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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글와글한 힘으로 정치를, 세상을 바꿔보자"



정치 일반

    "와글와글한 힘으로 정치를, 세상을 바꿔보자"

    ‘와글’ 이진순 대표의 ‘듣도보도 못한 정치’ 이야기

    - “정치는 아무나, 삼시세끼 밥 먹듯이 해야 한다”
    - 스페인 포데모스, 이탈리아 오성운동 등 새로운 정치조직 사례 눈여겨 봐야
    - 세월호, 600만이 넘게 서명해도 입법 강제성 갖지 못하는 우리 제도의 한계
    - 지금까지 봐 왔던 정치의 모습에 얽매이는 편견 깨야
    - ‘국회 톡톡’ 등 시민과 국회의원의 코워킹, ‘짝짓기’ 플랫폼 기획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9월 20일 (화) 오후 7시 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진순 대표 (정치 벤처 "와글")


    ◇ 정관용> 최근에 ‘듣도 보도 못한 정치’라는 제목의 책이 한 권 나왔습니다. 이 책을 쓴 ‘와글’이라는 곳의 이진순 대표는 항상 이렇게 주장을 해요. ‘정치는 아무나 삼시세끼 밥 먹듯이 해야 한다’. 이게 도대체 무슨 얘기일까요?

    정치라는 건 우리가 투표해서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잘 뽑으면 또 그 사람들이 잘 못하면 4년 있다가 갈아치우고 이런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 그게 아니라고 주장하는, 2015년 8월에 설립된 ‘와글’의 이진순 대표 오늘 초대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이진순>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와글’이 무슨 뜻이에요?

    ◆ 이진순> 와글와글 떠든다 할 때 그 와글입니다.

    ◇ 정관용> 와글와글와글, 해서 뭘 해보자?

    ◆ 이진순> 네, 다양한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밑도 끝도 없이 터져 나오는 그런 와글와글한 시민의 목소리가 우리 사회를 더 건강하게 발전시키는 동력으로 그렇게 쓰여져야 한다. 그래서 이 와글와글한 군중의 아우성을 무시하지 마라. 이게 중요한 자원이다. 그런 맥락에서 와글이라고 했습니다.

    ◇ 정관용> 우리 정치에 국민을 더 참여시키고 감시도 하고 심지어는 낙천, 낙선 운동도 하고 그 동안에 여러 시민운동이 있었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것과 또 다른 형태예요? 어떤 차별성이 있나요, 이 와글은?

    이진순 대표(정치벤처 '와글')

     


    ◆ 이진순> 그동안 다양한 시민운동 형태로 참여를 한다거나 어떤 선거 때 특정 후보나 정당을 지지하거나 낙선, 낙천 운동을 하는 방식으로 그렇게 정치에 참여를 해왔었죠.

    그런데 저희가 생각하는 시민의 정치 참여는 단순히 조연자로서 서포터즈, 응원꾼으로서 참여하는 수준이 아니고 중요한 우리 사회의 어떤 미래전략이라든가 나아가야 될 방향에 대해서 시민들이 광범위하게 의견을 개진하고 그 의견들이 다양하면 다양한 대로 좀 더 합리적인 토론과 논쟁과정을 거쳐서 어떤 합의를 이룩해내고 그것이 정치에 반영되어야 한다. 그런 메커니즘이 일상적으로 늘 가동돼야 한다. 그런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직접 민주주의적 요소? 이렇게 봐도 되나요?

    ◆ 이진순> 네, 맞습니다.

    ◇ 정관용> 21세기에 사는 우리가 15세기 정보기술을 바탕으로 19세기에 고안된 정치제도와 부딪히며 살아간다. 이게 무슨 말이죠?

    ◆ 이진순> 원래 그 말은 피아 만치니(Pia Mancini)라고 아르헨티나의 젊은 여성이 새로운 인터넷 정당을 만들면서 주장했던, 테드에 나와서 연설을 했던 내용인데요. 저도 상당히 공감하는 바가 있어서 인용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말씀드린 것처럼 15세기 인쇄술에 기반한, 활자매체에 기반한 커뮤니케이션 구조만 상정을 하면서.

    ◇ 정관용> 그게 투표용지, 그거네요?

    ◆ 이진순>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정당의 온라인 가입을, 입당을 하게 됐다고 굉장히 혁명적인 일인 것처럼 얼마 전에 얘기가 됐었습니다.

    ◇ 정관용> 홍보하고 그랬죠.

    ◆ 이진순> 네. 사실은 그게 굉장히 창피하고 웃기는 일이라고 저는 생각을 해요. 요즘 동네 치킨집도 온라인으로 주문할 수 있고요. 자주 주문하면 프리쿠폰도 주고요. 애용자, customer에 대한 서비스가 있는데 이번에 온라인 입당을 뒤늦게나마 허용하게 된 건 바람직한 조치라고 보이지만 실제로 그것 이상으로 당원들이 일상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그 의견이 정말 영양가 있게 상향식으로 수렴되고 반영되는 구조가 되느냐. 이 부분에 있어서는 아직도 갈 길이 굉장히 멀다고 보는 것이죠.

    그런 측면에서는 200년 전 만들어진 대의제만이 유일한 민주주의의 운영방식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좀 시대착오적인 생각이 아닌가.

    ◇ 정관용> 맞아요. 그러면 다른 나라에 대해서는 지금 말씀하신 그런 차원에서 의미 있는 실험들이 이미 오래 전부터 시작되고 있습니까?

    ◆ 이진순> 오래 전이라고 말씀드리긴 그렇고요. 저희가 계속 자료를 찾아보고 리서치를 한 결과로는 특히 이런 움직임들이 2011년을 전후한 금융위기 이후에 굉장히 금융위기를 기폭제 삼아서 여러 나라에서 일어났다라고 생각이 들고요. 그게 사실은 미국, 영국 같은 그 동안 세계 자본주의 중심에 섰던 나라보다는 신영복 선생님 말씀하신 대로 변화는 변방에서 온다고, 유럽 같은 경우에는 남유럽,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그리고 남미 쪽 아르헨티나나 브라질이나 칠레나 이런 다양한 나라들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새로운 실험이 벌어지고 있다라는 거죠.

    ◇ 정관용> 그 실험 중에서 좀 제일 앞서 있다고 할까. 그래서 실제 어떤 성과까지로 연결되는 그런 케이스도 찾아볼 수 있나요?

    ◆ 이진순> 그럼요.

    ◇ 정관용> 구체적으로 좀 소개해 주세요. 어떤 것들을 하는 겁니까?

    ◆ 이진순> 저희가 어쨌든 한국에 살고 있는 사람 입장에서 가장 조사 연구를 하는 과정에서 관심을 가졌던 사례는 스페인입니다.

    스페인이 유럽 내에서도 이런 새로운 어떤 정보통신기술 기반의 시민참여를 오프라인, 면대면, 직접적인 면대면 접촉의 당사자 운동과 가장 잘 결합시켜서 정치혁신을 이룬 사례로 손꼽히고 있고요. 스페인 같은 경우에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한국하고도 유사성이 많습니다. 인구라든가 국민소득 수준이라든가 프랑코 총통 치하에서 오랫동안 독재를 경험하고 뒤늦게 70년대 이후에 민주화를 했다라는 측면에서도 그렇고요.

    그런데 이 나라가 2011년에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사실은 월가 점령운동이 그해 11월, 10월 가을에 벌어졌는데 그보다 앞서서 5월달에 스페인에서 분노한 사람들이라고 하는 15M 운동, 5월 15일날 벌어졌다고 해서 분노한 사람들 운동이라고 불리기도 하고 15M 운동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이런 대규모 대중 시위가 벌어졌고요. 그 사람들은 그냥 광장에서 시위를 하는 걸로 끝내지 않고 그 광장의 열기를 실제로 제도정치권을 변화시키는 방향으로 가야 되겠다고 해서 전국 정당으로 포데모스라고 하는 아주 듣도 보도 못한 신생 정당을 만들었고요.

    ◇ 정관용> 포디모스?

    ◆ 이진순> 포데모스.

    ◇ 정관용> 포데모스.

    ◆ 이진순> 네, 지금 스페인에서 제3당으로 올라서면서 오랫동안 유지되어 온 양당 체제를 깬 굉장히 파격적인 사례로 불려지고 있고요. 당수는 30대 대학강사인 파블로 이글레시아스라는 분이고. 그것 이외에도...

    ◇ 정관용> 당수가 30대 대학강사예요?

    ◆ 이진순> 네. 그 이외에도.

    ◇ 정관용> 그럼 창당과정도 기존 정당의 창당과정과 완전히 달랐습니까?

    ◆ 이진순> 네, 그렇습니다. 포데모스뿐만 아니라 각 지역별로 스페인은 지역정당이 허용이 돼서 바르셀로나에는 바르셀로나 엔 코무. 그러니까 모두의 바르셀로나라는 뜻의 지역정당, 마드리드에는 아우라 마드리드, 그 이외에도 주요 대도시에서는 대부분 시민정당이 만들어졌고요. 그래서 시장을 바꿨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정치경력이 전혀 없는 시민운동가 출신의 아다 콜라우 같은 여성분이 40대 초반의 여성분이 시장이 되기도 하고. 그러니까 전반적으로 시장이나 정치인들의 연령은 대폭 낮아지고 젊은 층의 투표율은 굉장히 올라가고.

    ◇ 정관용> 그래요.

    ◆ 이진순> 그런데 이 정당들이 가지는 특징이 정책공약, 정강정책 그리고 조직운영방식 그리고 당직자 선출 그리고 그 정당의 후보선출 과정까지 모두 온라인에 기반해서 투명하고 공개적인 그런 투표와 토론과정을 거쳐서 아래서부터 많은 시민의 참여에 의해서 확정이 되었다라는 게 특징적이죠.

    ◇ 정관용> 당원들이 온라인상에서 모든 의사결정을 동시에 한다. 직접.

    ◆ 이진순> 네, 직접 참여해서 합니다. 물론 온라인만으로 하는 건 아니고요.

    ◇ 정관용> 오프라인으로 만나겠고.

    ◆ 이진순> 오프라인으로도 물론 하고 오프라인으로 산개해 있는 힘을 온라인으로 다시 집결시키거나 온라인의 논의를 오프라인으로 가져가거나. 온라인, 오프라인 관계가 훨씬 더 자유롭죠.

    하여간 특징적인 것은 우리가 흔히 정치라고 하면 돈과 조직과 인물이 있어야 한다. 한국의 정치공식은 그렇죠. 그리고 정치 9단이 되려면 명확한 입장표명을 회피해야 하고 두루뭉술한 언술을 써야 하고 그래서 주로 정치평론가나 정치 기자들의 일은 그 사람들의 선문답에 숨은 속뜻이 뭘까. 이런 거의 강호의 고수들이 모여서 뭘 논의했을까를 우리는 늘 추리해야 하는 그런 정치인 데 반해서 이 사람들은 모든 정치의 과정과 이 정당이 무엇을 주장하고 누구를 대변해서 어떤 이야기를 약속할 것인가 하는 것도 처음부터, 아래로부터의 논의에 기초해서, 시민참여에 기초해서 만든다라는 거죠.

    그렇게 내놓은 공약이나 윤리규약은 지도자가 누구로 바뀌든 그 정당에서 쉽게 바꿀 수 없는 거죠.

    ◇ 정관용> 못 바꾸죠.

    ◆ 이진순> 네.

    ◇ 정관용> 그런데 불과 몇 년, 한 4년 만에 정당을 만들고 3당의 위치까지 갔다 이거죠.

    ◆ 이진순> 네, 그렇습니다. 포데모스 정당을 만든 건 2011년보다 더 이후에 이르러서 지금 정당 경력으로 그거보다 짧죠. 그리고 지금 시민연합정당으로 시장들을 쭉 바꿔낸 대도시의 경우에도 1년 미만 창당과정에서 그렇게 시장을 배출을 했고요. 그러니까 시간이 오래 필요할 것이고 조직기반을 닦는 데 혹은 자금을 모으는 데 인물을 키우는 데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이건 전통적인 정치 방식만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 정관용> 직접 만나서 밥 사주고 술 사주고.

    ◆ 이진순>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이래야 되는데 온라인상에서 ‘만납시다’ 그러면 갑자기 수백만 명이 만날 수도 있는 거니까. 그렇죠?

    ◆ 이진순> 그렇죠.

    ◇ 정관용> 스페인의 사례를 들어봤고 또 소개할 만한 사례가 있나요?

    ◆ 이진순> 이탈리아에서는 최근에 이번 여름에 로마시장이 30대 젊은 여성 변호사가 로마시장이 되었어요. 로마 유사 이래 첫 여성 로마시장인데.

    ◇ 정관용> 그래요?

    ◆ 이진순> 그런데 이 로마시장이 된 여성 분의 당적이 오성운동이라는 곳입니다.

    ◇ 정관용> 오성운동.

    ◆ 이진순> 네. 당 이름이 운동이에요. 자기들은 ‘정당이 아니다. 우리는 운동이다’라고 주장하기 때문에 파이브 스타, 별 5개라는 뜻이죠. 오성운동이라고 했는데 실제로 정당입니다. 정당으로 활동을 하고요. 여기는 ‘돈 안 드는 정치’가 그 정당의 모토 중의 하나입니다.

    제로 코스트 정치라고 하는데 기본적인 모든 선거운동은 온라인상으로 하고요. 입후보 하고 싶은 사람들이 등록을 하거나 그 사람들을 그 사람들 중에서 실제로 후보자를 선출하는 과정 자체도 온라인에서만 합니다. 그러니까 당대표가 실제로 후보로 선출된 사람을 얼굴도 모르다가 공천이 된 다음에 알게 되는 경우들도 있었고요.

    ◇ 정관용> 그래요.

    ◆ 이진순> 그래서 그 정당은 좌우이념보다는 우리는 실제로 주민들이 원하는 시민들이 원하는 가장 절실한 요구에 집중해서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 나왔다라고 주장을 하죠. 실제로 이 정당은 베페 그릴로(Beppe Grillo)라고 하는 전직 코미디언이 만들었고요.

    ◇ 정관용> 전직 코미디언이요?

    ◆ 이진순> 네. 코미디언인데 정치 풍자를 하다가 쫓겨나기도 하고. 그런데 어쨌든 베페 그릴로라고 하는 사람이 전국 순회공연을 하면서 사실은 그 코미디 자체를 본다기보다는 정치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었던 사람들이 모이면서 지역별로 수백개, 수천개의 어떤 지역별 모임이 만들어집니다.

    그걸 토대로 온라인에 기반한 정당 5가지 이슈, 공공수도의 문제라든가 교통수단, 인터넷의 문제라든가 이런 것들을 내걸고 정치인 부정부패를 없애고 비용이 안 드는 선거, 공명정대한 선거를 하겠다. 그렇게 나온 정당이죠. 그 정당도 실제로 원내 2당, 나중에 연정이 되면서 원내 3당의 위치가 되긴 했지만 실제 득표율로는 국내 유권자만 따지면 1등을 했고요. 해외 유권자까지 포함해서 2등을 했던, 득표율로는. 상당히 선풍적인 인기를.

    ◇ 정관용> 거의 집권에 가까이 가 있네요?

    ◆ 이진순> 그렇습니다. 그 정당이 1당이 되지 못한 이유는 ‘그동안 욕해왔던 기성정당과 연정을 하지 않겠다’라고 했기 때문에 그렇게 된 거고요. 여하튼 이러한 여러 가지 시도에서 우리가 볼 수 있는 점은 새로운 형태의 이 시대에 걸맞은 형태의 정당이라고 하는 건 우리가 그냥 알아왔던, 배워왔던 정치와는 다른 문법으로 전개될 수 있다. 따라서 진입장벽이 과거에 우리가 생각했던 조직과 인물과 계파와 이런 인맥이 아니어도 만들 수 있다, 시민들이.

    ◇ 정관용> 방금 소개해 주신 스페인의 포데모스, 이탈리아의 오성운동. 이건 새로운 방식으로 정치운동을 조직해서 정당으로 선거에 직접 나가서 권력에 가까이 가는. 그런 사례를 말씀해 주셨는데 그 앞에 정치를 그냥 대의제로 맡길 것이 아니라 직접민주주의로 시민의 뜻이 정책결정에 참여되도록 하는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다.

    ◆ 이진순> 그렇죠.

    ◇ 정관용> 그런 사례는 혹시 있습니까?

    ◆ 이진순> 핀란드 같은 경우에는 의회정치에 대한 신뢰가 비교적 높은 나라인데. 이 경우에는 시민들이 직접 입법발의를 하도록 하자라고 해서 2012년에 개헌을 했습니다.

    그런데 개헌을 하고 나서도 실제로 어떤 프로세스를 거쳐서 어떻게 시민이 입법발의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냐에 대해서 사실 구체적인 절차나 방식이 설계되지 않은 상태였는데요. 그걸 민간 차원에서 일종의 시민 섹터에서 오픈 미니스트리, 그러니까 개방부? 이런 이름이죠. 그런 중간지원 조직을 만들어서 시민 5만명 이상이 지지를 하면 그것이 법안이 자동으로 의회로 상정되게끔 하는 그런.

    ◇ 정관용> 5만명 이상만 지지하면 상정까지.

    ◆ 이진순> 네. 그러니까 우리는 지금 세월호 문제에 대해서 600만이 넘게 서명을 했어도 이것이 국회에 어떤 강제성도 가지지 못하는 것이 단순한 청원, 진정, 이 수준이거든요. 그런데 거기서는 입법발의가 되면, 그러니까 5만명 이상의 지지를 받으면 어쨌든 의회는 그 사안을 토의해야 한다라고 되어 있는 것이고요. 최근에 아까 말씀드린 새로운 스페인의 새로운 시 정부 같은 경우에는 아예 그 과정도 빼고 유권자의 1%의 지지를 얻은 시민제안은 주민투표에 회부되게 한다라고.

    ◇ 정관용> 바로.

    ◆ 이진순> 네. 그러니까 시 의원들이 반대를 하거나 찬성을 하거나 상관없는 그런 입법과정도 새로 만들었죠.

    ◇ 정관용> 제가 해석하기로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같은 데는 정치부패도 심하고 기존 정치에 대한 시민들의 혐오감도 많고 이런 곳에서는 직접 새로운 정당운동으로 가는 군요.

    ◆ 이진순> 그렇다고 봅니다.

    ◇ 정관용> 핀란드나 이렇게 정치가 상당히 인정받고 그런 데에서는 정치 스스로가 변화하면서 제도를 만드는 군요.

    ◆ 이진순> 그렇습니다.

    ◇ 정관용> 시민참여를 더 적극적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 이진순> 네.

    ◇ 정관용> 시민참여를 끌어들인다는 게 아니라 시민들이 주도해 갈 영역을 개척해 주는 그런 제도개혁이 이루어지고 있다?

    ◆ 이진순> 네.

    ◇ 정관용> 우리는 지금 겨우 주민소환제, 주민투표제 이런 게 있잖아요. 지금 홍준표 지사 주민소환 투표할지 말지 곧 결정 난다고 그러고. 지난번에 서울시 무상급식 가지고 오세훈 당시 시장이 주민투표 한 번 하려다가 안 돼서 못 하고. 겨우 그런 거잖아요, 우리는.

    ◆ 이진순> 네.

    ◇ 정관용> 할 일이 많네요? (웃음)

    ◆ 이진순> 네,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기성 정당, 기존의 정당들이 기본적으로 당원, 제대로 된 당원이 없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정치의식이 약해서, 낮아서 적극적인 참여를 기피한다. 이런 식의 얘기를 많이 하시는데요.

    ◇ 정관용> 많이 하죠. 욕만 하고 참여는 안 한다. 이런 거.

    ◆ 이진순> 네. 그런데 저는 거꾸로 그만한 권력을 주면 참여하게 돼 있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그러니까 우리도 만약에 국민들이 유권자의 1% 이상이 지지를 하면 그 법안이 반드시 국회에 상정되게 한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의 어떤 법 제도를 가지고 있다면 저는 훨씬 그동안 그냥 무관심하거나 혐오하거나 기피했던 많은 국민들이 진정성을 가지고 좀 더 진지하게 토론에 임하고 논쟁에 임하고 참여할 그런 사람들이 많이 있다라고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그런데 우리 정치권이 합심단결해서 그렇게 1%만 찬성하면 바로 상정 내지는 투표에 부쳐야 한다. 이런 제도를 만들 리가 만무하잖아요, 지금.

    ◆ 이진순> 그런데 왜 안 만드실까요? (웃음)

    ◇ 정관용> 자기들 권력을 나눠줘야 되니까 그렇죠.

    ◆ 이진순> 저희는 직접민주주의가 모든 대의제를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는 건 아니고요. 다만 모든 권력은 어디든 고이면 썩게 돼 있기 때문에 정치를 해 왔던 사람들만 계속 그 어떤 그룹 안에서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그건 오염되기도 쉽고 병에 걸리기도 쉽고 전염되기도 쉽고 그러니 끊임없이.

    ◇ 정관용> 오염된 모습을 우리가 다 보고 있잖아요.

    ◆ 이진순> 네, 그렇습니다. 끊임없이 그 견제와 방부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시민들이 참여해서 뭔가 이 감시자, 견제자, 통제자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권한을 좀 더 나눠줘야 한다라고 생각을 하고요.

    그래서 저희가 와글에서 지금 하반기에 오픈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게 이름을 지금 일단 ‘국회톡톡’이라고 정했는데. 톡톡 두드린다 할 때 그 톡톡도 되고요. 서로 말한다 할 때 톡톡 이런 뜻도 되는데요. 시민들이 제안을 하면 그 제안의 일정 수가 지지를 표명하고 참가를 하겠다고 하면 우리는 그게 자동 입법되는 제도는 갖고 있지 못하나 그 제안의 취지에 동의하는 국회의원이 같이 매칭이 돼서 짝을 이루어서 어떤 일종의 함께 일하는 그런 코워킹 그룹을 만들 수 있도록 일종의 시민국회의원 짝짓기. 짝짓기 플랫폼? 이런 걸 만들려고 지금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제대로 된 국회의원이라면 국회의원이 300명이나 되는데 그래도 그중에 좋은 분들이 전혀 없기야 하겠습니까?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런 하나하나의 실험들을 통해서 우리 시민들에게 권한을 달라. 우리의 제안을 받을 사람 나와라. 응답해라, 이런 거죠.

    ◆ 이진순> 그렇죠.

    ◇ 정관용> 응답이 제대로 나오면 그런 활동이 더 활발해질 것이고 활발해지면 결국은 우리도 핀란드나 이런 나라 같은 제도를 만들어낼 수도 있을 것이고. 만약 응답이 활발하지 않으면 우리도 스페인이나 이런 데처럼 혁명적 변화를 일으킬 정당 못 만들 법 없는 것 아닙니까?

    ◆ 이진순> 좋은 말씀으로 제가 잘 녹음해서 간직하겠습니다. 정관용 시사자키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웃음). 동의하고요. 아마 많은 분들이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희가 다니면서 초청 받아서 강연을 하거나 하면 늘 나오는 질문이 ‘그런데 우리는 왜 안 될까요’. 심지어 저희가 스페인이나 이런 해외에 있는 이런 활동을 했던 정치혁신활동을 했던 분들을 모시고 공개강연을 한 적도 있는데 한국 실정을 전혀 모르는 해외연사한테도 ‘그런데 한국은 왜 안 될까요?’ 이런 질문들이 굉장히 많이 나왔거든요. 안 될 이유가 없다라고 생각하고요. 다만 우리가 정치에 대해서 그동안 봐 왔던 정치가 유일한 정치형태가 아니다라는 편견만 깨고자 한다면 할 수 있다고 봅니다.

    ◇ 정관용> 와글와글한 힘으로 세상을 좀 바꿔보자. 아무나 삼시세끼 밥 먹듯이 정치하자. 듣도 보도 못한 정치 있을 수 있다.

    ◆ 이진순>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더 많은 실험, 더 많은 성과 앞으로 보여주시기를 기대하고요. 많은 분들이 참여했으면 좋겠습니다.

    ◆ 이진순>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 이진순> 네.

    ◇ 정관용> 와글의 이진순 대표 함께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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