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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뉴스] 최순실은 왜 태블릿PC에 대해 당당하게 나올까?



정치 일반

    [Why뉴스] 최순실은 왜 태블릿PC에 대해 당당하게 나올까?

    "태블릿PC, 정윤회씨가 사용했을 가능성 높아 보여"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 방송 : 권영철의 Why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영철 CBS 선임기자

    최순실씨의 국정개입 사실이 확인된 건 JTBC가 확보해서 검찰에 넘긴 태블릿PC에 들어있는 문서와 사진들 때문이었다. 최씨의 셀카 사진에 이어 조카의 사진까지 확인되면서 최순실씨의 소유라는 근거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그렇지만 최순실씨는 일관되게 "태블릿PC는 가지고 있지도 않고 쓸줄도 모른다"며 "내 것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최순실은 왜 태블릿PC에 대해 당당하게 나올까?"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60, 개명 후 최서원) 씨가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 태블릿PC에서 대통령 연설문과 사진, 전화번호 등을 보면 최순실씨 소유가 확인된 것 아닌가?

    = 지금까지 태블릿에서 발견된 문서나 사진, 전화번호. SNS 대화내용 등으로 미루어 최순실씨의 소유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 태블릿PC는 청와대 미래전략수석실 선임 행정관으로, 뉴미디어 담당관을 맡고 있는 김한수 행정관이 개통한 것이다. 김한수 선임행정관은 이 태블릿PC를 사망한 이춘상 보좌관에 건넸다고 주장한다.(이 주장이 사실인지 아니면 사망한 사람에게 떠넘기기 위한 것인지는 확인이 필요하다) 그리고 태블릿PC는 문고리3인방(또는 4인방)을 거쳐 최순실씨에게 전달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태블릿이 최순실씨 소유라는 건 청와대 관련 문건이 다수 등장하는 이외에도 최순실씨의 셀카 사진과 친척들과 찍은 사진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PC의 소유주 이름이 '연이'로 돼 있다.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개명하기 전의 이름이 '유연'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60, 개명 후 최서원) 씨가 31일 오후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 최순실씨는 처음부터 태블릿PC는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하는데?

    = 그렇다. 최씨는 일관되게 "태블릿PC는 자신의 것이 아니며, 자신은 태블릿PC를 사용할 줄 모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순실씨는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태블릿을 가지고 있지도 않고, 그것을 쓸지도 모른다. 제 것이 아니다"면서 "제가 그런 것을 버렸을 리도 없고, 그런 것을 버렸다고 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최씨의 변호를 맡은 이경재 변호사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태블릿PC에 관한 질문에 "전화 통화로 (최씨에게) 물어봤다. 어떻게 된 거냐. 그런데 대답은 전에 세계일보와 인터뷰할 때 내용하고 같았다"면서 "셀카 사진도 올라오고 그러는데 그 사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른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변호사는 최씨가 "핸드폰도 다 쓰고 하는데 자기는 태블릿PC는 안 쓴다는 이런 취지"라고 설명했다.

    정윤회씨.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 최씨의 주장대로 태블릿PC를 사용할 줄 모른다면 혹시라도 최순실씨가 아닌 전 남편 정윤회씨가 사용했을 가능성은 없는 건가?

    = 그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한 한 법조인은 "이 태블릿PC는 최순실씨보다는 정윤회씨가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면서 "김한수 선임행정관이 개통해 고인이 된 이춘상 보좌관을 거쳐 정윤회씨에게 전달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법조인은 그 근거로 "태블릿PC가 사용된 시기와 정윤회씨가 비선실세의 하나로 활동한 시기가 비슷하다는 점, 그리고 최순실씨가 태블릿PC를 사용할 줄 모른다고 주장하는 점, 최순실씨 셀카나 가족사진이 들어있을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가족이었으니까 태블릿을 같이 사용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정윤회씨와 최순실씨는 정권초기 치열한 권력다툼을 벌였으며 2014년 3월 '박지만 미행설'이 언론에 보도된 이후 정윤회씨가 완전히 밀렸고 2014년 5월 이혼했다. 태블릿PC에 담긴 문서나 자료들이 정윤회씨가 실세로 활동하던 2014년 3월까지인 점으로 미루어 그 가능성이 높다.

    정윤회씨는 이혼하면서 사용하더 태블릿을 두고 나갔고 최순실씨가 이 태블릿을 측근에게 사용하라고 준 것이 JTBC에 들어가면서 국정농단의 실체가 드러나게 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은 "정윤회씨가 (최순실 게이트를 터뜨린) 배후 아니겠느냐. 태블릿PC에 담긴 (국정과 관련된) 자료가 정윤회씨와 최순실씨의 이혼 전인 2014년 정도까지 수정되거나 작성된 점도 정씨가 배후임을 짐작케 한다"고 말했다.

    정윤회 씨 (사진=자료사진)

     

    ▶ 이 사실이 맞다면 정윤회씨도 대통령의 연설문을 사전에 받아봤다는 얘긴데?

    = 그렇게 된다. 정윤회씨가 문고리 3인방과는 계속 접촉해왔다는 사실이 '정윤회 문건'으로 드러났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이를 '지라시'로 규정했다. 그렇지만 지금와서보면 당시의 '정윤회 문건'에 나오는 내용 대부분이 사실로 드러나게 되는 셈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10월 25일 대국민 사과문에서 "최순실씨에게 일부 연설문이나 홍보물도 같은 맥락에서 표현 등에서 도움 받은 적 있고, 취임 후에도 일정 기간 동안은 일부 자료들에 대해 의견을 들은 적이 있다"고 시인했다.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012년 대선 전후 (박 대통령의) 마음을 잘 아니까 심경 표현에 대해선 도움을 줬다"고 시인을 하면서 "(박 대통령의) 당선 초기에 이메일로 받아본 것 같다"고 인정했다.

    문제는 최순실씨 외에 정윤회씨도 대통령의 연설문을 사전에 받아봤고 수정하거나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니까 이 부분에 대해서도 검찰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 JTBC가 태블릿PC를 입수한 경위는 밝혀졌나?

    = JTBC가 공개한 입수경위는 최순실씨의 여러 사무공간 중 한 곳에서 최씨가 버리고 간 걸 입수했다는 것이다. 그 사무공간이 국내인지 아니면 독일인지 그것까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JTBC는 "최순실씨의 사무공간 중 한 곳에서 최 씨 측이 건물 관리인에게 처분해달라고 하면서 두고 간 짐들이 있었는데 양해를 구해서 그 짐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최 씨의 PC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소유권을 포기한)버리고 간 물건이었다는 얘기다.

    그리고 이 태블릿PC의 이동 경로가 9월 초 최순실 씨의 독일 입국 경로와 일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동아일보가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통신 및 항공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청와대 문건이 담긴 태블릿PC엔 외교부가 해외여행객들에게 안전 여행 및 테러 위험에 대한 주의를 요망하는 문자메시지가 담겨 있고, 이 메시지를 수신한 시간이 최 씨가 독일에 도착한 때와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동아일보가 31일 보도했다.

    이로 미루어 태블릿PC는 최순실씨 소유일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그리고 JTBC가 독일에서 확보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소환된 '비선실세' 최순실 씨가 지난달 31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검찰직원에 둘러싸여 엘리베이터로 향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 지금까지 드러난 증거나 정황으로 볼때 최순실씨 소유가 맞는 것 아닌가? 그런데 왜 당당하게 '내 것이 아니다', '사용할 줄 모른다'고 부인하는 걸까?

    = 첫 번째는 무조건 부인하고 보자는 심리에서 부인하는 것일 수 있다. 입건이 되면 최선의 방책은 '1도, 2부, 3빽'이라는 말이 있다. 최선은 도망가는 것이고 그게 여의치 않으면 부인하고, 그것도 안 통하면 빽을 동원하라는 말인데 최순실씨의 국정개입 사실을 가장 잘 보여주는 태블릿PC의 소유를 부인하는 것일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인다.

    최씨가 검찰에 출두했고 검찰이 태블릿PC에 대해 첨단범죄수사부 검사들을 투입했으니까 누구의 소유인지 곧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는 정말로 최씨가 소유한 것이 아니고 실제로 최순실씨는 태블릿PC를 사용할 줄 모르기 때문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최순실씨가 57년생이니까 스마트기기를 다루는데 익숙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최씨의 측근으로 알려진 고영태씨도 검찰수사를 받고 나오면서 태블릿PC는 자신의 소유가 아니며, 사용할 줄 모른다고 대답했다. 고씨는 또 "최순실씨가 태블릿PC를 사용하는 걸 본적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세 번째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본질을 흐리기 위한 방편일 가능성이 있다.

    공직자가 아닌 최순실씨에게 국가기밀이 담긴 대통령의 연설문을 전달했다는 건 국민들에게 엄청난 분노와 자괴감을 주는 엄청난 국기문란 행위임에 틀림없다. 그렇지만 이걸로 최순실씨를 처벌하기는 쉽지않다는 것이 법조계의 다수설이다.

    따라서 최순실씨가 이를 의식해서 국민들의 시선을 돌리는 차원에서 일종의 물타기를 하려고 태블릿PC문제를 쟁점화 할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친박계인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태블릿PC문제르 제기하는 것이나 어버이연합이 JTBC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것도 이런 관점에서 보면 납득이 간다.

    (사진=자료사진)

     

    ▶ '국기문란'외에 더 큰 범죄가 있는 거냐?

    = 국기문란보다 더 큰 범죄가 있겠냐만 연설문 유출이 핵심이 되면 최순실씨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는 처벌이 어려워 질 수 있다. 현직 검사장급 간부는 "최순실씨에게 국가기밀이 담긴 연설문이 전달됐다고 하더라도 법률적으로 처벌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설문 유출은 문서를 외부로 유출한 정호성 비서관를 비롯한 문고리 3인방이 처벌 받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처음 문제가 됐던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설립해 대기업들로부터 출연금을 받는 과정은 명백한 범죄가 된다는 것이 특수수사통 출신 법조인들의 한결같은 진단이다.

    형법 130조(제3자뇌물제공)에 "공무원 또는 중재인이 그 직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제3자에게 뇌물을 공여하게 하거나 공여를 요구 또는 약속한 때에는 징역 5년이하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최순실씨는 공직자가 아니어서 뇌물죄가 적용되지 않지만 형법 제33조(공범과 신분) 조항에따라 처벌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수수사통 출신의 한 원로법조인은 "안종범 전 경제수석과 최순실씨 박근혜 대통령은 처음부터 공모했다는 사실이 이미 드러났으니까 공범으로 처벌이 가능하다"면서 "박 대통령에대해서도 처벌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의 한 중견간부도 "국기문란 행위는 형사처벌보다는 정치적으로 책임을 물어야할 일인것 같다"면서 "그러나 두 재단 설립자금을 모금하는 과정은 과거 일해재단 설립처럼 처벌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대변인이 인터뷰에서 밝힌대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형사소추는 재임 중 할 수 없겠지만 수사는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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