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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논평] 조급증에 빠진 두 야당의 '낡은' 싸움



칼럼

    [오늘의 논평] 조급증에 빠진 두 야당의 '낡은' 싸움

    새해 첫 날 박근혜 대통령이 불쑥 등장해 두서없이 자기 변명을 늘어놓은 것은 새삼스럽지만 최종적이고도 불가역적인 탄핵의 결론이 아직 내려지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사진=노컷V)

     

    새해 첫 날 박근혜 대통령이 불쑥 등장해 두서없이 자기 변명을 늘어놓은 것은 새삼스럽지만 최종적이고도 불가역적인 탄핵의 결론이 아직 내려지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지금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최순실 게이트 수사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는 엄연한 '탄핵 진행형' 정국이다.

    들리는 얘기로는 박 대통령이 설 연휴 전에 추가로 메시지를 발표하거나 헌재의 탄핵 심판 최후 변론에 출석해 탄핵 사유를 반박하는 등 보수층 결집을 노린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벼랑 끝에 몰린 박 대통령이 마치 세상 일은 모르는 것이라며 절체절명으로 이른바 '막판 뒤집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차 변론기일인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출석한 대리인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이와는 대조적으로 정치권은 이미 마음은 콩 밭으로 간 듯 4월이나 5월로 예상되는 '벚꽃 대선'의 조급증에 빠져 낡은 싸움을 벌이고 있다.

    '친박(親朴)의 원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새누리당의 내분은 차치하고, 원내 다수당이자 제1 야당인 민주당과 제2 야당인 국민의당의 '말 싸움'이 가관이다.

    소위 '문재인 대세론'으로 사실상 승기를 잡았다는 민주당과 '뉴 DJP'를 통한 제3지대 '빅 텐트'로 외연을 확장하려는 국민의당이 링 밖에서 한껏 신경전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안희정 충남지사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사진=자료사진)

     

    문재인 전 대표와 가까운 안희정 충남지사가 국민의당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정계를 은퇴하라고 직격하면서 양측의 공방이 불붙었다.

    즉각 손 전 대표 측은 안 지사를 향해 '돈 맛을 본 사람'이라고 깎아내리며 과거 불법대선 자금 수수 건을 꺼내 들었고, 국민의당 김동철 비대위원장은 '문재인의 한명회'라고 안 지사를 맹비난했다.

    김동철 위원장은 또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작성한 '개헌 저지 보고서'를 지적하면서 문재인 전 대표의 정계은퇴를 주장하기도 했다.

    마치 여야 간 싸움을 연상시키는 두 야당의 반목과 대립을 보면서 '과연 지금이 서로 으르렁 거릴 때인가'를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광화문의 촛불이 들불처럼 번져갈 때 차기 대선만을 염두에 둔 두 야당은 탄핵과 하야 사이에서 갈 지(之)자 행보를 보이며 민심에 찬물을 끼얹었던 사실을 많은 사람들은 기억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지난해 광화문의 촛불이 들불처럼 번져갈 때 차기 대선만을 염두에 둔 두 야당은 탄핵과 하야 사이에서 갈 지(之)자 행보를 보이며 민심에 찬물을 끼얹었던 사실을 많은 사람들은 기억하고 있다.

    축록자 불견산(逐鹿者 不見山), '사슴을 쫓는 사람은 산을 보지 못 한다'는 말이 있다. 두 야당은 대선 승리만을 쫓다 자칫 큰 일을 그르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광장 민주주의'를 이뤄낸 1000만 촛불 민심의 소중한 '꿈'을 현실로 만들어 내야 하는 시대적 소명은 뒤로 한 채 자신들의 욕심만 채우려 한다면 두 야당에게는 분노의 돌들이 소리를 치게 될 것이 자명하다.

    두 야당의 금도(襟度) 없는 말 싸움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져서는 곤란하다.

    금도(襟度)는 '넘지 않아야 하는 선'으로 잘못 인식되고 있는데, 정확한 의미는 '다른 사람을 포용할 만한 도량(度量)’이다. 도량(度量)은 넓은 마음과 깊은 생각이다.

    엄연한 탄핵 정국인데도 조기 대선의 조급증에 허우적 거리는 두 야당은 빠름 보다는 느림의 가치, 좁음 보다는 넓음의 금도를 생각해야 한다.

    대선을 앞두고 어차피 떠나고 합치고 붙고 쪼개지는 정치권의 이합집산(離合集散)과 판짜기가 재연되겠지만 적어도 야당이라면 1000만 촛불의 소중한 '꿈'을 머리와 가슴에 새겨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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