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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철 "안종범, '靑 개입 없다 해달라'" 위증 지시 폭로



법조

    이승철 "안종범, '靑 개입 없다 해달라'" 위증 지시 폭로

    전경련 이승철 부회장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전경련 이승철 부회장이 19일 안종범 전 수석 등에 대한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안 전 수석의 증거인멸 정황과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과정에서 전경련이 관여하게 된 배경 등을 자세하게 진술했다.

    이 부회장은 검찰 수사를 전후해 안 전 수석이 사실 은폐와 축소, 증거인멸, 진술 유도 정황 등을 주도면밀하게 요구했던 전말을 상세히 털어놨다.

    증언에 따르면, 안 전 수석은 언론에서 미르·K스포츠 재단에 대한 의혹들이 쏟아지자 이승철 부회장에게 '재단모금은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한 거고 청와대가 개입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줄 것을 집요하게 권유했다.

    이 부회장은 "미르재단 설립이 시작된 2015년 10월 8일부터 자신이 재단문제로 수사를 받던 작년 10월 26일까지 안 전 수석과 149회의 전화와 문자를 주고 받았는데 미르재단 첫 보도가 난 작년 7월부터 125회의 통화와 문자를 주고 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125회에 걸친 집중적인 연락은 국정농단 사건이 본격화된 이후 사실 은폐와 입 맞추기를 위한 것이다.

    이 부회장은 "전경련이 군대조직도 아니고 아랫사람 10여명이 검찰조사를 받는데 더 이상 수석님 말씀대로 통제가 가능하지 않다"며 "여러 번 호소도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안 전수석은 그때마다 "검찰가서 (그렇게말하면) 알아서 넘어갈테니 걱정말라"고 거듭 종용만 했다.

    이 부회장은 "이미 언론보도로 실체가 파악되고 있는데 안 전 수석이 사태 파악을 아직 못한 것 같았다"며 "얼마 뒤부터는 그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화가 안되니까 안 전 수석이 보좌관을 통해 메모를 전달해왔고 그 메모지를 지금도 지갑 속에 넣고 다닌다"며 '포스트잇 메모지'를 재판정에서 꺼내들었다.

    메모에는 "수사팀 확대. 야당 특검 전혀 걱정 안하셔도 되고, 새누리 특검도 사실상 우리가 먼저 컨트롤하기 위한 거라 문제 없다. 모금 문제만 해결되면 전혀 문제 없으니 고생하시겠지만 너무 걱정 말라"는 내용이 담겼다. 검찰 수사가 한창인 작년 10월 17일 경에 작성돼 전달된 것이다.

    이 부회장은 안 전 수석이 휴대폰을 폐기하라고 요구해 휴대폰 파쇄 업체에 맡겨 폐기한 적도 있다고 진술했다.

    ◇ "체육계에도 좌파 있는지 의아했다"

    최순실 씨와 공모해 대기업들로부터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을 내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는 안종범(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안종범 전 수석이 이 부회장에게 문화·체육재단 설립을 지시하며 '우파 단체 지원'을 설립 목적으로 말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안 전 수석에게서 재단 설립 지시를 받은 뒤 설립 목적을 묻자 '한류 문화 확산과 문화계 우파 단체 지원'을 이유로 들었다고 한다.

    이 부회장은 "한류 확산이라길래 문화는 그렇다치고 체육에도 한류가 있느냐고 물어보니 (안 전 수석이) 체육 쪽도 지원할 단체가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이어 "문화 쪽 우파지원은 알겠는데 체육계에도 그런게 있느냐"며 의아해서 물었더니 안 전 수석은 "'문화계엔 좌파 인사가 많고 체육계에는 문제 있는 인사가 많아서 정부 의도대로 정책이 안 된다. 재단을 설립해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안 전 수석에게 '재단 규모가 300억원이면 5∼6억원의 은행 이자밖에 안 나오는 데 무슨 일을 하느냐'니까 '어차피 그릇만 만들어주면 된다'고 했다"는 대화도 소개했다.

    그는 "재단을 전경련이 만든 것도 처음이고, 일주일 만에 만들어진 것도 처음이다. VIP(박근혜 대통령)가 재벌총수들을 독대하며 그런 내용을 나눈 것도 재직 동안 처음 들었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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