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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뉴스] 경찰은 왜 부검에 목매고 끝내 사과를 안할까?



법조

    [Why 뉴스] 경찰은 왜 부검에 목매고 끝내 사과를 안할까?

    "사과하고 종결하고 싶겠지만 아마 '무서워서' 못할 것"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 방송 : 구용회의 Why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구용회 CBS 사회부장


     

    ▶와이뉴스 오늘은 구용회 사회부장입니다.

    = 네 오랜만에 뵙습니다.

    ▶오늘 와이뉴스 어떤 주젭니까?

    = 오늘 와이뉴스에서는 '백남기 농민 사망, 경찰은 왜 끝내 사과하지 않을까' 이 문제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그 전에 우선 경찰이 재청구한 부검 영장 어떻게 됐나요?

    =경찰과 검찰이 어제 새벽 고 백남기씨에 대해 부검영장을 재청구했지만, 아직 기각이나 발부여부가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어젯밤 늦게까지 영장전담판사가 추가로 요구한 자료제출을 경찰이 제때 제출 하지 않았습니다. 오늘 밤(28일)이나 영장 발부여부가 결정될 것 같습니다.

    ▶검경이 기각당한 영장을 재청구했는데, 부검에 목매는 이유는?

    = 첫째는, 법적으로 부검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른 절차로 볼 수 있는거죠.그러나 이번 건은 정권 차원에서 강력히 요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박근혜 정부가 기본적으로 고 백남기씨 사망에 대해 '책임'을 인정하고 있지 않기때문에,그 연장선상으로 보면 됩니다.

    두번째는 작년 11월 당시 시위 진압책임자인 강신명 경찰청장과 구은수 서울경찰청장이 현재 검찰에 미필적고의에 의한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고소돼 있습니다. 수사상 부검이 필요하다는 논리죠.

    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 투쟁대회에서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쓰러지는 농민 백남기 씨의 모습. (사진=자료사진)

     

    ▶물대포를 맞아 317일간 치료를 받다가 사망한 백남기씨에 대해 꼭 부검이 필요한가요?

    = 서울대 의대 진료기록에 따르면 고 백남기씨의 선행사인(가장 첫번째 사인)은 외상성 뇌출혈입니다. 즉 물포를 맞아 뇌출혈이 발생한 것입니다. 중간 선행사인은 급성 신부전증(오줌을 누지 못하는 증세), 마지막으로 직접 사인은 심폐정지입니다. 곧 심장 박동이 정지된 것입니다.

    유족과 시민단체는 백씨의 사인이 물대포에 맞아 뇌출혈로 쓰러졌고 그로인해 투병을 하다가 마지막에 심폐정지가 된 사실이 서울대 진료기록에 그대로 나와있는데 무슨 부검이 필요하냐는 반박입니다. 다른 병원도 아니고 국내 최고의 병원인 서울대병원이 317일간 매일매일 진료기록을 썼는데, 백씨의 사인을 가리는데 '그보다 저 자세하고 분명한 것'이 무엇이 있냐는 것입니다.

    ▶경찰은 백씨가 사망해도 아직 '사과'를 안하고 있죠?

    = 경찰은 백씨 사망에 대해 '개인적 유감' 표명만 했을 뿐, '사과'는 유보하고 있습니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경찰이 폭력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생긴 일이긴 하나, 고귀한 생명이 돌아가신 데 대해 무척 안타깝고 유감스럽다. 민형사상 문제가 해결되고 경찰이 잘못한 부분이 명확해지면 그때 사과를 검토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11월14일 민중총궐기대회 당시 경찰이 직사한 물대포에 맞고 의식불명에 빠졌던 농민 백남기(70)씨가 사고 317일만인 25일 숨을 거둔 가운데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병원 장례식장에 조문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경찰청장이 '개인적 유감'만 표명하는 이유는?

    = 이 사건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작년 11월 백씨는 집회시위현장에서 물포를 맞아 쓰러졌고, 당시 집회를 주도한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은 '소요죄' 적용을 받았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불법 폭력시위'라며 강력한 공권력행사'가 불가피했다는 논리를 폈고 그 '불법시위'를 심지어는 IS테러에 비유하기까지 했죠. 대통령이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인데 경찰이 그것을 어길 수 있을까요?

    경찰은 그 품안에서 한발짝도 움직이지 못합니다. 중앙일보 권석천 논설위원은 당시 시위진압에 가담한 강신명 경찰청장과 구은수 서울경찰청장, 그리고 이철성 현 경찰청장은 당시 청와대 사회안전비서관 출신이기 때문에 '보스'의 지침을 어길 수 없는 '존재들'이라고 분석을 했습니다.

    ▶아무리 대통령이 '지침'을 줬다 해도 공권력은 결국 시민의 집회자유 결사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 아닌가요?

    = 공권력이 마냥 대통령 뜻대로 움직이는 현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지금 직면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이 엊그제 직원회의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대장 기러기가 앞서가면 뒤의 기러기는 함께 응원해야 한다."

    기 막힌 말입니다. 보스가 한번 결정하면 졸병들은 그것을 지지하고 한치의 용납없이 따라야 한다는 '전제적 생각'을 주입하고 있습니다.

    ▶1인 보스의 통치?

    =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 4년을 보면 대통령의 '발언'은 모두 '어명'과 같았습니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 유승민 의원 배신자 논란.. 이석수 특별감찰관은 '국기문란'이라고 찍어냈고 정윤회 문건은 '찌라시'라며 조응천 전 비서관을 찍어냈죠.

    최순실, 미르, k재단 의혹은 '근거없는 폭로'라고 규정했습니다. 그 다음 지금 어떻게 벌어지는 일이,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자신의 방에서 '단식'하고 "감히 넘버투(정세균 국회의장)가 넘버원을 꿈꾸고 있다"며 국정감사를 보이콧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민중총궐기에서 경찰의 살수에 맞아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농민 백남씨가 사고 317만에 사망한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중환장실에서 장례식장으로 운구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지난해 민중총궐기에서 경찰의 살수에 맞아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농민 백남씨가 사고 317만에 사망한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대책위와 시민단체 회원들이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지난 8월 2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제19대 강신명 경찰청장 이임식에서 강(오른쪽) 청장이 이철성 신임 경찰청장(후보자)으로부터 선물을 받은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경찰 수뇌부가 '파리목숨'이어서 한마디도 못한다면 경찰 '내부 비판'은 없습니까?

    = 지금 경찰 내부 여론 또한 말 그대로 '황무지'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아무것도 자라지 않는 땅. 아무런 공론화된 여론이 없습니다. 물론 개인적으로 경찰들이 만나면 "'사과'하고 접으면 될일을 왜 이렇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한탄 하는 사람도 있더군요.

    그렇지만 내부 공론화는 불가능해 보입니다. 한 경찰 공무원은 "괜히 시사문제나 입바른 소리를 하면 조직내에서 '주의대상'으로 찍혀 버린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감찰'이 붙는데 누가 무슨 목소리를 내겠습니까.

    다른 경찰도 "내부적으로 안타까움이 있지만 누가 얘기를 하겠냐, 시골출신 농민이 어쨌든 저렇게 됐는데 아무리 불법시위라 규정해도 '인명사고'가 발생하면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니냐. 물포 규정을 지킨것도 아니고 직사한 건데.."라며 마음속으로만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경찰 내부는 검찰처럼 자신의 의견을 적을 수 있는 '내부통신망'도 없습니다. 내부통신망과 비슷한 것이 있지만 내부 시책이나 정책을 알리는 기능에 머물고 있습니다.

    ▶경찰이 끝내 백남기 농민 사망에 대해 사과를 하지 않는 이유를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 경찰 수뇌부라고 왜 안하고 싶을까요. 경찰도 빨리 정리하고 싶을 겁니다. 내면까지는 들여다 볼 수 없지만, 이미 '당시 책임자'들도 모두 현직을 떠났거든요. 아마 사과하고 빨리 종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을 겁니다. 근데 하기 쉽지 않을 겁니다. '무서워서' 못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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