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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로몬] "대통령님, 최순득은 또 누구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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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쓸로몬] "대통령님, 최순득은 또 누구입니까?"

    쓸로몬은 쓸모있는 것만을 '즐겨찾기' 하는 사람들을 칭하는 '신조어' 입니다. 풍부한 맥락과 깊이있는 뉴스를 공유할게요. '쓸모 없는 뉴스'는 가라! [편집자 주]

    박근혜 대통령의 '진짜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득씨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사진=씨리얼 화면 갈무리).

     



    "순실이는 언니 지시대로 움직이던 '현장 반장'이었고, 진짜 실세는 최순득이다"

    최근 한 언론이 최순실 자매의 지인들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입니다. 국정을 농단한 '비선 실세' 뒤에 또 다른 실세가 존재한다는 소식은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렸죠.

    더군다나 최순득 씨의 딸인 장유진(37·장시호로 개명) 씨도 정부에서 '특혜성' 예산을 지원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최순득과 장유진…최순실에 가려져 있던 이 두 사람은 대체 누구일까요? 그래서 준비해봤습니다. 최순득 일가를 한눈에 살펴보는, 이름하여 '최순득 보고서'.

    ■ '그림자 실세' 최순득

    올해 64세인 최순득은 고 최태민의 둘째 딸입니다. 아버지와 함께 새마음 운동에 열성이던 동복 동생 최순실과는 달리 그동안 언론의 주목을 받지 않았던 인물입니다.

    공식적인 기록도 거의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다만, 1977년 중앙정보부에서 작성한 '최태민 조사보고서'에 그 실마리가 나옵니다.

    최순득이 당시 최태민이 연루된 횡령 비리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겁니다. 내용을 한번 살펴볼까요?

    '봉사단 장부에 3000만원 지출 기장 없이 경로병원 장부에 전액 입금된 것처럼 허위기장한 후 1977년 경로병원 경리과장인 차녀 최순득과 공모해 4회에 걸쳐 병원자금 424만원을 인출'

    여기서 크게 두 가지 의혹이 제기됩니다. 첫째, 최태민이 법인과 재단의 돈을 마음대로 빼내 쌈짓돈처럼 사용했다는 것. 둘째, 최순실·최순득 자매가 아버지의 손발이 되어 함께 '눈먼 돈'을 챙겼다는 겁니다.

    최태민의 횡령 건수만 14건(2억 2135만원)으로 조사됐는데, 그 많은 돈은 대체 누구의 주머니로 흘러들어간 걸까요?

    ■ 최순득 부부 1000억원대 자산가

    최순득씨가 거주하고 있는 서울 강남 도곡동의 고급빌라(사진=다음 로드뷰)

     

    먼저, 최순득의 부동산을 살펴보겠습니다.

    최순득은 남편 장석칠(63) 씨와 공동명의로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고급빌라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전용면적만 70평이 넘는 호화 빌라인데 시세가 33억원에 달한다고 하네요.

    강남 금싸라기 땅도 있습니다. 최순득은 1985년 남편과 공동명의로 삼성동 45-12번지 땅(951.5㎡)을 매입했습니다. 그때 최순득의 나이는 서른 셋이었습니다.

    당시는 최태민이 박근혜 육영재단 이사장의 배후에서 전횡을 일삼던 시절이었습니다.

    1988년 남편 장씨는 이 땅에 지하 3층~지상 6층짜리 건물인 '승유빌딩'을 세웠습니다. 현재 빌딩의 가치는 1000억원이 넘는다고 하네요.

    ■ 최순득 남편 회사 "사모님 운전기사 채용합니다"

    남편의 행적도 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장씨는 1977년 최태민이 조직한 '대한구국봉사단'에서 근무했던 경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장면 없으신가요?

    '봉사단 장부에 지출 기장 없이 경로병원 장부에 허위기장한 후…최순득과 공모해 병원자금 인출'

    맞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최태민 보고서 내용입니다. 아내 최순득이 경로병원에서 일했던 시기에 남편은 봉사단에서 일했고, 그해 횡령 사건이 벌어졌다? 기막힌 우연의 일치였을까요?

    단서를 더 찾을 수 있을까 싶어 장씨가 설립했다는 승유기업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그런데 대법원 인터넷등기소에 들어가보니 '승유기업'으로 등록된 법인은 없더군요.

    대신, 인터넷 취업 사이트에 올라온 승유기업의 채용공고를 여럿 볼 수 있었습니다.

    우선, 기업 소개는 이렇게 돼 있습니다.
    '대표 장석칠. 1987년 2월 17일 설립. 비상장 중소기업. 부동산 임대업. 사원 8명'

    최순득씨의 남편이 운영하는 승유기업에서 낸 '사모님 운전기사' 채용 공고(사진=인터넷 취업 사이트 화면 갈무리)

     



    다음은 올해 3월과 4월, 9월에 낸 채용 공고.
    '강남지리 밝으신 분. 사모님 운전기사 채용합니다. 경력 5년 이상. 정규직'

    기자가 직접 채용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봤습니다. '사모님'이 최순득을 지칭하는 게 맞는지, 왜 6개월 동안 세 차례나 운전기사를 뽑았는지 물어봤지만, 원하는 답변을 듣지는 못했습니다. "죄송하다", "답변 드릴 게 없다"며 황급히 전화를 끊더군요.

    여기서 주목할 만한 인터뷰가 있습니다. 최순득의 지인이 최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인데요, 최순득의 평소 성격과 남편 장씨와의 관계를 엿볼 수 있습니다.

    "순득씨가 자신의 운전기사에게 '그 비싼 국수 전골을 누구 맘대로 시켜먹느냐'며 욕설을 하고, 남편에게는 '돈도 못 버는 사람이 골프나 치고 다닌다'고 공개적으로 모욕을 준 적도 있다"

    ■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득…"꽃 보내는 사이"

    그렇다면 최순득이 현 정권에서 얼마나 실세인지 살펴볼까요? 언론에 보도된 최씨 지인들과 주민들의 말을 종합해봤습니다.

    우선 최순실의 가족 A씨의 증언. "최순득이 아플 때 박 대통령이 꽃을 보낸 적이 있다고 들었다" <노컷뉴스>

    최순득의 지인 B씨. "(2006년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 대통령이 괴한에게 피습을 당했을 때) 순득씨가 '박 대표가 우리 집에 있다'고 자랑하고 다녔다" <조선일보>

    최순득이 거주하는 빌라 주민들. "2002년 대선 즈음 박 대통령이 최씨를 수시로 찾아와 이회창씨의 대선 자금 문제를 논의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주민들이 '정치에 관여할 거면 (빌라에서) 나가라'고 요구해 소동이 있었다" <이데일리>

    한때 박 대통령과 최순득이 성심여고 8회 동기동창이어서 각별한 사이라는 언론 보도도 나왔지만, 성심여고에 직접 확인해본 결과 8회 졸업생 중에 '최순득'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은 없다고 하네요.

    ■ '야노시호' 때문에 개명한 딸 장유진도 실세?

    마지막으로 최순득의 딸 장유진 씨. 승마 선수 출신인 장씨는 최순실의 딸 정유라에게 승마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RELNEWS:right}

    최순실 모녀가 소유한 독일 페이퍼컴퍼니 '비덱 스포츠'의 주식 5000유로 상당을 사들였다가 정씨에게 넘기는 등 재산 형성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또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사무총장을 지내면서 정부로부터 6억여원의 특혜성 예산을 지원 받은 정황이 드러난 상황.

    최근에는 자신의 아들이 재단에서 후원금을 지원 받는 영재로 선발될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려다 보류됐다는 소식도 들려왔습니다. 이 집안은 정말 시쳇말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특혜'만 좇는 것 같습니다.

    "장씨가 추성훈의 아내이자 일본의 탑모델인 야노 시호에 큰 매력을 느껴 이름을 똑같이 바꿨다"는 지인들의 증언이 잇따르기도 했죠.

    '비선 실세' 최순실과 '진짜 실세'로 거론되는 최순득, 그리고 그의 딸 장유진. 파도 파도 끝이 없습니다.

    참, 최순득에게는 아들도 한 명 있는데 현재 베트남 호찌민에서 유치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유치원 경영 경험이 있는 이모 최순실이 조언을 줬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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