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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순 "선제타격론? 서울 전면전 대비하고 말해야"



정치 일반

    송민순 "선제타격론? 서울 전면전 대비하고 말해야"

    '사드' 얽히고 '어선' 문제 풀릴까? 주춧돌부터

    - 냉전의 빙하 움직이는 외교 필요
    - 북한 핵실험은 회담 좌초 때 등장했다
    - 대북 군사검토는 모든 조처 해본 후 얘기
    - 협상 바닥까지 가야, 중국도 동참 가능
    - 한중관계, 벽돌 깔고 주춧돌 올리는 셈
    - 발칸포 함포 쏘기 전, 내공부터 키워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송민순(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 전 외교부 장관)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 상황이 심상치가 않습니다.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에 대북 선제 타격론까지 얘기가 나오고 있고요. 또 중국과는 사드 갈등에 이어서 어선 갈등까지 겹친 상황입니다. 글쎄요, 이렇게 뾰족한 해법이 보이지 않을 때는 과거의 기록 속에서 그 해답을 찾아볼 필요가 있죠. 마침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이 과거의 기록을 담은 책 한 권을 펴냈습니다. 제목이 <빙하는 움직인다="">. 송민순 북한대학원대학 총장 직접 만나보죠. 총장님, 안녕하세요.

    ◆ 송민순>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통 두문불출 하시더니 책 쓰셨어요?

    ◆ 송민순> 네. 그랬습니다.

    ◇ 김현정> 책 제목이 <빙하는 움직인다="">. 어떤 의미입니까?

    ◆ 송민순> 제가 현장에서 한 40년 가까이 이렇게 경험상 보니까 우리 한반도의 분단, 전쟁 그리고 지금 새로 생기는 많은 문제. 이걸 넘어서 우리가 통일로 가야 된다 이렇게 얘기하는데 이 문제가 그냥 단순히 남북한 문제라든지 지금 또 이야기하는 북한, 미국 사이 이런 걸 넘어서서 한반도에서의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미국과 중국이 갖고 있는 그런 냉전적 사고가 있습니다. 냉전적 구도, 자기들의 이익이죠. 이게 냉전 체제에서 추구하던 그런 이익 체계가 빙하처럼 우리를 덮고 있는데 빙하라는 게 거대하지 않습니까? 이 빙하를 우리가 없애야 지금 문제를 해결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빙하라는 것은 위에서 녹이고 또 바닥에서 미끄러지게 해야 이게 해결이 됩니다. 그런 시각에서 문제를 한번 접근하면서 정리를 해 봤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냉전이라는 거대한 빙하를 외교의 힘으로 움직일 수 있다, 움직일 것이다, 이런 의미군요.

    ◆ 송민순> 움직이려고 했고 움직여야 하고 앞으로 움직일 수 있다.

    ◇ 김현정> 그런데요. 지금 상황을 보면 그렇게 녹록치 않아요.

    ◆ 송민순> 빙하가 녹록하지 않죠.

    ◇ 김현정> 그렇게 쉽게 녹지는 않죠, 하긴 빙하가. 그렇긴 합니다만 이제 송민순 장관이 외교 담당하던 그 시절을 떠올려 보면 그때는 햇볕정책이 한창이었어요. 좀 녹는 듯했습니다. 그런데 북한의 제1차 핵실험이 그 햇볕정책이 한창일 때 발발하지 않았습니까? 어떻게 보면 그때 충격은 지금보다 더했거든요. 그때 우리가 어떻게 대응했었죠?

    ◆ 송민순> 대응도 대응이지만 1차 핵실험이 나온 건 말씀이죠, 그 이전에 1년 동안 6자회담이 좌초가 됐습니다. 그 좌초가 뭐냐 하면 마카오에 있는 북한이 거래하는 은행에 자금을 동결하면서 소위 BDA라는 방코델타아시아 사건 때문에 진행 중이던 회담이 좌초되면서 이런 사이에 핵실험이 나왔습니다. 그런 사정을 봐야 하고 그 때 이걸 풀기 위해서 우리가 했던 것은 북한이 그렇게 원하고 있는 북미관계 개선, 그리고 북한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고 또 한반도에서 군사훈련을 조정하는 이런 요구들을 북한이 원했고 중국이 또 거기에 동조를 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이 문제에 대해 한국과 미국이 좀 들어주고 그래도 핵을 계속하면 강경하게 지금처럼 말만 하는 게 아니고 실효성 있는 제재를 가하자는 데 중국을 참여시키는 거였습니다. 그렇게 해야 중국이 참여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기는 거거든요.

    ◇ 김현정> 그런 식으로.

    ◆ 송민순> 그런 식으로 해서 거기에 소위 플랜B를, 우리가 플랜A, 플랜B 이런 얘기하지 않습니까?

    ◇ 김현정> 그런 얘기하죠.

     

    ◆ 송민순> 플랜A는 좋게 하는 방향으로 하고 들어줘도 안 되면 플랜B. 이건 힘을 실제 쓸 수 있는 그런 길을, 명분을 열어서 명분을 축적해서 길을 열자, 이러한 계획으로 했었죠.

    ◇ 김현정> 그러니까 플랜B에는 군사적인 검토, 어떤 군사적인 강경대응까지도 있었던 거군요, 그 시절에도.

    ◆ 송민순> 대응은 처음 경제적으로 시작합니다. 경제적으로. 경제적으로 시작을 하는데 경제가 그냥 이렇게 지금 중국이 북한에 대한 제재를 완전히 참여하지 않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중국이 실효적으로 참여를 하고 그것도 안 되면 그 다음의 문을 열어놓는 거죠.

    ◇ 김현정> 그런 플랜B와 A를 가지고 우리는 접근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말입니다. 5차 핵실험까지 이뤄진 상황에서 이렇게 무슨 대화로 플랜A 가고 B 가고 이게 아니라 이거 북한이 핵 만지작거리면 우리가 먼저 타격하는 선제타격론까지 생각해야 되는 거 아니냐. 혹은 우리도 핵무장 해야 되는 것 아니냐 이런 얘기가 우리 정치권에서도 나오고 미국 대선 후보들한테도 나오고요.

    ◆ 송민순> 지금 말씀 다 검토했던 일입니다.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타격론이라는 건 우리가 식당에서 밥 먹을 때 저녁에 보면 세트메뉴가 있죠. 처음에 전식 나오고 본식이 나오고 그러지 않습니까? 그렇게 하면서 그 속에 선제 타격이 들어 있느냐 아니면 우리 뷔페식당에 가면 긴 식당 줄에서 이런저런 음식이 열 몇 가지 스물 몇 가지 쭉 늘어져 있지 않습니까? 그 음식에서 골라 먹느냐 하는 선택인데 지금 이야기하는 선제타격론은 뷔페 테이블 위에 올라 있는 선택 중의 하나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스무 가지 음식이 쭉 있는 데서 내가 선택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다. 항상 선제타격론 이야기는 있긴 있었다, 과거에도. 그런데 지금은 뷔페 음식 중에 지금까지 안 골랐었다면 이제는 고르자는 거거든요, 내 접시에 담자는 거거든요.

    ◆ 송민순> 그런데 그건요. 한반도에서 지금 우리가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론은 세 가지, 세 가지 면에서 현실성이 어렵습니다.

    ◇ 김현정> 어떤 겁니까?

    ◆ 송민순> 서울이 한국의 모든 것이 집중되어 있는 서울이 휴전선하고 60km 이내에 있습니다.

    ◇ 김현정> 가깝죠.

    ◆ 송민순> 그 쪽의 대응공격에 우리가 막아낼 방법이 없습니다. 그 다음에 중국이 결코. 북한의 핵시설이라는 게 중국의 국경에서 100km 이내 안에 있습니다. 그건 자기 국경하고 같은 겁니다. 자기 국경에 포격을 하는 것은 중국이 결코 용납하지 않습니다. 그 다음에 세 번째로 이런 상황으로 하면 우리가 선제타격은 당연히 한반도에서의 전면 전쟁에 대한 대비를 하고 시작해야 합니다.

    ◇ 김현정> 전면전으로 가는 거다.

    ◆ 송민순> 전면전에 가는 걸 대비하고 시작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제가 말한 대로 이게 만찬의 세트 메뉴를 짜서 해야 되는 거지 그냥 이렇게 말로 이렇게 할 그런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 선제타격론까지 왜 나왔냐 하면 지금 비현실적이라고 말씀은 하셨습니다만 북한에게 대화도 신청해 보고 당근도 줘 보고 했는데 점점 북한이 이렇게 강경하게 가고 이제는 핵실험 정도를 넘어서 핵무기도 상당한 수준까지 개발단계에 이르렀다는 얘기까지 나오니까 우리도 그러면 핵무장하자, 선제타격하자 이렇게 나오는 거 아니겠습니까? 어떻게 보세요.

    ◆ 송민순> 제가 조금 전에 말씀하신 책에서도 그 이야기를 길게 썼는데요. 지금까지 북한과 중국을 포함시켜서 이 문제에 대해서 협상의 바닥까지 가본 적은 없습니다. 1994년에 제네바합의 아시죠. 또 2005년에 9.19 공동성명하고 이런 것들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북한은 이게 생사, 자기 죽고 사는 문제를 가지고 하기 때문에 협상이 정말 거칩니다. 그런데 북한의 협상 거친 걸로만 우리가 탓을 해서 넘어갈 수 있는 게 아니고 우리 쪽도 다시 말해서 미국이나 한국도 정부가 바뀌면서 정책도 바뀌었습니다. 정부가 바뀌고 정책이 바뀌는 과정에서 북한이 갖고 있는 거친 협상과 결합돼서 이게 붕괴되고 있거든요.
    이 협상이 바닥까지 가보지 않았습니다. 협상의 바닥은, 바닥은 제가 말씀드린 대로 관계 개선하고, 북한하고 제재 완화시키고 훈련도 군사훈련 조정하면서 했는데도 계속할 거냐, 안 하면 중국도 확실한 제재를 하라. 이러한 구도에서 바닥까지 가봐야 되는 겁니다.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중국도 지금 계속 이 북한 문제에 대해서 핵 문제에 대해서 우리와 미국 그리고 UN안보리에서 요구하는 그런 결의에 대해서 전적으로 합의를 하지 않는 겁니다. 지금 이번에 5차 핵실험한 이후에 UN에서 안보리 결의하고 있지 않습니까? 논의하고 있지 않습니까? 결과를 보십시오. 결국은 또 북한에게 숨구멍을 열어주는 타협안으로 나올 겁니다.

    ◇ 김현정> 협상의 바닥까지 가보지도 않고 지금 선제타격론이니 핵무장론이니 현실성 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송민순> 저는 그렇게 봅니다.

    ◇ 김현정> 핵무장까지 얘기하는 지도자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송민순> 핵무장을 하겠다고 하는 분들은 핵무장이 실제 될 거라고 생각하면서 그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있고 안 되지만 그래도 우리는 핵무장까지 해야 될 정도로 긴박하니까 미국, 중국, 북한 다 들어라 이렇게 하는 류의 사람들이 있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하더라도 제가 이야기한 바닥의, 협상의 바닥까지 가본 다음에 그런 선택을 하는 겁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 지금 현재 대북 상황 보면서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셨는데 지금 중국과의 외교 문제도 간단치 않습니다. 사드 문제 때문에 중국이 우리한테 감정이 안 좋은 상황이었는데 이번에는 중국 어선이 우리 해경정을 침몰시키면서 우리 감정이 또 상한 상황. 그러자 우리가 강경대응 하겠다면서 함포 쏘겠다, 발칸포 쏘겠다 얘기하니까 또 중국이 어젯밤에는 이거 집단 발작이냐, 집행권 침해다, 이렇게 거세게 항의하고 나섰어요. 어떻게 보고 계세요.

    ◆ 송민순> 지금 이게 한중 관계뿐만 아니라 어떤 관계든 마찬가지인데.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에 있어서 우리가 두 가지 문제를 구분해서 봐야 됩니다.

    ◇ 김현정> 어떤 건가요.

    ◆ 송민순> 하나는 서로가 지켜야 될 평화와 안정, 이런 안보적인 문제와 무역이나 투자, 어업과 같은 경제사회적인 이런 문제를 가지고 연결시켜서 보는데 한국과 중국 관계는 제가 보기에는 지금 나라와 나라 사이 관계를 짓는데 집을 지으면 밑에 맨 밑에 주춧돌을 깔죠. 그리고 그 위에 벽돌 쌓지 않습니까? 그런데 지금 이게 거꾸로 뒤바뀌었습니다. 밑에 벽돌이 들어가고 위에다가 주춧돌을 올리는 이런 식의 상황이 됐습니다.

    ◇ 김현정> 아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 송민순> 왜 그러냐 하면 중국이 가장 중시하는 것은 한반도에서의 평화와 안정입니다. 이런 문제를 가지고 지금 우리도 조금 전에 논의한 북한 핵 문제라든지 그다음에 사드, 이 사드는 중국은 자기를 겨냥하고 있다고 지금 주장하고 있지 않습니까?

    ◇ 김현정> 그렇죠.

    ◆ 송민순> 그런데 이 주장은 서로 설득이 잘 안 됩니다. 그런데 이런 문제에 대해서 한국과 중국은 완전히 엇갈렸습니다, 지금. 그런 상태 위에서 지금 우리가 어업이다 무슨 무역이다, 투자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 소통이 잘 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나라와 나라 사이는 주춧돌을 그런 국가 안보, 자기 생존에 관한 문제, 안보에 관한 문제의 주춧돌을 잘 깔고 그 위에 벽돌을 쌓아야 되는 겁니다. 이게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고 두 번째로 우리가 이런 문제에 대해서 감정적으로 대응하면 안 됩니다. 우리 해경이 말씀이죠, 우리 법 집행 아닙니까? 법 집행의 가장 기초는 사실관계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바다 위에서는 도로처럼 도로표시판이 있는 게, 지도에만 해도가 있을 뿐이지 물 위에는 지도가 있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 김현정> 아니죠.

    ◆ 송민순> 그래서 채증을 확실하게 해야 합니다.

    ◇ 김현정> 채증을, 팩트 확인을 확실하게 해야 한다.

    ◆ 송민순> 그렇죠. 그래서 해서 해야 되는데. 지금 제가 보기에는 한국과 같이 땅덩어리에 비해서 해안선이 긴 나라는 해양경비, 해양경비에 굉장히 고도의 전문성과 역량을 갖추어야 합니다. 해안선이 긴 곳은 세계 어디를 가나 우리와 같은 지형과 이런 해안선을 가진 나라는 소위 cost guard. 미국에서는 해양경비청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cost guard. 일본의 순시선 이런 것처럼 해양경비 조직이 굉장히 고도화, 전문화되어야 됩니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 현재 우리가 그런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조직이나 예산이나 실제 우리가 보통 말하는 내공이라고 그러지 않습니까? 지금 이야기한 채증 능력이라든지 이런 것뿐만 아니라 진압을 할 때도 진압의 전문성, 그러니까 발칸포를 안 쏘고도 진압할 수 있는 그런 능력, 이런 것들을 갖추어야죠.

    ◇ 김현정> 지금 그러니까 감정적인 대응은. 물론 중국이 무리하게 하면 안 되겠지만 우리도 감정적인 대응보다는 어떤 증거를 들이밀면서 외교를 하자, 얘기를 하자, 따지자 이 말씀이시군요.

    ◆ 송민순> 네, 지금 언론에서 중국에서도 이야기하고 있는, 우리가 공해까지 나와서 아니, 우리 구역이 아닌 데까지 와서 조업을 했다고 하는데 이게 국제해안법상은 긴급 추적권이라고 해서 우리 수역에서 생긴 일을 하고 도망갔을 때는 공해까지 나가서 다른 공해수역까지 나가서 그걸 체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출발점이 어디서 시작됐느냐, 출발점이. 이런 것들이 중요한 요인이 되겠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주춧돌과 벽돌의 순서가 바뀌었다는 그 이야기가 참 와 닿네요. 송민순 외교부 장관님 중요한 시점마다 이렇게 나와서 말씀을 해 주시면 좋겠어요.

    ◆ 송민순> 죄송합니다, 제가......

    ◇ 김현정> 이번에 펴내시는 회고록이 우리 외교에 큰 도움이 될 것 같고요. 어려운 고비 마다 모시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송민순>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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