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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은 불안하다" 끊이지 않는 대형참사



울산

    "울산은 불안하다" 끊이지 않는 대형참사

    [연말기획 ①]

    울산CBS는 연말을 맞아 올 한해 울산을 뜨겁게 달궜던 주요 이슈를 되짚어보는 시간을 마련한다. 그 첫 번째 순서로 올 한해 끊이지 않았던 자연재난과 안전사고에 대해 진단한다.

    2016 울산 연말 기획특집
    ① "울산은 불안하다" 끊이지 않는 대형참사
    계속


    태풍 차바로 울산 도심 전체가 물에 잠긴 모습. (사진=자료사진)

     

    ◇ 역대급 지진에 태풍까지…울산시민 ‘재난 트라우마’

    지난 7월 5일 오후 8시 33분쯤 저녁식사 중이던 이해윤(31·여)씨는 아파트 전체가 흔들리는 강한 진동을 느꼈다.

    부엌 선반에 있던 그릇들은 '달그락' 소리를 낼 정도로 흔들렸고, 어항 속 물도 한동안 물결을 만들어 냈다.

    영문을 몰라 아무런 대처를 하지 못하고 있던 이씨는 순간 지진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만삭의 몸으로 6살 난 딸을 안고 집밖으로 뛰쳐나갔다.

    이날 울산시 동구 동쪽 52㎞ 해상에서는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했다.

    울산시민들은 예상치 못한 강진이 덮치자 한동안 불안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지진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잦아들었고, 불안감도 서서히 사라져 갔다.

    지진 발생 직후 집 밖으로 나온 시민들이 곳곳에 모여있다. (사진=반웅규 기자)

     

    그런데 지진 발생 두 달여 뒤인 9월 12일 오후 8시 32분쯤 경북 경주시 남서쪽 8.2㎞ 지점에서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했다.

    50여 분 뒤인 8시 33분쯤에는 규모 5.8의 강진이 더욱 거세게 지축을 뒤흔들었다.

    시민들은 불안을 넘어 공포에 휩싸였고, 도심을 빠져나가려는 차량들로 곳곳이 정체를 빚었다.

    옷도 제대로 입지 못한 채 거리로 나온 시민들은 지진의 여파로 불통이 된 전화기를 붙잡고 가족들의 안부를 묻느라 여념이 없었다.

    도시 전체가 아비규환에 휩싸인 것이다.

    강진 이후 여진이 계속되면서 시민들은 '지진 트라우마'에 시달릴 정도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런데 지진의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인 10월 5일 역대급 태풍 '차바'가 울산을 덮쳤다.

    시간당 12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고, 울산 전역이 누런 흙탕물에 잠겼다.

    3명이 숨지고, 26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공공시설과 사유시설에서 2천여 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지진 피해 복구에 여념이 없던 울산에 최악의 침수피해까지 발생하면서 '울산은 더 이상 재난 안전지대가 아니다'라는 인식이 시민들의 뇌리에 강하게 박혔다.

    자연재난 대책의 중요성이 그 어느 해보다 강조됐고, 울산지역 지자체들은 지진과 태풍 관련 대책을 쏟아냈다.

    울산시 울주군 고려아연 2공장에서 황산이 누출돼 작업자 2명이 숨지고 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사진=이상록 기자)

     

    ◇ 자연재난 속 각종 '인재' 속출…'대형참사 도시' 오명

    지난 6월 28일 울주군 온산읍 고려아연 2공장에서 발생한 황산유출사고는 인재(人災)의 전형을 보여준다.

    원·하청 관리자들은 배관에 남아 있던 황산을 제대로 제거하지 않은 상태에서 배관 뚜껑을 여는 작업을 지시했고, 이를 따르던 근로자 2명이 숨지고 4명이 중화상을 입었다.

    사고 직후 고려아연 측이 사고 책임을 작업자들에게 전가하는 태도를 보이면서 대기업의 부도덕성이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고려아연 황산누출사고가 발생한지 한 달여 뒤인 8월 3일 남구 효성 용연3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1명이 중상을 입는 등 8명이 부상을 당했다.

    불에 탄 관광버스의 모습. (사진=반웅규 기자)

     

    잇단 폭발사고로 기업체의 안전불감증이 도마에 오르고 있을 때 울산에는 또다시 충격적인 대형참사가 발생한다.

    10월 13일 울산 경부고속도로를 달리던 관광버스에 불이 나 10명이 숨지고 9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 사고는 버스운전기사의 과속과 무리한 끼어들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최종 결론났다.

    그러나 사고 경위를 밝히는 과정에서 버스업체의 허술한 차량 관리나 안전교육 소홀 문제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관광버스업계에 만연한 운전기사들의 부당한 처우문제도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됐다.

    관광버스 화재참사 하루 뒤인 10월 14일에는 울주군 온산읍 한국석유공사 울산지사 지하화 공사현장에서 폭발사고가 나 2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 사고 또한 작업 관리자들의 안전 소홀에 의해 일어난 것으로, 후진국형 사고의 전형을 보여줬다.

    안전불감증이 빚어낸 참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달 13일 북구의 한 군부대 예비군훈련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장병 28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 사고는 인사 불이익을 우려한 간부들이 규정을 어기고 폭발물을 마구잡이 처리하다 발생한 것으로, 폐쇄적 군대문화와 무사안일주의의 폐해를 여실히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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