닌 말 그대로 대통령급이었다.

    설 연휴 직전인 지난 26일 오후 서울역을 찾아 귀성길 안전 점검을 한 데 이어 국정현안 관계장관회의에서도 민생을 꼼꼼히 챙기는 모습을 보여줬다.

    27일에는 동대문 '코리아그랜드세일' 이벤트센터와 두타면세점을 찾은 뒤 국외에서 임무 수행 중인 군 장병과 봉사단원의 노고를 치하했다.

    민생과 안보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행보를 보인 셈이다.

    압권은 30일 이뤄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통화다. 황 대행은 이날 오전 30분에 걸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굳건한 한미동맹과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공조 강화 발언을 끌어냈다고 총리실은 밝혔다.

    황 대행은 다음달 말에는 박 대통령이 10차례 주재했던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지금 같은 애매모호한 화법을 유지할 경우 보수층의 관심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황 대행의 한계도 분명하다. 무엇보다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총리직을 그만둬야 한다.

    권한대행의 권한대행을 세워야 한다는 무리수가 따를 수밖에 없고, 박 대통령의 국정실패 책임을 함께 나눠져야 한다는 비판도 불가피하다.

    새누리당의 한 중진 의원은 "황 대행이 후보로 나오기 위해서는 대통령 대행을 그만두고 나와야 하는 데 그것은 무책임해 보인다"며 "후보로 나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밝혔다.

    핵심 당직을 맡고 있는 한 의원은 "보수 진영에서 황 대행을 주목하고 있는 것은 이해한다"면서도 "국정실패의 책임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RELNEWS: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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