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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회 BIFF 人] 강수연 위원장 "영화제 본질 흔들려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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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회 BIFF 人] 강수연 위원장 "영화제 본질 흔들려선 안돼"

    [노컷 인터뷰] "영화제 향한 불신 슬퍼…흔들리지 않는 의지로 정관 개정"

    강수연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제공)

     

    "힘들지 않은 순간이 없었죠."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제21회 BIFF)를 끝낸 강수연 집행위원장의 목소리에는 차분한 자신감이 묻어 나왔다. 최악의 상황 속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그런 당당함.

    '다이빙벨' 사태로 불거진 부산시와의 갈등, 영화인들의 보이콧, 김영란법 그리고 태풍까지. 갓 성인식을 치른 부산영화제에는 너무도 혹독한 1년이었다.

    강수연 위원장은 '수장' 자리에 오른지 1년 만에 그 모든 것들을 정면으로 감당해야 했다. 어느 한 곳 피할 구석도 없었고, 외면할 수도 없었다.

    누구보다 아픈 순간을 보내야 했지만, 그래서 그는 더욱 단단해질 수 있었다. 강수연 집행위원장의 진솔한 속내를 들어봤다.

    ▶ 여러 고충 끝에 영화제가 마무리됐다. 소감 한 마디 부탁한다.

    - 시작까지가 힘들었는데 하는 동안에 큰 사고 없이 끝나서 다행이다. 끝났다고 해서 끝난 게 아니라 큰일들이 기다리고 있다. 시민평가도 받아야 되고, 스태프도 해산하고, 정리도 하고….

    ▶ 결과론적으로만 보면 올해 관객수가 약 6만여 명 줄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떤 이유가 있었다고 생각하나?

    - 사업 규모가 줄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예상을 했다. 태풍이나 지진, 영화인들의 보이콧, 김영란법 등 여러 이유가 모두 해당되는 것 같다. 개막 전날은 해운대 비프빌리지 파손으로 정말 절망적인 상황이었다. 가장 큰 이유는 극장이다. 전체 예산을 줄일 수밖에 없어서 좌석이 3만 7천석 정도 감소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제를 찾아서 함께 참여해준 게스트와 관객들에게 감사하다. 참여도 자체는 떨어지지 않았다.

    ▶ 아직 영화인 4개 단체의 보이콧은 현재진행형이다. 영화제 차원에서 이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 올해 그래도 영화제가 개최될 수 있었던 것은 이들 단체가 영화제에 대한 보이콧을 개인 의사에 맡긴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저는 이 보이콧에 영화제에 대한 보이콧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큰 틀에서 보면 영화제에 대해 애정을 갖고 지지해야 한다는 결론은 같다. 그건 영화제 내부에서도 다르지 않은 의견이다. 좀 더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 올해는 부산시와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영화제 개최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에는 이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까?

    - 일단 올해 영화제부터 정리를 해야 될 것 같다. 정리를 잘해야지. 영화제가 재정적으로 독립이 되어 있지 않다. 아직까지는 부산시나 정부 예산이 결정이 되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 해도 영화제 개최에 대한 불신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올해는 영화제 개최에 대한 신뢰를 주지 못했기 때문에 운영에 힘이 들었다.

    ▶ 지난해에는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과 함께 영화제를 운영했다. 올해는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해야 했는데 고되지 않았나?

    - 말을 할 필요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 나 혼자 힘든 게 아니었다. 올해는 영화제 준비 기간도 짧았고, 영화제 외의 일들이 많아서 모든 직원들의 업무양이 3~4배 됐다. 다같이 힘들게 일해야 했다.

    ▶ '표현의 자유'라는 테마로 포럼, 전시, 작품 등을 기획한 것이 눈길을 끌었다. 부산영화제가 처했던 최악의 사태를 외면하지 않고, 직면하는 느낌이었다.

    - 그런 주제를 모두가 요구하는게 너무 당연한 일이다. 다같이 공개적으로 이야기할 기회도 없고, 이걸 쉬쉬하며 어떤 과정이나 토론 없이 뒤에서 이야기한다면 영원히 풀리지 않는 숙제라고 생각했다. 어떤 입장이든 한데 모아서 이야기하는게 중요하다. 다행히 올해 그 과정과 결과가 좋았다. 모든 사람들이 원했던 자리였던 것 같다.

    ▶ 아무래도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재판에 얽힌 집행부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고 넘어갈 수는 없을 것 같다. 실제로 영화인 4개 단체가 이 전 위원장의 명예 회복을 보이콧 철회의 한 조건으로 내걸고 있기도 하다.

    - 재판 중인 사건이라 말하기 조심스럽다. 과정이나 결과에서 대해서는 영화제도 그렇고 나 개인도 예언할 수는 없지만 아마 마음은 다 같을 거라고 본다. 영화제를 해서 어떤 피해를 보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과정과 결과를 지켜볼 뿐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도움이 될지 조심스럽다. 좋은 결과가 나오길 바란다.

    ▶ 일단 부산시와의 갈등은 잠정적으로 봉합된 상태지만 앞으로도 관계 회복을 위한 꾸준한 노력이 있을지 궁금하다.

    - 영화제는 부산시와 시민의 적극적인 도움과 지지 없이는 할 수 없다. 부산시와 정부 등과의 관계나 상황에 따라 흔들릴 것이라는 의심을 하는 게 안타깝다. 어떤 상황과 관계에 의해 영화제 자체가 의심을 받는 상황이 슬프다. 절대 그러지 않겠다는 의지로 독립적인 정관 개정을 했고, 민간 이사장 체제로 바꿔 제도적 장치를 만들었다. 물론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무엇' 때문에 못한다는 것은 이유가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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