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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능 검증도 안된 약물로 청와대 직원들 건강 챙겼다?



보건/의료

    효능 검증도 안된 약물로 청와대 직원들 건강 챙겼다?

    (사진=자료사진)

     

    청와대가 직원들 건강용으로 구입했다는 약물의 상당수가 효능이 검증되지 않았거나 부작용이 우려되는 제품들이어서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의약품 구매내역에는 ▲비아그라 ▲리도카인 ▲제2프로포폴격인 약물 등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 '고산병 치료 목적'의 비아그라?

    의약품 구매내역 자료에 청와대가 지난 2015년 12월 비아그라 60정, 비아그라의 복제약으로 알려진 팔팔정 50mg 304개를 샀다는 기록이 있다.

    이에 대해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아프리카 고산지대. 그게(비아그라가) 고산병 치료제도 된다. 고산지대 순방 대비해서 고산병 치료에 쓰는데…. 근데 한 번도 안 써서 그대로 남아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명승권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교수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비아그라 관련 건은 입증이 안 된 얘기다. 처방 옵션에 그런 가이드라인이 있긴 하다. 처방 근거는 2006년 논문이다. 그 후 가이드라인이 나왔을 거다. 그러니 의사들은 썼을 거다. 그러나 그 후인 2011년도에 더 많은 표본을 대상으로, 또 2014년에도, 기존에 나온 다섯 편의 임상실험을 종합하면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명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아그라가 고산병을 악화시킨다는 임상실험 결과가 있어 예방이나 치료를 위해 권장하지 않는다"고 적은 후 관련 논문을 게재했다.

    그가 공유한 논문 'Sildenafil citrate for the prevention of high altitude hypoxic pulmonary hypertension: double blind, randomized, placebo-controlled trial'(2011)에는 Bates MG 등 7인이 평균 21세의 남성 36명과 여성 26명에게 임상실험을 한 결과, 고산병을 치료하기 위한 비아그라의 일상적 사용은 지양하는 것이 좋다는 결론이 나온다.

    ◇ '리도카인' 등판…프로포폴 투여시 통증 줄이는 약

    '비아그라'는 온종일 포털사이트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하며 온오프라인을 달궜으나, 일각에서는 이게 다가 아니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약품 구매내역에 '리도카인'과 '제2프로포폴' 격의 성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구매내역에는 지난 2015년 8월 '대통령경호실' 이름으로 구매된 '대한리도카인염산염수화물', 2015년 12월 산 '휴온스리도카인염산염수화물주사', 2016년 6월 구매한 '휴온스리도카인염산염수화물주사'가 기재됐다. 후자의 구매처는 '비어있음'으로 기재됐다.

    리도카인은 프로포폴 투여시 통증 감소를 위해 섞어 쓰는 약물로 알려져 그 청와대가 이 약물을 어디에 사용했는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한창인 상황이다.

    ◇ '제2프로포폴'까지…청와대 "응급의약품" 해명

    여기에 더해, '제2의 프로포폴'로 통하는 의약품도 명단에 있었다는 추가 폭로도 연이어 터져 나왔다.

    청와대 '대통령 경호실'은 지난 2014년 11월과 2015년 11월 두 차례에 걸쳐 '에토미데이트리푸로주'를 구매했다.

    식약처에서는 이 약을 신경계감각기관용 의약품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의학계에서 수면 내시경을 할 때 사용하는 약물이다. 중추신경계용 전신 마취제로 사용되고 있다.

    '비아그라'로 시작된 약물 의혹이 '제2프로포폴'까지 이어지자 청와대 측은 다시 즉각 해명하고 나섰다.

    정연국 대변인은 "청와대가 구매한 의약품 가운데 '제2의 프로포폴'이라고 일부 언론이 보도하는 '에토미데이트'는 전혀 프로포폴과 같은 성분이 아니다"라며 "응급 상황에서 신속한 기관 삽관을 위한 근육 진정제로 의무실장이 항상 휴대하고 다니는 의약품"이라고 해명했다.

    ◇ 태반주사·감초주사·마늘주사…영양? 미용?

    (사진=한국보건의료연구원 공식블로그 화면 캡처)

     

    앞서 지난 22일에도 청와대는 제약업체 녹십자로부터 최근 2년간 '태반주사(라이넥주)', '감초주사(히시파겐씨주)', '마늘주사(푸르설타민주)' 등의 약품을 대량 구매한 사실이 알려져 의혹에 휘말린 바 있다.

    청와대는 지난 2014년 3월부터 올해 8월까지 해당 약품을 '대통령실', '대통령 경호처' 이름으로 사들였다.

    청와대는 "공식적으로 위촉된 청와대 주치의와 자문단, 의무실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구매했다" 며 "경호원 등 청와대 전 근무자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정상적으로 구매한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으나 '국민들의 세금으로 노화방지 시술을 받았냐'며 오히려 여론이 악화됐다.

    설상가상으로, 청와대가 구매한 약물들의 의학적 효능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은 터라, 부작용 우려까지 나왔던 상황이다.

    특히 태반주사의 경우 과거 식품의약품안정청으로부터 갱년기 장애 증상, 간 기능 개선 등의 효과로 허가를 받았으나, 이외의 목적으로 널리 사용된 터라 그 위험성을 두고 꾸준히 논란이 제기됐었다.

    지난 2010년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태반주사의 유효성 및 안전성에 관한 의료기술평가"를 진행한 결과에 따르면, ▲피부미용 ▲피로개선 ▲관절염 ▲암치료 ▲면역기능 개선 등에 태반주사가 효과가 있다거나 안전하다는 근거는 부족하다.

    당시 연구를 주관했던 배종면 전 연구위원은 "태반주사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불충분한 상황으로, 태반제재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적절한 임상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감초주사와 마늘주사도 마찬가지다. 지난 2008년 식약처(당시 식약청)는 관련 업체들이 이 '주사'가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과장 광고 행위에 대해 "성분이나 효능·효과에 오인 소지가 있어 자제를 요청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의사협회, 약사회, 제약협회, 의약품수출입협회 등에 보내며 주의를 당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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