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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숙도 문화회관장 스승·제자가 주요 공연 차지 논란



부산

    을숙도 문화회관장 스승·제자가 주요 공연 차지 논란

    학연에 얽힌 을숙도 문화회관 운영 논란

    을숙도 문화회관(사진=부산CBS 강민정 기자)

     

    부산의 한 공공 문화예술 기관장이 사제지간으로 얽힌 문화예술인을 중심으로 억대 프로그램을 수년간 운영했던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015년 사하구 을숙도 문화회관장으로 임명된 5급 행정직 공무원 A관장. 그는 공연기획계장을 거쳐 9년 이상을 을숙도 문화회관 한곳에 근무하면서 회관의 대표 정기 공연 프로그램을 만들어 왔다.

    을숙도 문화회관에 따르면, 그중 하나인 클래식 음악회 '명품콘서트'에는 정기 기획공연 1년 예산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1억2천만 원이 투입되고 있다.

    이 공연의 예술 감독을 A관장의 석·박사 논문을 지도한 부산지역 모사립대 B교수가 지난 2013년부터 쭉 맡아오고 있다.

    B교수는 지난해 8차례 공연되는 명품 콘서트 무대에 매번 올라 5분가량의 해설을 하고, 회당 50만 원의 해설료를 받았다.

    을숙도 문화회관에는 외부에서 초빙한 예술감독 4명이 있지만, 작품을 설명하고 해설료를 받는 감독은 B교수가 유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사하구청 한 관계자는 "문화회관 안팎에서는 '관장이 지도교수에 대한 예우로 형평성에 어긋나게 사례비를 지급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며 "'관장의 학연으로 연결되는 문화예술인들이 을숙도 문화회관을 주무르고 있다'는 말도 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을숙도 문화회관의 또 다른 클래식 정기공연 '해피콘서트'는 A관장이 석·박사 과정을 지도한 제자 C씨가 지난 2013년부터 예술 감독직을 맡아오고 있다.

    을숙도 문화회관 관장실(사진=부산CBS 강민정 기자)

     

    나흘 동안 진행되는 C감독의 클래식 공연에 구예산 1천만 원이 지원된다.

    C감독은 또 지난 2014년부터 억대 구비가 투입되는 오페라 공연을 도맡아 제작하고 있는데, 올해 선보이는 오페라 예산에만 구비 2억 5천만 원이 지원된다.

    이에 대해 A관장은 오랫동안 관련 분야 일을 하면서 을숙도 문화회관에 현재 활동 중인 문화예술인들을 자연스럽게 알게 됐을 뿐, 학연을 고려해 이들을 초빙한 것은 결코 아니라고 해명했다.

    A관장은 "문화불모지인 서부산권에서 을숙도 문화회관이 이만큼 위상을 가질 수 있었던 데에는 B교수와 C감독의 역할이 컸다"며 "이 두 예술감독이 아니었다면, 부산지역 어떤 문화예술인이 을숙도에 와서 이만큼의 훌륭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었을까 싶다"고 말했다.

    B 교수는 "50만 원의 사례비는 단순한 3~5분의 해설에 대한 수고비가 아니다"라며 "거마비조차 나오지 않는 회의에 학교와 문화회관까지 50km를 운전해가며 지금까지 달려왔다 "고 밝혔다.

    C감독은 "억대 구비가 투입되고 있어 일반인들은 아주 많은 예산이 지원되는 것처럼 생각할 수 있지만, 제대로 된 오페라를 만들기 위에서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라며 "나를 대체할 수 있는 제작자가 나온다며 언제든지 예술 감독직을 그만두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을숙도 문화회관에서는 100회 이상의 공연이 선보였다. 이중 관장의 스승과 제자가 관여한 공연 13편에 회관 전체 예산의 70% 이상(2억 7천만 원)이 투입된 것으로 확인돼 학연을 중심으로 하는 운영이라는 의혹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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