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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엘시티, 최악의 도시개발 사례



사회 일반

    해운대 엘시티, 최악의 도시개발 사례

    아파트 허용, 교통 대책, 투자이민제 등 이해하기 어려운 '특혜 잔치'

    - 관광 인프라 확충 명목으로 시작된 사업이 주거복합단지로 변질
    - 특혜와 의혹으로 엄청난 개발이익
    - 해운대 해변에 101층 건물 등 빌딩 3개, 아파트 882채 허용
    - 청와대와 가까운 정치인, 최순실 등의 개입 의혹
    - “허남식 시장 때 부산시가 이영복 회장의 사익을 도모해 준 사업”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9:05~19:50)
    ■ 방송일 : 2016년 11월 17일 (목) 오후 19:05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윤일성 교수 (부산대 사회학과)


    ◇ 정관용> 부산 해운대 백사장에 초고층 호텔과 아파트를 건설하는 해운대 엘시티 사업. 이게 갑자기 또 화제의 중심이 되고 있죠.

    원래 오래 전부터 이 사업 시행사의 실질적인 소유주가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했다. 정관계, 법조계 상대로 전방위적 로비를 한 게 아니냐 해서 검찰 수사가 오래 전부터 진행이 돼 왔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어제 박근혜 대통령이 이 의혹 엄정수사해라. 딱 한 사건을 콕 찍어서 이런 메시지를 던져서 많은 사람들이 또 의아해하기도 했죠. 4년 전에 ‘해운대 관광 리조트의 도시정치학’이라는 논문을 쓰신 분이 있는데 부제가 ‘탐욕과 불의의 도시개발’이었습니다. 부산대 사회학과 윤일성 교수예요. 윤 교수님, 나와계시죠?

    ◆ 윤일성>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4년 전에 이미 문제가 있다는 걸 다 알고 계셨어요?

    ◆ 윤일성> 최근에 의혹으로 제기된 이런 사항은 알 수가 없었고요. 그때는 인허가를 둘러싼 여러 가지 특혜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습니다.

    ◇ 정관용> 이미 인허가 특혜는 불을 보듯이 딱 눈에 보였다?

    ◆ 윤일성> 네, 그렇죠. 누가 봐도 분명히 알 수 있는 특혜였습니다.

    ◇ 정관용> 어떤 특혜들이 있었다고 보는 겁니까? 조금 간략하게 정리해 주시죠.

    ◆ 윤일성> 부지 매각도 특혜고요. 싸게 땅값을, 부지를 민간사업자에게 넘겼고 그다음에 민간사업자 비용으로 조성해서 부산시에 기부채납 해야 되는 부지 내부 도로하고 이런 거를 도시공사 돈으로 지원해 줬어요.

    ◇ 정관용> 도시공사 돈으로?

     

    ◆ 윤일성> 그리고 높이 규제도 풀어줬고요. 높이 규제를 해제한 것도 특혜고 무엇보다 특혜 중의 특혜는 원래 민간사업자가 선정될 때는 사업계획에 아파트가 1채도 들어가 있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아파트를 882채를 허용해 준 것은 특혜 중의 특혜죠. 이영복 회장이 끊임없이 그렇게 요구했습니다, 부산시에.

    ◇ 정관용> 거기에 아파트를 애초에 못 하도록 했던 이유는 뭡니까?

    ◆ 윤일성> 그게 지구 단위 계획에 그렇게 돼 있었어요. 일반 미관지구, 중심지 미관지구에 혼재돼 있었는데 중심지에는 아파트가 들어서지 못하거든요.

    중심지 미관지구를 비롯한 상당수에 아파트가 들어서면 안 되는데 중심지 미관지구를 없애고 일반 미관지구로 용도를 바꾼 거죠. 그러니까 일반 미관지구로 용도를 통일했다는 것은 특혜입니다. 용도변경을 통해서 이영복 회장이 상당한 개발이익을 확보했다고 할 수 있겠죠.

    ◇ 정관용> 아파트를 짓게 되면 그것을 분양하면서 목돈을 챙길 수 있는, 그런 의미에서 특혜인 거죠?

    ◆ 윤일성> 그렇죠. 개발이익이 늘어나는 거죠. 그리고 또 한 가지 특혜는 교통 대책에 관한 겁니다.

    원래 이런 대규모 도시개발사업을 하면 개발자가 가져갈 것으로 예상되는 개발이익 가운데 일정 부분을 개발이 초래하는 교통 혼잡을 완화하는 데 써야 되거든요. 가령 서울 잠실에 지어지는 제2롯데월드 같은 경우는 롯데 측에서 거의 3000억 원 정도를 내놨습니다.

    ◇ 정관용> 그렇죠.

    ◆ 윤일성> 교통 혼잡을 완화하는 데 써야 하기 때문에. 그런데 부산의 엘시티 같은 경우는 사업자가 거의 내놓은 게 없어요. 그러니까 교통대책도 굉장히 부실합니다.

    지금 이야기되고 있는 교통대책도 그것만 가지고는 교통 혼잡을 완화시킬 수 없고요. 그런데 그것도 사업자의 비용으로 조성하는 것이 아니라 부산시의 비용으로 조성하라는 거죠. 그런 결정을 부산시 산하의 건축위원회에 속해 있었던 교통전문위원회에서 내렸습니다.

    정말 잘못된 결정을 내렸고요. 사업자에게 막대한 혜택을 준 거죠. 500억, 1000억, 혹은 1500억 이 정도를 개발업체가 내놓아야 하는데 부산 시민의 예산으로, 세금으로 그 교통대책을 조성해야 되니까 특혜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 정관용> 그리고 교수님이 논문을 쓴 이후에 있었던 일이기는 합니다마는 2013년에 법무부가 이 엘시티에만 딱 찍어서 ‘부동산 투자이민제’를 적용했다면서요. 이거는 뭔지 설명해 주세요.

    ◆ 윤일성> 지금 전국의 7곳을 부동산 투자이민제로 법무부가 지정 고시했습니다. 그런데 참 특이하게도 엘시티만 민간사업자로 딱 정해진 단일사업장이고 나머지는 다 지역이거든요.

    가령 제주도, 영종도 경제자유구역 이런 식으로. 그런데 민간사업자 이영복 회장이 하는 사업장의 휴양시설, 그러니까 호텔이나 콘도에 투자하는 외국인에게 영주권을 주겠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여기에 들어올 예정이었던 일반 호텔 560세대에 외국인들이 투자할 수 있는 여지를 일단 열어준 거죠. 이제 지금 사실은 일반 호텔이라는 이름이 아니라 레지던스형 호텔로 이름이 바뀌었어요. 원래 부동산 투자이민제는 호텔 및 콘도만 지정 대상으로 시행이 되어 왔는데 레지던스 호텔은 호텔이라기보다도 주거시설에 더 가깝습니다.

    ◇ 정관용> 그렇죠. 장기거주하는 게 레지던스 아닙니까?

    ◆ 윤일성> 분양광고에도 소수의 최고 부유층을 위한 럭셔리한 주거시설이라는 내용도 있거든요. 그래서 부동산 투자 이민제 대상이 될 수 있는지 한번 곰곰이 따져봐야 되고요. 지금 이 부동산 투자 이민제의 적용 과정에 청와대와 가까운 정치인이 개입했다 혹은 최순실이 개입했다. 이런 의혹이 지금 나와 있는 거죠. 그래서 검찰이 적극적으로 잘 수사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런데 이게 그 허가를 준 게 법무부잖아요.

    ◆ 윤일성> 법무부가 고시를 했죠.

    ◇ 정관용> 법무부 밑에 검찰이 있잖아요.

    ◆ 윤일성> 검찰이 수사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검찰이 용기를 내야 합니다.

    ◇ 정관용> 그건 그렇고 이게 해운대 해수욕장, 백사장 바로 옆에 있는 거죠?

    ◆ 윤일성> 그렇습니다.

    ◇ 정관용> 바로 붙어 있는 거죠?

    ◆ 윤일성> 붙어 있습니다.

    ◇ 정관용> 백사장에 붙어 있는 아파트가 기존에 있습니까?

    ◆ 윤일성> 없습니다.

    ◇ 정관용> 하나도 없죠?

    ◆ 윤일성> 최초로 지어지고 있는 거죠.

    ◇ 정관용> 그 인근에 제일 높은 게 지금 몇 층이에요?

    ◆ 윤일성> 바로 옆에, 그 부지 옆에 20층 정도의 콘도가 하나 있고요. 그 옆에 역시 20층 정도의 파라다이스 호텔이 있습니다. 그게 60m거든요.

    ◇ 정관용> 지금까지 제일 높은 게 20층인데?

    ◆ 윤일성> 그 선에서는. 그런데 그 옆에 400m가 넘는 101층 건물이 들어서는 거죠.

    ◇ 정관용> 그러니까 20층이 현재 제일 높고 아파트가 하나도 없는 지역에 100층이 넘는, 그리고 85층짜리 건물까지 합한 3개 동이 들어선다? 거기에 아파트도 또 장기 레지던스도 최초로 들어선다?

    ◆ 윤일성>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이건 인허가부터 다시 취소해야 되는 거예요, 어떻게 해야 되는 거예요, 이 건물들은?

    ◆ 윤일성> 큰 지혜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포스코건설의 입장도 중요하고요. 분양자들의 이야기도 들어봐야 되고요.

    ◇ 정관용> 맞아요. 이미 분양 받은 사람들이 있죠.

    ◆ 윤일성> 그리고 대출자금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여러 이해 관계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봐야 되고요 저는 또 중요하게 우리가 생각해야 될 게 부산시민의 의견입니다. 해운대해수욕장은 부산시민의 공공자산 아닙니까?

    ◇ 정관용> 전 국민의 공공자산이죠.

    ◆ 윤일성> 그렇죠. 그래서 시민들의 의견을 존중해야 되는 게 맞다고 봅니다. 그래서 참된 검찰 조사가 잘 이루어져서 사건의 진상을 정말 제대로 규명하고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을 처벌하고 그다음에 사회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봐요. 그러니까 계속 사업을 할 것인지 혹은 대안을 찾을 것인지.

    ◇ 정관용> 알겠습니다.

    ◆ 윤일성> 사회적인 논의와 소통을 통해서 합의가 돼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어려운 문제네요. 그러니까 공공재인 해운대를 지키기 위해서 그동안에 고도제한도 하고 아파트 인허가 안 하고 이랬던 거 아닙니까.

    ◆ 윤일성>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걸 다 무너뜨린 거죠. 한마디로 뭐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

    ◆ 윤일성> 저는 엘시티 게이트의 본질은 이렇다고 생각합니다. 허남식 시장 때 부산시가 공공의 이익을 내세우고 이 사업을 시작했거든요. 그런데 결과적으로 허남식 시장 때 부산시가 이영복 회장의 사익을 도모해 준 사업입니다.

    처음에는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 아니었어요. 부족한 관광 인프라를 확충한다는 명목으로 시작한 사업인데 나름의 공공성이 있었죠. 이게 주거복합단지로 변질되었습니다. 부산시민들이 엄청 화를 낼 거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공공자산을 개인의 사적 이익추구에 쓰도록 전용시켜준 거다?

    ◆ 윤일성> 최악의 도시개발 사례입니다.

    ◇ 정관용> 어마어마한 힘들이 작용했을 것 같네요.

    ◆ 윤일성>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 정관용> 잘 밝혀내야죠.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윤일성> 감사합니다.

    ◇ 정관용> 부산대학교 사회학과 윤일성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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