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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정부 '금융권 황태자' 정찬우 …실세업고 금융계 인사 주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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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朴정부 '금융권 황태자' 정찬우 …실세업고 금융계 인사 주물러

    금융계 인사 "금융계는 정찬우를 통해 교통정리가 다 됐다"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사진=한국거래소 제공)

     

    박근혜정권 출범초 인수위 전문위원을 지낸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친박계 핵심 인사 청와대 실세들의 지원을 등에 업고 금융권 인사를 좌지우지했다는 증언과 정황이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금융계의 황태자로 불린 정씨의 인사전횡에는 미르와 K스포츠재단의 모금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등이 직간접적으로 연루됐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CBS기자와 만난 청와대 민정수석실 A행정관은 "정찬우 전 금융위 부위원장이 신제윤 위원장을 제치고 이재만 비서관 밑에서 금융계 인사를 다 주물렀다"고 말했다.

    한 금융공기업 B간부는 "금융계인사는 그의 입을 통해서 교통정리가 다 됐다. 실제로 그사람이 그렇게 한 걸로 알고 있다"며 "정 전 부위원장은 호불호가 분명한 스타일의 실세차관이었다. 신제윤 위원장은 정책전반을 맡았고 인사는 정찬우 부위원장이 다했다"고 전했다.

    친박계 모 의원은 1일 CBS기자와의 통화에서 "정찬우씨는 관료도 아니고 정치인도 아니고 그렇다고 직업공무원도 아닌 금융연구원 출신이었다"며 "(정 전 부위원장이) 이 정부에서 인사에 워낙 많이 개입했다는 소문이 파다했는데, 지금 3인방이 다 무너지니까 그때 본인이 실세를 자처하고 다녀 (최순실게이트로) 혹시나 번질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의 인사전횡 의혹이 제기된 시점은 그가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재직했던 2013년~2016년 사이. 금융위원회와 금융공기업, 은행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그의 영향력은 금융위는 물론이고 공기업과 은행 심지어 각종 금융협회에 까지 폭넓게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CBS취재 결과, 정찬우 이사장의 개입흔적은 곳곳에서 감지됐다. 멀게는 2012년말 이건호 국민은행장 인선과 정부가 최대주주인 이광구 우리은행장,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서근우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등의 인선에 정찬우 이사장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주장이 금융권 사이에 회자되고 있다.

    2013년 중반 KB금융지주는 이건호 부행장을 국민은행장에 내정하는데 항간에서 당시 정찬우 금융위 부위원장이 이 부행장을 밀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노조도 '관치금융'이라고 반발했다. 당시 노조관계자는 "정찬우 부위원장과 이건호 행장은 같은 금융연구원 멤버였고 BH(청와대)에서 간접적으로 밀었으며 경제수석이 안종범씨였다"고 주장했다.

    김문호 금융노조위원장은 1일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의 인사전횡 의혹과 관련해 "정찬우 이사장과 금융연구원에서 한솥밥을 먹은 인사들이 금융계의 요직으로 진출한 경우가 많았는데 이건호 국민은행장과 서근우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등 몇몇 인사가 그 경우다"며 "금융계의 관행이나 과거 인사를 살펴보더라도 금융연구원 출신이 금융기관의 CEO까지 승진하지는 못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 인선 당시에는 '정찬우 이사장이 드러내놓고 지원사실을 떠들고 다녔다'는 주장이 나왔고 은행연합회장 인선과 관련해서는 연합회에 분담금 납부비율도 낮은 외국계은행 출신이 인선된데 대해 말이 많았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1일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은행장을 (선임)할 때도 과거에는 은밀하게 진행되던 일을 정찬우 이사장은 대놓고 (얘기를)해서 일반에 더욱 노출된 것 자체가 정 이사장은 거침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 인선에 대해서는 "경력이 리스크에 한정돼있고 KB조직에 토대가 없는 사람인데도 돋보일 수 있었던 것은 정찬우 이사장이 인사라인 등 어딘가에서 오는 힘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이건호 행장은 1년도 재직하지 못하는 단명 행장으로 끝났다.

    행시 출신도 모피아도 정치인도 아닌 정찬우 이사장의 힘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그는 금융위 부위원장으로 임명되기 전까지 금융연구원 경력외에는 내세울만한 변변한 경력이 없다. 그러나 서울대 동기인 강석훈 현 경제수석과 박근혜 경선·대선후보 캠프에서 활동하면서부터 벼락출세하기 시작했다.

    2013년에는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 경제1분과 전문위원을 거쳐 같은해 금융위 부위원장으로 일약 발돋움했고 2016년 금융공기업 가운데 요직중 요직인 한국거래소 이사장으로 선임돼 낙하산 논란을 빚었다.

    실세 차관으로 통하면서 금융권인사와 관련해 청와대 안종범 수석과 교감을 가지며 인사를 전횡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인사에 개입하는 행적을 은밀하게 하지않고 숨기지 않고 드러내놓고 떠드는 스타일 때문에 지난 3년동안 그는 금융권의 황태자로 지목돼왔다.

    그러나, 예상과 상식을 뒤엎는 인사에 그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설이 파다하게 돌면서 적을 많이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낙하산이나 인사전횡이 문제가 되는 것은 능력이나 전문성, 조직내 평판보다는 정실에 치우친 인사로 특정한 자리에 부적절한 인사를 앉히는 우를 범하게 되는 경우가 많고 이는 조직효율성 저하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이에대해, 정찬우 거래소이사장은 "금융위 인사는 금융위 부위원장의 책무인 만큼 당연히 관여했다. 그러나 금융권 인사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관여한 바 없다"며 금융권에 널리 퍼져있는 인사개입설과는 동떨어진 해명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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