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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노동자 큰절' 우윤근 "너무 놀라셔서 놀랐다"



사회 일반

    '청소노동자 큰절' 우윤근 "너무 놀라셔서 놀랐다"

    "죄송한 마음에 올려.. 이렇게 화제될 줄 몰랐다"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

     

    지난 12월 초에 무려 5년간의 기다림 끝에 국회 청소노동자들이 정규직 신분 된다는 소식 저희가 전해 드렸죠. 그리고 어제 그분들이 정말 정규직 신분증을 발급받았습니다. 기념식이 열렸는데 그런데 그 자리에서 국회 사무총장이 청소노동자들에게 큰절을 하는 장면이 포착이 되면서 하루 종일 화제였죠. 오늘 화제 인터뷰, 그 큰절의 주인공 국회 우윤근 사무총장 연결을 해 보겠습니다. 우 사무총장님, 안녕하세요?

    ◆ 우윤근> 안녕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김현정> 아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어제 청소노동자들한테 큰절을 하셨어요. 미리 생각을 하고 가신 거예요?

    ◆ 우윤근> 아니요. 전혀 예상 않고 갔는데요. 저도 그분들이 200명 넘는 분들이 국회 배지가 로고가 새겨진 옷을 입고 쭉 계시는데 연세가 많은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제가 큰절 해야겠구나, 이분들한테. 순간적으로 뭐 당연한 거지, 그런 생각을 하게 됐고요. 저도 의원 생활을 10년 넘게 했는데 늘 이분들 부려먹기만 했다는 생각이 저도 모르게 들었어요. 그래서 대접을 못했는데 이참에 좀 죄송하다고 큰절을 올리는 게 좋겠다. 그래서 저도 그냥 순간적으로 했는데요. 동방예의지국에 나이 많으신 분들 또 열심히 일하시는 분들한테 큰절하는 게 저는 마땅하다고 생각했거든요.



    ◇ 김현정> 잘하셨어요. 이렇게 화제가 될 줄 모르셨죠?

    ◆ 우윤근> 전혀 몰랐죠. 저는 제가 놀랐어요. (웃음)

    ◇ 김현정> 계속 실시간 검색어 1위를 몇 시간 동안 할 정도였는데요. (웃음) 그 얘기는 뭐냐하면 우리나라에서 국회의원이 국회의원 배지를 단 사람이, 그것도 국회 사무총장이 노동자들, 청소 노동자들 앞에서 그냥 90도 인사도 아니고 큰절을 한다는 게 그만큼 이례적이라는 얘기잖아요?

    ◆ 우윤근> 이거 뭐 저보다 훌륭한 사람이 많은데요. 그동안 국회가 잘못한 게 많아서 제가 대신 사과의 의미로 절을 한 것에 불과합니다.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미화원 직접고용 기념 신년행사에서 우윤근 국회사무총장과 국회 환경미화원들이 맞절을 하고 있다.(사진=국회 사무총장실 제공)

     

    ◇ 김현정> 어제 큰절하면서 그러셨어요. 너무 늦게 국회 직원으로 모셔서 죄송합니다. 그러셨는데요. 따지고 보면 정말 그렇기는 합니다. 왜냐하면 박희태 국회의장이 청소 노동자를 국회부터 나서서 직접 고용하겠습니다 약속을 한 게 이미 5년 전이거든요?

    ◆ 우윤근>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왜 이렇게 이루어지지 않은 거예요?

    ◆ 우윤근> 역대 의장님들이 또 사무총장님들이 열심히 노력했거든요. 그런데 여야의 입장차이도 조금 있었고 무엇보다도 정부가 굉장히 반대를 많이 했습니다.

    ◇ 김현정> 왜요?

    ◆ 우윤근> 정부 입장에서는 공공기관에 이런 분들이 많거든요. 간접 고용으로 일 하는 분들이 많은데 파급효과가 클까봐서, 이게 당연한 것인데도 불구하고 정부 입장에서는 특히 기재부가 완강하게 비정규직들의 정규직화, 또 간접고용의 직접고용 이런 여파를 걱정해서, 이번에도 사실은 지난 6개월 동안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사실은. 예산 통과 하루 전날까지도 기재부가, 간접고용을 직접고용으로 하려면 소위 비목을 변경해야 하는데 끝까지 반대를 하고 있어서, 그 이유는 다른 공공기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이유로.

    ◇ 김현정> 전날까지도 반대를 했어요?

    ◆ 우윤근> 그렇습니다. 그래서 무엇보다도 정세균 의장님이 아주 강한 의지를 가지고, '무슨 소리냐. 국회가 삼권분립 국가에서 행정부는 행정부 나름의 뭐가 있겠지만 입법부가 결정도 못하냐.' 그렇게하고 다행히 또 제가 예결위원장, 여야 의원들을 많이 접했는데 이분들이 동의를 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여야 의원 특히 예결위 위원들 또 운영위원들 여러 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 김현정> 이게 이번에도 쉽게 된 게 아니네요. 이번에도 전날까지?

    ◆ 우윤근> 네, 너무 힘들었습니다.

    ◇ 김현정> 저희가 저번에 국회 청소노동자 김영숙 위원장하고 인터뷰를 했어요. 그분이 뭐라 하냐면 국회에서 심지어 그 파란 통, 수레 이런 것도 청소도구도 잘 안 사줘서 우리가 직접 사고 옷도 막 해져도 이걸 바꿔주지 않는다 이런 불만들 토로하시더라고요.

    ◆ 우윤근> 네. 국회가 직접고용하지 않고 용역을 줘서 민간회사가 그런 비용을 다 부담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국회가 나설 수가 없었습니다.

    ◇ 김현정> 저는 그 얘기를 들으면서 국회가 이럴 정도인데 다른 일반 사회에서의 청소노동자들의 대우, 복지라는 건 도대체 어느 정도 수준일까...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 우윤근> 그렇습니다. 정말로 우리 세상을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깨끗하는 분들 아닌가요, 이분들이?

    ◇ 김현정> 그렇죠, 그렇죠.

    ◆ 우윤근> 어제 제가 그 말씀도 드렸지만, 아침 일찍 나와서 국회를 청소하는데 정치를 우리가 잘못해서 여의도 국회를 더럽게 만들고 있다 이런 얘기를 제가 했습니다.

    ◇ 김현정> 그분들 청소하시는데 우리가 더럽게 만들고 있다? 그래요. 청소노동자뿐이 아닙니다. 지금 수난 당하는 을들의 얘기가 굉장히 자주 나와요. 기내에서 횡포 부린 VIP 승객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운전기사를 때린 재벌들도 한둘이 아니고요.

    ◆ 우윤근> 정말 한심한 거죠. 사실은 선진국 또는 일류 국가일수록 가진 자들이 먼저 희생하지 않습니까? 노블레스 오블리주라고 사실 우리가 뭐 돈 많은 사람, 권력 가진 사람들이 먼저. 저도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국회의원 시절에. 가만히 보면 이게 정말 너무 터무니없는 짓을 많이 했구나. 그래서 이제 조금씩 그런 것들이 여론의 질타를 받고 또 많은 국민들이 이제 잘못됐다고 이렇게 하니까 아마 나아지기는 할 겁니다만 사실 부끄러운 일입니다.

    우윤근 국회사무총장

     

    ◇ 김현정> 이제 국회부터 이렇게 나서서 스스로 부끄럽다, 우리가 큰절한다, 저는 이게 굉장히 작은 행동 같지만 나비효과처럼 우리 사회 선한 영향력을 끼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해요. 지금 청취자 2635님 '그 장면 보고 눈물이 핑 돌았다.' 0454님도 눈물을 흘리셨대요, 이분은 실제로. '대기업들 보고 있습니까.' 1967님 문자 주셨고 황창선 님도 '정말 잘한 행동이다.' 이런 칭찬 문자들 보내주시는데요.

    저번에 저희 인터뷰할 때 김영숙 청소노동자가 뭐라고 하시냐면 정규직 직원이 됐다는 소리 들으니까 당당해지더라, 매일같이 수년을 드나들었던 국회회관인데 정규직이 됐다는 소리 듣고 드나드니까 내가 주인이 된 것 같더라, 청소도 더 열심히 할 것 같다 이런 얘기 하셨습니다.

    ◆ 우윤근> 그렇습니다. 어제 막상 그분들 앞에 서니까 저도 목이 메였거든요, 사실. 왜냐하면 이분들이 대우를, 물질적인 돈보다도 인간적인 대우를 바랐던 것 아닙니까? 국회 와서 높은 사람들 국회의원들 많은데 저 밑바닥 청소를 하면서 우리가 같은 직원이다 이 말만 해도 좋을 텐데 저분들은 뭐 특히 민간용역회사에서 고용한 분들이기 때문에. 당당히 인간적인 대우에서 그게 속이 상했던 게 더 컸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어제 표정이 조금 다르시던가요?

    ◆ 우윤근> 네. 어제 정말 당당했고요. 이제 신분증을 교부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우리가 이제 국회의 당당한 직원이다, (이런게 느껴졌고요.) 비록 뭐 급여가 문제가 아니지 않습니까, 이분들에게. 그게 굉장히 저는 컸다고 생각하고 저도 청소노동자분들이 좋아하는 이런 모습을 보고 제가 가만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 김현정> 청취자 한 분은요, 0309님은요. '어떻게 생각해 보면 국민에 대한 당연히 자세다, 큰절하는 자세가 당연한 건데 워낙 이런 일이 없다 보니까 이례적인 것이 된 것도 슬프다.'라는 이런 의견주셨어요.

    ◆ 우윤근> 저도 깜짝 놀랐어요. 저런 걸 가지고 이렇게 난리가 날까. 그 정도로 우리 사회가 거꾸로 됐다. 가진 자들이 뻣뻣했구나 하는 생각을, 반성을 했습니다.

    ◇ 김현정> 잘하셨어요, 사무총장님. 잘하셨고요. 국회의원들이 항상 국민들에게 절하는 이런 모습 자주 봤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우윤근 국회사무총장, 청소노동자들에게 큰절을 해서 어제 하루 종일 화제였습니다. 우윤근 사무총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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