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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노멀 시대, 40대와 언더독의 생존 전략



책/학술

    뉴 노멀 시대, 40대와 언더독의 생존 전략

    신간 '당당한 결별'

     

    먹고살기 바빴던 베이비붐 세대와 민주화를 최고 과제로 집중했던 386세대와 달리, 영 포티인 지금의 40대는 먹고살 만한 세상에서 유년시절을 보내고, 컴퓨터와 영어를 일찍 접하고, 군사정권 종식과 민주화의 가시적 성과를 청소년기와 청년기에 누렸다. 그들이 이전 세대보다 조금 더 자유롭고, 조금 더 개인주의적이고, 보다 글로벌하고, 하이테크적이고, 소비적이며, 좀 더 과감한 도전을 선호하는 것은 당연했다. 과거 세대가 산업화와 성장, 그리고 민주화에 집중했다면 이들은 선진국을 꿈꾸는 세대였다.(216쪽)

    '당당한 결별'은 2000년대 들어 산업과 시장, 사회와 문화 전반에 휘몰아치는 지각변동을 ‘뉴 노멀 시대’라는 키워드를 통해 조망하는 메가 트렌드 추적서이다.

    뉴 노멀이란 무엇인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변한 세계 경제 상황을 뉴 노멀이라 칭하기 시작했는데, 이 용어는 반대말을 살펴보면 그 의미가 더욱 선명하게 다가온다. “뉴 노멀(new normal)의 반대는 올드 노멀(old normal)이 아니라 애브노멀(abnormal), 즉 비정상이다.” 한때 표준 또는 글로벌 스탠더드로 통용되던 것들이 순식간에 정상에서 밀려나 가차 없이 비정상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시기가 바로 뉴 노멀 시대다.

    뉴 노멀 시대는 산업 경계가 무너지고 과거의 상식이 뒤집히고 새로운 시장이 창출되면서 기존의 경쟁 질서를 근저에서 허물어뜨리는 변화를 의미한다. 한마디로 판이 바뀌고 있다. 파괴적 혁신이 지배하는 시대에 기존의 상식, 과거의 질서, 익숙한 관습에 따르는 것은 곧 도태로 가는 지름길이다.

    최근 갤럭시 노트7 단종 사태로 삼성전자의 손실이 약 7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또한 하드웨어 중심 사고와 경직된 조직 문화라는 익숙한 관성에서 비롯한 예고된 재앙이다. 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은 3만 2000명 정도다. 2만 3000명의 개발 인력을 둔 구글보다 월등히 많다. 하지만 개발 능력은 구글과 비교하면 어떤 수준일까? 삼성그룹 사내방송인 SBC가 방영한 〈SBC 특별기획 삼성 소프트웨어 경쟁력 백서: 불편한 진실〉에 따르면, 구글이 가장 중시하는 문제 해결 능력을 충족하는 인력은 전체의 6퍼센트 수준에 불과했다.

    언더 독(under dog)은 스포츠에서 우승이나 승리 가능성이 낮은 팀이나 선수, 즉 약자를 지칭하는 말이다. 요즘 한국에서 유행어가 된 흙수저라는 말과도 상통한다. 언더 독의 반대말로 지배 계급의 일원을 뜻하는 오버 독, 승자나 우세한 쪽을 의미하는 탑 독 등이 있다.
    매일같이 모든 산업과 시장에서 파괴적 혁신이 벌어지는 뉴 노멀 시대는 당당함으로 무장하고 겁 없이 덤벼드는 언더 독들이 한번 붙어볼 만한 시기이다. 체급, 자격, 경험, 자본의 과다와 상관없이 모두가 연결된 무대에서 새로운 비즈니스의 기회를 두고 대결을 벌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진 것 없는 언더 독은 싸우는 방식부터 달라야 한다. 세상에 나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세상을 맞춰야 한다. 관습에 매이지 않은 사고와 ‘덕후’ 기질로 키운 전문성은 언더 독 최고의 무기이다. 이들은 이미 저변에서 사회와 문화의 지축을 흔들고 균열을 만들고 있다. 그러나 제아무리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시대라고 해도, 이들이 파괴적 혁신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판을 만들고 이끌어줄 이들이 필요하다. 그 역할은 바로 지금의 40대, 영 포티의 몫이다.

    영 포티(young forty) 즉, 40대 초중반을 이루는 이들은 현재 한국 사회의 허리를 이루는 세대이자, 역사상 가장 젊은 40대이기도 하다. 외환위기 당시 20대 사회 초년생으로 경제활동을 시작한 세대이며, IT 얼리어답터 1세대, 인터넷 비즈니스를 만들고 본격 소비한 세대이자 해외유학 대중화 초창기 세대로 강남좌파의 주축이 바로 이들이다. 이들은 거의 20년 동안 한국 사회의 중위연령을 이루며, 가장 오랫동안 청년기를 누리고 있는 특별한 세대다.

    바로 이들이 한국 사회를 바꿀 열쇠를 쥐고 있다. 다가오는 시대의 성장 동력은 스타트업에서 나온다. 정부는 갓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에게 스타트업을 권유하지만, 사실상 스타트업하기 가장 최적인 이들이 바로 40대 영 포티들이다. 경험과 전문성이 어느 정도 무르익고, 여전히 청춘의 열기가 남아 있다. 평균 혼인연령이 늦어지면서 가족을 책임지는 경제적 부담 역시 과거의 40대보다 덜하다. 저자는 “적어도 45세까지 첫 번째 직장을 탈출”하는 ‘사오탈’이 되라고 주문한다. 특히 40대와 2030세대가 결합한 스타트업 모델을 제안하며, 이를 통해 한국 경제의 위기를 돌파할 가능성을 찾는다.

    경제 영역을 넘어 한국 사회 전체를 혁신할 가능성 또한 영 포티와 언더 독의 연대에서 찾을 수 있다. 정치적 연대 역시 절실하다. 우리나라의 40대와 2030을 합치면 전체 유권자의 과반수다. 분명 수적으로 우세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이들의 바람과 먼 경우가 많았다. 50대 이상 연령대의 압도적인 투표율에 밀렸기 때문이다. 이념이나 지역, 진영 논리보다 상식, 합리, 실용주의가 우선하는 세대 특성을 시대정신으로 만드는 데 있어 영 포티와 언더 독은 기꺼이 손잡을 수 있다.

    지금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가진 낡은 관성과 근본적으로 결별할 시점이다. 이를 위해서 영 포티와 언더 독의 투지와 도전이 필수적이다. 한국 사회를 바꿀 힘은 결국 여기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

    책 속으로

    싸이월드와 페이스북 초창기 조건을 비교해보면, 전자는 국내 유력 재벌 그룹이 실시한 서비스인 데 반해 후자는 초기 가입자가 개발자인 마크 주커버그를 포함해 25명에 불과한 대학생 동아리 수준의 사교 네트워크였다. SK는 무궁무진한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시장에 먼저 발을 들여놓고도 이를 키워내지 못했다. (27쪽)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 쉽다고 생각하는가? 직장에서 밀려난 700만 자영업인이 있다. 0.2퍼센트 안에 들지 못하면 전혀 직업 구실을 할 수 없는 다단계 피라미드에 또한 700만 명이 종사한다. 퇴출될 날이 언젠가 반드시 다가올 것임을 알면서도 많은 직장인이 그저 오늘 허락된 밥벌이에 안도하며 내일에 대한 준비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물론 이들이 모두 과거의 관행에 안주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익숙한 방식, 익숙한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고 살아가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는 뜻이다. (56쪽)

    마켓셰어market share, 즉 시장점유율을 따지는 시대는 끝나고 이제 라이프셰어life share 시대다. 한동안 타임셰어time share가 주창되며 소비자의 24시간을 어떻게 점유할 것인가를 노렸지만, 결국은 소비자의 일상 동선과 라이프스타일 전체를 어떻게 점유하고 활용할 것인가로 비즈니스 세계의 화두가 모이면서 라이프셰어가 핵심이 되었다. (94쪽)

    애플의 WWDC, 구글의 I/O, 마이크로소프트의 Build는 IT업계의 대표적인 개발자 대회다. 공히 업계 최고 기업들이 각사 사업 방향과 신기술을 제시하는 자리다. 2016년에 열린 세 개 대회 모두에서 드러난 공통적 화두가 있다. 바로 인공지능 음성 비서다. 쉽게 말하면, 영화 〈아이언맨〉에 나오는 자비스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113쪽)

    우리 모두가 똑똑한 인공지능 비서를 하나씩 두고 뭐든 물어보면 답을 찾아준다. 이런 세상에서는 답을 아는 자가 아니라 질문을 던지는 자의 중요성이 대두된다. 누구나 박사 수십 명을 곁에 두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는 환경에서 공부 열심히 하고 정답 잘 찾는 모범생이 무슨 소용인가? 호기심 많고 새로운 질문을 던질 줄 아는, 어린아이처럼 천진하고 과감한 도전자들의 시대가 머지않았다. (117쪽)

    평등한 말하기는 창조적 혁신 에너지이며 사회의 민주화에도 이바지한다. 인간에 대한 배려와 존중 없는 존댓말은 필요 없다. 서열화로 위아래를 가르는, 계급사회에서 유용했던 존댓말은 필요 없다. 산업화 시대의 일사불란한 조직화에 유용했던 존댓말 문화, 이제 내려놔도 된다. (146쪽)

    한국은 OECD 국가 중에서 최고의 노동시간을 자랑하지만, 생산성과 효율성에서는 늘 하위권을 다툰다. 결국 근무시간에 대한 근본적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 참고로, 독일 직장인의 연간 평균 노동시간이 1,371시간(2014년 기준)일 때 한국의 노동시간은 2,124시간이었다. 한국인에 비해 독일인의 노동시간은 3분의 2에 불과하지만, GDP는 독일이 한국보다 2.7배 정도 높다. 심지어 일 많이 하기로 세계적으로 유명했던, 한때 일벌레로 불리던 일본조차도 이제 연간 노동시간이 1,729시간에 불과하다. (1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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