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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129명 사망…'인간사육장' 대구 희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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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년간 129명 사망…'인간사육장' 대구 희망원

    '그것이 알고 싶다' 통해 전해진 참상…분노한 시청자들 대책 마련 촉구

    (사진=SBS 제공)

     

    "(우월한) 신체를 가진 것이 대중의 신화가 되고 거대 사업이 돼 버린 시대에서 불완전한(장애) 것은 감춰야만 하는 일이 됐다. 그것은 지배계층의 행복과 평온이라는 (사회) 시스템을 위기에 빠뜨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불완전한 신체의) 사람들을 격리해서 돌보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것은 질병과 장애에 대해 눈을 감는 것과 같은 착각이다." - 프란치스코 교황, 지난 6월 12일 병자와 장애우들을 위한 자비의 특별회년 미사에서

    지난 8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천주교 대구대교구가 운영하는 사회복지시설 희망원의 참혹한 실상이 드러났다. 이를 접한 시청자들은 분노를 드러내며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1월, 대구시 주요 기관에 희망원에 관한 익명의 투서가 도착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이 입수한 투서에는 각종 횡령, 시설 직원들의 생활인 폭행·사망 사건 등에 관한 충격적인 내용이 담겨 있었다.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영양소를 갖춰서 나온 게 아니었어요. 있다는 것도 의미 없어요. 그게 무슨 의미예요? 이렇게 개밥으로 나오는데" - 전 희망원 자원봉사자

    "(부원장 집에서) 한 달에 4만 원 받았는데 설거지, 청소 이런 걸 다 했습니다. 그런데 (부원장 아들이) 브래지어하고 팬티만 입고 목욕을 시켜 달라 이야기를 했다는 거죠." - 부원장 가사도우미 고 서안나(가명·희망원생) 씨 지인

    희망원에서는 최근 2년 8개월 동안 수용인원의 10%에 달하는 12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지금도 각종 인권유린이 자행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뜻밖에도 희망원을 운영하고 있는 주체는 천주교 대구대교구였다.

    그동안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온 천주교의 모습과는 너무나도 상반된 대구대교구의 태도다. 이에 대해 임성무 전 천주교 대구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사무국장은 "그동안 대구대교구의 역사적 행보 때문이라고 전했다.

    "대구대교구가 갖고 있는 역사에서 부끄러운 점 중에 제일 큰 건 친일에 앞장섰다는 거고요. 그 다음에 12·12사태 이후에, 광주(민주화운동) 이후에 국보위(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라는 걸 만들었잖아요. (국보위가) 전두환을 위한 대통령 만드는 기구잖아요. 거기에 (대구) 교구 사제들 두 분이 참여했습니다. 다른 어떤 (천주교) 교구도 참여하지 않았고 오직 대구교구만 참여를 했어요. 시립희망원도 바로 그때 운영권을 받았습니다. 수탁권을 받았죠. 독재권력을 비호하면서 이익을 챙기는 걸로 살았다는 게 저희 대구교구가 갖는 부끄러움 중 하나입니다."

    ◇ "천주교, 사회적 약자들이 지역사회 안에서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앞장서야"

    (사진=SBS 제공)

     

    실제로 국가로부터 대구 천주교구가 희망원의 운영권을 넘겨받은 때는 1980년으로, 당시 전두환 대통령이 취임 직전 만든 국보위에 대구대교구 신부 2명이 참여했던 시기와 맞물린다.

    결국 대구대교구는 독재 권력의 그늘 아래 대형 복지시설을 운영했고, 천주교의 이름 아래 누구의 견제도 받지 않았던 것이다.

    이날 방송에서 천노엘 신부는 희망원 문제를 두고 "인권문제"라고 못박았다.

    "그분들이 왜 지역사회 안에 들어오지 않게 결정하는 분들 누굽니까. 우리 천주교회가 예언적 역할을 해야 합니다. 즉, 장애인들뿐 아니라 사회 약자들이 지역사회 안에서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우리는 사회보다 더 앞장서서 해야 해요."

    방송을 접한 시청자들 역시 '그것이 알고 싶다' 시청자 게시판을 찾아 수십 건의 의견을 올리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시청자 아이디 'y*****'는 "2016년인데 대 카톨릭 종교관련 복지시설에서 독재의 잔재가 거듭되는 대한민국. 모두 반성하자. 이게 우리 현실이다. 인권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k****'는 "내외부에서 정의를 향해 알린 분들 감사합니다. (중략) 이제는 이사회가 가증스런 그들을 몰아내야 한다. 참 올바른 이들이 그 자리를 올바르게 봉사할 수 있도록 말이다. 대구에 살면서 믿는 종교는 다르지만 그들에 존경함은 있었는데"라며 "지금도 숨기려 드는 그들은 과연 올바른 길을 다시 찾아 나설 수 있을까 생각해본다. 고통에 떨었고, 떠났을 그들을, 그리고 무책임하게 믿었던 우리들. 사랑, 신뢰, 인간미, 희망이란 단어가 행동으로 옮겨지길"이라는 바람을 전했다.

    오는 14일에는 대구 희망원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린다. 이와 관련해 시청자 'c****'는 "10월 14일 국정감사 제대로 받으시고, 대구교구에 대해서는 가톨릭 차원에서 뿌리를 뽑았으면 좋겠네요. 천주교만큼은 그런 비리가 없다고 자부심을 가지고 살았는데 너무 창피하고 대구교구가 원망스럽네요"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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