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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명대 최초 프로→모비스 매니저, 임상욱 제2의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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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명대 최초 프로→모비스 매니저, 임상욱 제2의 인생

    [코트의 숨은 조연] ① 매니저

    용인 모비스 체육관에서 만난 임상욱 매니저.

     

    농구 코트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는 오롯이 코트 위를 누비는 선수들, 그리고 경기를 지휘하는 감독의 몫이다. 하지만 주연으로만 영화를 만들 수는 없다. 조연들도 필요하다. 선수단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매니저를 비롯해 선수들의 몸을 관리해주는 트레이너, 상대를 면밀하게 파악해주는 전력분석원, 그리고 외국인 선수의 손발 역할을 하는 통역까지. 농구 코트의 숨은 조연들에게도 잠시나마 스포트라이트를 비춰보려 한다.[편집자주]

    "그 때 2군리그가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아요."

    2011년 1월31일.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마지막 30번째 지명권으로 "상명대 임상욱(33)"을 외쳤다. 상명대 출신 최초 드래트프 지명이자 당시 스물일곱 최고령 신인의 꿈이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프로에 데뷔한 임상욱의 통산 성적은 28경기 평균 0.9점. 2013-2014시즌 도중 매니저를 맡으면서 코트를 떠났다. 그렇게 제2의 인생이 시작됐다.

    임상욱 매니저는 "시즌 중간에 매니저가 됐다. 당시 2군리그가 없었다. 엔트리가 다 차서 용인에 남아 자체 운동을 했다"면서 "당시 성준모 매니저가 코치가 되면서 자리가 비었다. 감독님이 원정을 갔다 와서 따로 부르셨다. 시즌 후 계획이 있냐고 물으셔서 농구교실 등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니저 할 생각이 없냐고 하시 길래 생각해보겠다고 했다. 그런데 당장 결정하라고 하셔서 '네'라고 대답했다"고 매니저로의 변신 과정을 설명했다.

    이미 선수 생활 다음을 준비하고 있던 단계였다. 모비스에서 두 시즌을 보내고 FA가 됐지만, 부르는 팀이 없었다. 모비스와 1년 재계약을 했지만, 선수 생활 유지는 불투명했기 때문이다.

    매니저 역할이 쉽지는 않았다. 선수 출신이었지만, 초짜 매니저에게는 하나하나가 낯선 일이었다. 임상욱 매니저도 "초반에는 모르니까 힘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익숙해졌다. 무엇보다 "고맙다"라는 선수들의 한 마디가 임상욱 매니저에게는 힘이 됐다. 임상욱 매니저는 "힘든 것보다 뿌듯한 게 많다. 선수들이 이기고, 웃고, 뭔가 필요했을 때 내가 해주면 고맙다고 해주면 좋다. 그게 내 역할이니 뿌듯한 걸로 이겨낸다"고 강조했다.

    임상욱 매니저는 중학교 2학년 때 처음 농구공을 잡았다. 배구선수 출신 아버지, 하키선수 출신 어머니가 반대했지만, 결국 운동을 시작했다.

    드래프트 당시 임상욱 매니저의 모습. 상명대 출신 최초의 프로 선수였다. (사진=KBL 제공)

     

    순탄치 않은 과정이었다. 동아중-중앙고를 거쳐 2부리그인 경북과학대에 진학했고, 3학년 때 명지대에 편입했다. 명지대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고, 4학년에 올라갈 때 군에 입대했다. 군 생활을 마친 뒤 여러 아르바이트를 섭렵했다. 하지만 농구를 하고 싶어서 다시 상명대에 들어갔다. 주변에서는 말렸지만, 꿈을 이루고 싶었다. 자퇴 후 다시 3학년으로 들어간 임상욱 매니저는 2010년 대학리그 3점슛 왕에 올랐다. 그리고 프로라는 꿈을 이뤘다.

    임상욱 매니저는 "상명대에서 다시 농구를 하겠다고 했을 때 전부 하지 말라고 했다. 그래도 꿈이니까, 어정쩡하게 끝내면 안 될 것 같았다"면서 "3라운드를 다 포기해서 연습생으로 뽑히겠다고 생각했는데 1군으로 뽑혔다. 단상이 좁았는데 그 위를 걸어가는데 정말 길게 느껴졌다. 꿈이었으니까, 힘들게 갔으니까"라고 말했다.

    2년이라는 짧았던 프로 생활. 은퇴 당시에는 아쉬움이 없었다. 하지만 매니저로서 경기를 지켜보면서 아쉬움이 생겼다. 무엇보다 "은퇴 당시 2군리그가 활성화됐다면…"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임상욱 매니저는 "밖에 있으니까 농구가 더 잘 보였다. 왜 선수 때 그런 생각을 못했을까 아쉬움이 있었다"면서 "발목이 안 좋았지만, 그걸로 은퇴할 생각은 아니었다. 그 때 2군리그가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코트에서 보여줘야 할 게 많은데 그럴 기회가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결정적으로 감독님이 (매니저에 대해) 물어보셨다. 은퇴해야지라는 생각에 은퇴한 것은 아니다"라고 털어놓았다.

    계속해서 "프로에 와서 삼성전 4쿼터 코너에서 3점슛 넣은 것이 기억에 남는다. 첫 3점슛이었다"면서 "프로에서 뛴 경기는 다 생생하게 기억난다. 몇 경기 없으니까…"라고 덧붙였다.

    이제 매니저로서 4시즌 째. 아직 자세한 목표는 세우지 않았지만, 꿈은 있다. 바로 어린 선수들을 가르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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