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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의 날 대신 '위대한 미국인의 날?'



국제일반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의 날 대신 '위대한 미국인의 날?'

    • 2017-01-15 09:35

    美미시시피 주, 연방 공휴일 명칭 바꿨다가 SNS서 '뭇매'

    미국의 흑인 민권 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 (사진=노컷DB)

     

    미국 미시시피 주의 한 소도시가 16일(현지시간) 연방 공휴일인 '마틴 루서 킹 주니어의 날'을 '위대한 미국인의 날'(Great Americans Day)로 바꿔 불렀다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용자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미국 정부는 저명한 흑인 인권운동가 킹 주니어 목사의 생일인 1월 15일에 즈음에 해마다 1월 셋째 월요일을 공휴일인 마틴 루서 킹 주니어의 날로 지정했다.

    14일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시시피 주 벌럭시 시(市)는 전날 밤 시 정부 트위터와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비상 대기하지 않은 시 산하 청사는 16일 '위대한 미국인의 날'을 기념해 문을 닫는다"고 공지했다.

    1986년 미국 연방의 공휴일로 지정된 뒤 2000년부터 미국 50개 주 전체가 휴일로 기념하는 '마틴 루서 킹 주니어'라는 이름 대신 벌럭시 시가 공휴일 명칭으로 생소한 '위대한 미국인의 날'이라고 밝히자 SNS에서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위대한 미국인의 날'이라는 이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선거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를 떠올리게 한다.

    주민 약 4만5000명이 거주하는 벌럭시 시 인종별 인구는 백인 68%, 흑인 19%, 히스패닉 8%로 이뤄졌다.

    벌럭시 시는 비판에 휩싸인 뒤 SNS에서 해당 내용을 지웠다.

    앤드루 길리치 벌럭시 시장은 나중에서야 "16일은 '마틴 루서 킹 주니어의 날'"이라고 명칭을 정정했다.

    CBS 방송에 따르면, 벌럭시 시는 '위대한 미국인의 날'을 미시시피 주 정부의 명칭이라고 해명했으나 미시시피 주 정부 웹사이트에 해당 명칭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 뭇매를 자초했다.

    미시시피 주는 마틴 루서 킹 주니어의 날에 남북전쟁 당시 남부연합군의 장군인 로버트 리의 탄생 기념일을 동시에 챙겨 주 공휴일로 지정했다. 리 장군의 생일은 1월 19일이다.

    흑인 인권 운동의 대부인 킹 목사와 그 대척점에서 흑인 노예제 존치를 주장한 남부연합군의 리 장군을 한 날 동시에 기념하는 다소 우스꽝스러운 주는 미시시피 말고도 앨라배마, 아칸소 등 2개 주가 더 있다.

    길리치 시장은 시 의회가 지난 1985년 킹 목사뿐만 아니라 미국의 탄생과 성장, 진화에 이바지한 주요 미국민을 함께 기념하고자 공휴일 명칭을 '위대한 미국인의 날'로 지정해 그에 따를 뿐이라고 밝혔지만, 인종차별주의에 기반을 둬 연방 공휴일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는 이상 이제는 시 조례를 바꿔야 할 것 같다고 한 발 물러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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