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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청문회 본 정신과 전문의 "소리지르면 뭐합니까"



문화 일반

    재벌 청문회 본 정신과 전문의 "소리지르면 뭐합니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지난 6일 재벌 총수 9명이 출석한 가운데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최신술 게이트' 국정조사 청문회를 본 정신과 전문의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이와 관련해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인 서천석 행복한아이연구소장이 7일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흥미로운 분석을 내놨다.

    "아이들을 가르칠 때도 결과로 가르치라는 말이 있습니다. 부모가 무섭게 소리 지르고 화내면 아이는 충분히 벌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변하지 않아요. 자신의 문제 행동에 값을 지불했다 생각하죠. 오늘 청문회를 보면서 답답했습니다. 재벌들에게 소리지르면 뭐합니까? 법으로 값을 치르게 해주세요. 그래야 그들이 변합니다."

    서 소장은 "저는 화내는 부모는 좌절한 부모라고 생각합니다"라며 글을 이어갔다.

    "부모들이 아이에게 화를 낼 때 보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고, 길이 보이지 않아 막막할 때 감정을 쏟아냅니다. 지금 아이의 상황이 좋지 않다고 하더라도 부모가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면 화가 크게 나지 않습니다. 해결해 가는 과정이고, 자신이 아이를 긍정적으로 만들 수 있다고 믿으니까요. 이런 믿음이 없을 때 우리는 아이에게 심하게 화를 냅니다. 결국 심각한 화는 내 좌절감과 불안의 표현입니다."

    (사진=서천석 소장 페이스북 페이지 화면 갈무리)

     

    그는 이러한 부모와 아이의 관계를 국회의원과 재벌의 관계로 치환하며 "저는 청문회에서 화를 내는 의원들, 소리를 지르는 의원들도 재벌의 문제, 정경유착의 문제를 제대로 처리할 자신이 없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어디서 시작해서, 어떻게 접근하고, 마침내 어떻게 외통수를 걸어서 그들을 변화시킬지 전략도 전술도 없는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런 방향성과 전략이 있다면 굳이 화낼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서 소장은 "이번 청문회에서 내딛을 한 발이 무엇일까만 생각하면 되고 그 한 발을 내딛기 위한 질문을 하면 되리라 생각합니다"라며 아래와 같이 당부했다.

    "물론 그분들(화 내는 의원들)이 국민들이 가진 분노를 대신에서 표현한 면도 있을 것입니다. 또 실질적으로 얻어낸 좋은 답변도 없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재벌 1세대를 대상으로 한 30년 전의 청문회에서 오늘 재벌 2세대를 대상으로 한 청문회까지 우리는 별다른 발전을 해오지 못했습니다. 정경유착은 여전하고, 그로 인해 우리 경제 발전이 정체되고 양극화도 더해가고 있습니다."

    그는 "이제는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했으면 싶습니다. 그들에게 화낼 필요 없습니다"라며 해법을 내놨다.

    "그들이 더 이상 법의 위에 서서, 법을 이용하기까지 하며 시장을 엉망으로 만들지 않도록 제대로 된 법을 만들어 주십시오. 그리고 그 법이 현실에서 관철될 수 있는 제도도 만들어주세요.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오늘 한 번의 속시원한 고함이 아닙니다. 문제의 실질적인 해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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