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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밀리면 끝장'이라는 박근혜 정권의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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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밀리면 끝장'이라는 박근혜 정권의 시각

    지난 2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읜 성과연봉제 저지 총파업 결의대회.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민주노총 산하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공공운수노조)이 27일부터 무기한 전면파업에 들어간다.

    이번 노동계 연쇄파업의 명분은 성과연봉제 반대에 있다. 노동계는 성과연봉제가 손쉽게 노동자들을 해고하는 '저성과자 퇴출'로 악용될 수 있다는 주장을 편다.

    반면 정부와 재계는 일자리 창출에 성과연봉제 도입은 반드시 필요하며, 연공서열 혁파는 공공기관 개혁의 핵심과제라는 입장이다.

    공공운수노조는 26일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수차례 정부 측에 대화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총파업 돌입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총파업을 벌이면서도 대화의 문은 열어둘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는 이번 파업은 불법인 만큼 엄중 대처하겠다는 강경론을 고수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정부와 노동계 사이에 대화의 연결고리는 끊어진 형국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24일 장·차관 워크숍을 주재한 자리에서 노동계 연쇄 파업은 국가적 위기와 사회 혼란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11일 여야 3당 대표와 가진 청와대 회동 때도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으로부터 노동계와의 대화를 통한 사회적 갈등 해결이 필요하다는 요청을 받았지만 기존 입장을 바꾸지는 않았다.

    결국 대화와 설득이 사라진 제로섬 게임이 되면서 이번 파업은 국민 불편과 경제적 손실, 그리고 각 부문의 후유증을 초래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당장 27일부터 민주노총 산하 철도노조와 지하철노조 등 공공운수노조 소속 6만 3천명이 파업에 참여한다. 철도노조와 지하철노조의 공동파업은 1994년 이래 22년만이다.

    또 28일에는 보건의료 노조와 금속노조가 합세해 총 18만명의 노조원이 파업에 합류한다. 한국노총도 천막농성을 계속하면서 11월에 전국적으로 대규모 노동자 대회를 개최한다.

    제로섬 게임(zero-sum game)은 한쪽의 이득과 다른 쪽의 손실을 더하면 제로(0)가 되는 것인데, 승자의 득점이 패자의 실점에 관계하기 때문에 심한 경쟁과 갈등이 수반된다.

    즉, 임기 말에 접어든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가 결코 실점을 인정하지 않겠다며 이른바 '밀리면 끝장'이라는 시각으로 모든 이슈에 대응하면서 오히려 위기의 진폭이 더욱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우병우 민정수석에 대한 비판은 '부패 기득권 세력의 식물정부 만들기', K스포츠·미르재단 의혹제기는 '확인되지 않는 폭로성 발언이나 비방', 노동계 파업은 '국가위기와 사회혼란을 가중시키는 것' 등으로 사태를 규정하면서 포용과 상생, 이해와 타협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해임 건의안 통과에도 청와대는 '수용 불가'로 대응했고, 새누리당의 국정감사 보이콧에 '집권당의 명분없는 파업'이라는 야당의 비판이 일고 있다.

    이처럼 주요 이슈에 대한 박근혜 정권의 시각은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전 직원 조회에서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이 강조한 발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 실장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 운영을 '마라톤'에 비유하면서 "올해가 국정 4년차인데 42.195km의 마라톤으로 치자면 지금이 39km 즈음으로 제일 힘든 시기"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실장의 발언을 접하면 무언가 2% 부족한 듯한 느낌을 받는다. 박근혜 정부의 목표가 단순히 마라톤 완주에 그쳐서야 되겠는가. 국민들에게 '숨어있는 푸른 하늘'을 보여줘야 한다.

    역대 정권보다 확실히 더 나은 1등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다시 마라톤 출발 때의 '초심(初心)'으로 돌아가야 한다.

    생각이 바뀌면 행동도 변화되기 마련이다. 밀리면 끝장이 아니라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 된다. 그렇게 된다면 마라톤 완주까지 앞으로 남은 3.195km는 적어도 팍팍한 오르막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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