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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다발 앞세운 中 '수표책 외교' 위력, 언제까지 갈까?



아시아/호주

    돈다발 앞세운 中 '수표책 외교' 위력, 언제까지 갈까?

    • 2016-12-24 21:41

    노르웨이, 몽골, 상투메 中 막강 외교력에 굴복, '신뢰 바탕에 둔 외교 필요' 우려도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국제 외교전에서 돈다발을 앞세운 중국의 공세가 무섭다.

    최근 중국과 갈등을 빚었던 노르웨이와 몽골, 서아프리카의 소국(小國) 상투메 프린시페가 잇따라 중국과 외교관계 복원을 위해 무릎을 꿇었다.

    북유럽의 강국 노르웨이는 지난 19일 6년 만에 중국과 관계 정상화에 합의하고 양국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재개할 수 있었다.

    중국과 노르웨이의 관계가 어긋난 것은 지난 2010년 노벨위원회가 중국의 반체제 지도자 류샤오보를 평화상 수상자로 결정한 데 대해 지지의사를 밝히면서 시작됐다.

    중국은 즉각 노르웨이와 교류를 중단하며 자유무역협상(FTA)을 동결하는 보복조치를 취했고, 노르웨이의 주력 수출품인 연어는 중국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양국 공동성명에는 "(노르웨이가) 중국의 핵심 이익과 중대한 우려에 큰 비중을 부여하고 이를 훼손하는 행동을 지지하지 않으며 장차 양자 관계에 미칠 손실을 피하고자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노르웨이가 백기항복을 한 셈이 됐다.

    다음날인 20일에는 달라이 라마의 방문으로 중국과 갈등을 빚은 몽골의 외무장관이 "달라이 라마가 종교적인 이유로도 몽골을 방문할 수 없도록 하겠다"며 자세를 낮췄다.

    중국이 '분리독립주의자'로 지목한 달라이 라마가 몽골을 방문한데 항의하자 "종교적 이유로 방문했을 뿐"이라고 해명하기도 했지만, 당장 코앞에 닥친 금융위기 해결을 위해 중국의 지원이 절실했던 현실을 외면하지 못햇던 것이다.

    서아프리카의 상투메 프린시페도 이날 20여 년간 지속됐던 대만과의 공식 외교관계를 단절하겠다며 중국에 러브콜을 보냈다.

    상투메는 대만에 자국 재정난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하자 단교를 선언했다.

    중국이 자국이익에 반하는 행위를 한 나라에 대한 보복조치에 나선 것이 새로운 일은 아니다.

    중국은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2012년 5월 달라이 라마를 초청하자 1년여 동안 영국과 각료급 접촉을 중단시키기도 했었고, 최근 한국이 북핵 공격 대비용으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결정하자 한국산 문화 콘텐츠 수입을 금지하는 한한령(限韓令)을 내리는 등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 관례를 깨고 전화통화를 하는가 하면 '하나의 중국' 원칙 재검토까지 시사하자, 경제를 앞세운 중국의 이 같은 보복전이 더욱 집요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막대한 경제력을 앞세운 중국의 외교전략을 '수표책 외교'(chequebook diplomacy)라고 지칭하며 앞으로 중국이 더욱 자주 이런 전략을 구사하게 될 것이라고 24일 전망했다.

    '수표책 외교'는 반드시 경제적 압박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어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경우 친중정책으로 선회한 대가로 중국으로부터 모두 240억 달러에 상당하는 투자를 얻어낼 수 있었다.

    특히 트럼프의 미국이 중국의 경제적 압박에 대항하는 국가에 상응하는 경제 지원을 할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중국의 전략은 당분간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양국간 신뢰구축이라는 근본적 토대 없이 '수표책 외교'에만 의지할 경우 장기적으로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셰타오(謝韜) 베이징외국어대 교수는 "장기적 관점에서 이런 접근법은 위험하다"며 "특히 중국 자체의 경제가 둔화하고 있고 지속 가능하지 못한 상황이 닥칠 경우 더욱 그렇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의 경제가 어려움에 닥칠 경우, 자칫 경제적 이권으로 맺어진 외교관계가 연쇄적으로 무너질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우려도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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