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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인서적 부도, 종이책 시대 저물까



책/학술

    송인서적 부도, 종이책 시대 저물까

    경희대 이택광 교수 "초대형 서점·북카페 책맥…책 문화 트렌드 변화에 따른 결과"

    - 1959년 출발한 옛 방식 도매상
    - 동네서점 피해 커…손해 보전돼야
    - 종이책 줄지만 출판계는 활로 모색 중
    - 다양한 책 문화 융성 위한 공적 자금 필요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0)
    ■ 방송일 : 2017년 1월 3일 (화) 오후 19:05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택광 교수 (경희대)

    ◇ 정관용> 문화비평가 경희대학교 이택광 교수와 함께하는 일상다반사 시간입니다. 이택광 교수 어서 오십시오.

    ◆ 이택광>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우리 청취자분들이 이름은 딱 들어도 생소하실 거예요. 송인서적 이게 이른바 도매상 아니겠습니까?

    ◆ 이택광> 그렇습니다.

    ◇ 정관용> 우리나라 국내 2위의 업체인데 2위라고 해서 업체가 많은 것도 아니고 거의 양강구도에서 2위 업체란 말이에요. 오늘 그러니까 1차 부도 소식이 나서 시끌시끌하지 않습니까?

    ◆ 이택광> 그렇습니다.

    ◇ 정관용> 먼저 송인서적 어떤 곳인지부터 소개해 주세요.

    ◆ 이택광> 이렇게 생각하시면 되죠. 단순히 서점이 아니고요. 책을 파는 곳이 아니고 책을 공급해 주는 곳이다라고 생각을 하시면 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서 창고 같은 데 보관해 놨다가 그것을 각 서점별로 이렇게 나눠서 배급을 하는 거죠.

    ◇ 정관용> 대형서점은 아니죠?

    ◆ 이택광> 그렇죠. 물론 가셔서 책을 사실 수는 있어요.

    ◇ 정관용> 송인서적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서 대형서점에 공급하는 건 아니죠?

    ◆ 이택광> 그렇지는 않죠.

    ◇ 정관용> 주로 중소형 서점들에 공급하는 그런 도매상.

    ◆ 이택광> 그래서 교보문고 같은 경우 바로 책을 받아서 파는 거고.

    ◇ 정관용> 출판사에서 바로 받고.

    ◆ 이택광> 그리고 전자서점 있죠. 이른바 온라인 서점. 온라인 서점 같은 경우는 이제 바로 책을 또 받아서 거기서 현금 결제로 바로 팔아주는 그런 서점이고 이제 그래서 송인서적은 거기에 비한다면 조금 옛날 방식의 책 공급 서점이었다.

    ◇ 정관용> 옛날 방식이고 현재로서는 동네 서점에 책을 공급해 주는 도매상. 이게 만들어진 지가 오래 됐더라고요, 59년에 처음?

    ◆ 이택광> 그렇죠. 1959년에 처음 문을 열었고 한국의 어떤 근대사와 거의 같이 역사를 같이 하신다고 보시면 되고 그래서 이게 동네 서점들과 관련된 거죠. 사실 저도 동네 서점을 자주 가는데 그 서점들에 여파가 상당히 클 거 같다 하는 진단이고요.

    ◇ 정관용> 출판사들한테도 여파가 크다면서요.

    ◆ 이택광> 출판사는 현재 책을 납품하고 있는 대금을 안 받았기 때문에.

    ◇ 정관용> 어음으로 받고 그랬다고.

    ◆ 이택광> 이게 책을 받고 그러면 대금을 결제해 주는 방식인데 이걸 돈을 못 받게 된 거죠. 그래서 작게는 2억, 많게는 몇 억씩 이렇게 물려 있다고 얘기하고 있고요. 이게 사실 저는 이 소식을 접하면서 IMF 때 보문당이라는 큰 서점이 또 역시 도매상 수준입니다. 도매상이 이제 부도가 났던 적이 있는데.

    출판업계 대형 도매상인 송인서적의 1차 부도 사실이 알려져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사진=송인서적 홈페이지 화면 캡처)

     


    ◇ 정관용> IMF 때?

    ◆ 이택광> 그때 서점이 500개가 문을 닫았어요. 그때 제가 즐겨가던 서점이 다 문 닫았던 기억이 있어요.

    ◇ 정관용> 동네 서점 500개가?

    ◆ 이택광> 그렇죠. 동네 서점은 어디 가서 책을 떼 올 데가 없죠, 그렇게. 사실 동네 서점이 왜 필요한가 말씀하실 수도 있는데 이른바 책 선진국들을 가시면 대체로 책을 보급은 동네 서점에서 담당합니다. 그리고 동네 서점이 그냥 책을 갖다 놓는 게 아니고 그 서점 주인의 취향을 반영해서 특색이 있거든요.

    ◇ 정관용> 특색이 있죠.

    ◆ 이택광> 그래서 그런 서점들이 사라져버리면 문화적인 측면에서 소실이 오는 것이고 또 우리 책 문화에 굉장히 어떻게 보면 타격이 올 수 있다고 볼 수가 있죠.

    ◇ 정관용> 이게 부도까지 오게 된 거는 지금 설명하는 과정에서 청취자분들이 대충 다 이해했을 거예요. 점점 더 초대형 서점 위주로 사람들이 몰린다는 것. 그리고 온라인 서점 쪽으로 사람들이 몰린다는 것, 동네 서점이 자꾸 줄어든다는 것. 그러다 보니 이 동네 서점에다가 책을 공급하는 도매상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는 것 이거로군요.

    ◆ 이택광> 그래서 지금 기본적으로 독서율이 많이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독서율이 감소한다는 것은 글을, 텍스트를 그만큼 안 본다는 뜻은 아니고요. 텍스트를 보는 방식들이 꼭 책만은 아니라는 거죠. 저 같은 책 덕후는 이제 전자책을 사더라도 종이책을 사는데 오늘도 지금 여기 방송하러 오면서 제가 본 광경이 하나 있어요. 참 인상적인 광경인데요. 굉장히 사람들로 붐비는데 경로석에 한 노인분이, 어르신분이 앉으셔서.

    ◇ 정관용> 지하철에?

    ◆ 이택광> 이와나미 총서를 탁 읽고 계시더라고요. 일본어로 된 문고판, 서적이죠. 굉장히 오래된 책을. 그런 모습들이 굉장히 저한테는 무섭게 보이고 책에 대해 어떻게 보면 무슨 아우라 같은 느낌을 주는데. 이런 식의 책의 소통 과정, 유통 과정들이 사실 점점 줄어들고 있다. 대부분 킨들이라든가 아이패드라든가 이런 방식으로 텍스트를 접하는 그 방식들이 굉장히 다변화되고.

    ◇ 정관용> 킨들이 뭐예요?

    ◆ 이택광> 킨들은 아마존에서 파는 전자책을 볼 수 있는 기기입니다. 킨들이 내세우고 있는 굉장히 흥미로운 게 킨들 기기로 책을 보면 종이책을 보는 것 같아요, 이렇게 광고를 해요.

    ◇ 정관용> 그럴 수가 있어요?

    ◆ 이택광> 종이책처럼 보입니다. 거기에 잉크를 실질적으로 전자 잉크를 쓰는데요. 잉크가 진짜 잉크처럼 보이고요. 또 화이트페이퍼라고 해서 아주 뒤에 처리를 배경 처리를 흰종이처럼 처리를 했어요. 그런데 이게 재미있는 게 처음에 구텐베르크가 인쇄기를 발명해서 맨 처음 찍은 책이 성경이잖아요. 그렇죠? 그때 이 사람이 광고를 하기를 성경을 팔아야 하니까 자기도. 뭐라고 했냐 하면 손으로 쓴 글씨하고 똑같다고, 이렇게 광고를 했었거든요.

    ◇ 정관용> 옛날 것하고 비교할 수밖에 없다.

    ◆ 이택광> 그렇죠. 사람들은 미디어에 대해서 일반 과거의 미디어에 대한 친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킨들도 그런 식으로 광고를 하는데 그러다 보니까 아이패드든 지금 한국에서도 많은 그런 전자책 리더기들을 출시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전자책 리더기들이 종이책이나 질감들이 똑같다, 이런 식으로 광고하고 있어요.

    ◇ 정관용> 그렇게 광고해야 팔린다.

    ◆ 이택광> 그렇습니다. 그래서 독서율 자체는 떨어졌다라는 것은 보류를 해 봐야 되는 것이고요.

    ◇ 정관용> 그러나 종이책을 사서 보는 것은 줄어들고 있다.

    ◆ 이택광> 종이책은 당연히 줄어들고 있죠. 그래서 콘텐츠로써의 책 유통이라는 것은 광거에 비한다면 그렇게 크게 줄지 않았을지 모르겠지만 종이책을 유통하는 그런 부분들은 굉장히 축소되고 특히 지금 학력인구가 줄어들면서 우리 한국 출판의 가장 중요한 몫을 정하고 있던 것이 참고서거든요.

    ◇ 정관용> 참고서 시장도 줄어들고.

    ◆ 이택광> 참고서 시장이 학력인구가 줄어들면서 줄어든 거죠. 이런 것이 축소되면서 이런 것들도 송인서적의 부도에 큰 영향을 줬다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이런 현상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그렇죠? 대형서점 위주로 그다음에 전자책 위주로 변해 가고 있는 거, 종이 책자를 안 읽는다는 것 오죽하면 '종이책 읽기를 권함' 이런 책도 한번 나온 적이 있고 이런 현상, 어떻게 봐야 합니까?

    ◆ 이택광> 사실 미디어라는 것은 제가 볼 때 혼자기 때문에 과거에 한 10년 전에 생각해 보시면 전자책의 시대가 온다. 종이책은 사라질 것이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실제로 사라지지는 않았거든요.

    그리고 종이책은 또 다른 어떤 자기의 그런 페티쉬를 만들어냈다고 봅니다. 훨씬 더 장식성이 강화됐죠. 훨씬 고급화되고 또 그런 책을 한 권 들고 있으면 그 자체가 위안이 되는 하는 그런 식의 삶의 어떤 소유물로서의 책 이런 식의 어떤 콘셉트를 만들어졌다고요.

    그리고 또 다양한 책과 관련된 문화산업들이 일어나게 되는데 대표적인 게 들어보셨을지 모르겠지만 '책맥'이라는 게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맥주를 마시면서 책을 보는 카페가 있어요.

    생맥주와 함께 책을 읽을 수 있는 서점 (사진=CBS노컷뉴스 홍보림 대학생 인턴)

     


    ◇ 정관용> 치맥이 아니라 책맥.

    ◆ 이택광> 서점이자 카페입니다. 가셔서 책을 보시면서 맥주를 마시고 맥주 한 잔 마시고 책 좀 보시고 집에 가시면 되는 그런 동네 서점이자 카페죠.

    ◇ 정관용> 북카페들도 다양한 유형으로 만들어졌죠.

    ◆ 이택광> 북카페는 상대적으로 오래됐고 북카페의 원형이라는 것은 1960년대 동경 같은 데 가보시면 그 당시에 커피숍 문화가 있습니다. 그거하고 사실 연계가 돼 있죠.

    커피와 책이라는 것은 실질적으로 근대적인 유산인데 북카페도 지금 아주 다양화돼서 맥주도 마시고 또는 거기에서 공연도 하고요. 또 거기에서 시낭송회도 하고 또 거기에서 자기 책을 출판할 수도 있습니다. 책을 넣어서 일정한 기계를 통과 시키면 책이 출판돼 나온다든가 이런 식의 자기 책을 만들 수 있고 그런 복합문화로 거듭나고 있죠.

    이런 방식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송인서적 부도라는 것이 꼭 이제 그와 관련돼 있는 출판사들의 그런 손해라든가, 이런 것은 보존돼야겠지만 지금 현재 변하고 있는 트렌드들은. 책과 관련된 여러 가지 문화들은 다른 어떤 활로를 가지고서 발전하고 있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그런 새로운 유형의 동네 서점들이 이제 카페로도 만들고 뭐도 하고 이러는 것처럼 출판사들도 그렇게 조금 변해야 하지 않을까요, 앞으로.

    ◆ 이택광> 출판사들도 굉장히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저는 나름대로 노력은 해 왔다는 생각이 들어요. 왜냐하면 자기들 스스로도 카페를 만들고.

    ◇ 정관용> 출판사가 카페를 만들고.

    ◆ 이택광> 직영 카페를 만들어서 책을 팔고 도매상을 거치치 않고 대형서점을 거치지 않고 직접 책을 팔려고 했습니다. 그것도 역시 책의 유통이 다변화되면서 그런 방식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책을 읽고 그 책과 관련된 여러 가지 문화가 융성해지는 그런 방향으로 조금 이제 어느 정도 공적인 자금들이 조금 투입되고 한다면 훨씬 더 낫겠죠, 그러니까.

    ◇ 정관용> 그런 쪽으로 공적 자금은 많이 안 갑니까?

    ◆ 이택광> 일단 책 축제나 이런 게 있죠. 책마을 축제라든가 이런 여러 가지 책과 관련한 행사가 있고요. 그와 관련된 지방자치단체에서 책과 관련된 축제를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도서관 운동도.

    ◆ 이택광> 도서관 운동도 많이 하고 사실 출판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궁극적인 해결책은 도서관을 활성화하는 것밖에 없습니다.

    ◇ 정관용> 도서관을 확대하고 도서관들이 책을 많이 사주고. 지자체 내지는 중앙정부의 공적자금이 거기로 들어가주고.

    ◆ 이택광> 그렇죠. 제 독일 친구는 이런 이야기를 해요. 제가 책을 산다고 하면 왜 책을 사냐고 해요. 도서관 가서 보면 되는데. 저는 책 오타쿠라 책을 산다고 하는데.

    사실 책을 사는 것은 이제 자기 취미생활일 수 있지만 책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들은 공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공적자금이 투입돼서 동네도서관들을 많이 구비하는 것도 출판도 살고 그렇죠?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궁극적인 해결책이 아닌가 생각듭니다.

    ◇ 정관용> 한마디로 정리하니까 옛날 식의 방식은 이제 더 이상 주류가 될 수는 없어요. 출판사들이 동네 서점을 중심으로 판매를 하던 이제 그 시대는 갔다는 거예요. 대형서점과 온라인, 전자책, 이런 것들이 어떤 의미에서는 중심이 될 수 있어요.

    그러나 옛날 식의 종이책의 독자들과 만나게 하는 그 중간 다리로써는 이제는 북카페니 도서관이니 지자체와 정부의 노력이니 출판사 스스로의 카페니, 이런 다양한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

    ◆ 이택광> 그렇죠. 다양한 채널로 지금 움직이고 있죠. 그런 흐름들을 잘 짐작한다면 지금 받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은 해결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잘 짐작하고 있어요? 정부와 지자체가?

    ◆ 이택광> 정부는 사실. 지자체는 관심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고 이런 행사를 해 보면 아시겠지만 행사를 위한 행사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지 않고 예를 들어서 제대로 저자를 초청해서 축제를 한다든가 하는 이런 기획력들은 저는 있다고 봐요.

    그런 전례들이 많이 있고 그런데 그것들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면 결국 이게 또 블랙리스트 문제로 가버리는데 그런 거 하시는 분이 블랙리스트로 올라서 지원도 못 받고 끊겨버리고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안타깝죠.

    ◇ 정관용> 그래요. 어떻게든 새로운 문화양식을 만들면서 출판계와 서점계도 함께 살아남는 독자들의 양식도 함께 커가는 그런 게 앞으로 우리의 과제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당장 송인서적 부도로 인한 동네 서점과 출판사들의 손실, 이건 어떻게 감당해야 하지 않겠어요?

    ◆ 이택광> 그렇습니다. 1차 부도이기 때문에 10일날 또다시 그와 관련된 부도를 막을 수 있는 기회가 있죠. 그게 또 해결되면 또 이제 동네 서점들의 어떤 손해들은 보전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러기 위해서는 또 도움이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지금 출판인들도 모여서 몇 백 명이 대책회의도 하고 그랬다는데.

    ◆ 이택광> 사실 제가 알고 있는.

    ◇ 정관용> 십시일반 힘을 모아서 이 위기는 극복해야죠.

    ◆ 이택광>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이택광 교수와 함께한 일상다반사였습니다. 문화비평가 경희대학교 이택광 교수 고맙습니다.

    ◆ 이택광>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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